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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강자 없는 30조 시장···삼성·LG, 유럽 빌트인 공략 이유

입력 2024.04.22. 06:00 댓글 0개
이탈리아 등 유럽 가전 시장, 빌트인 절반
신규 진입 어려운 보수적 시장…삼성·LG '기회'
[밀라노=뉴시스]석혜미 삼성전자 이탈리아 법인 프로가 코르소 셈피오네(Corso Sempione) 지역 빌트인 명품 주방 가구 전문 브랜드 '루베(Lube)' 매장에 설치된 삼성전자 주방 가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삼성전자) 2024.04.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삼성·LG전자가 유럽 빌트인 시장 공략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 빌트인 시장은 약 30조원 규모에 달할 정도로 큰 시장이지만 주로 현지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삼성·LG전자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유럽 빌트인 시장은 지난해 기준 212억 달러(약 30조원) 규모로, 글로벌 시장의 42%에 달한다.

빌트인은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집 안에 붙박이로 설치하는 형태다. 유럽은 좁은 집안 형태로 인해 빌트인 수요가 높은 편이다. 이탈리아 전체 가전 시장에서는 빌트인이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의하면 냉장고·세탁기·오븐·식기세척기 등 주요 가전 9대 품목 기준 지난해 이탈리아 가전 시장의 규모는 41억9000만 달러, 이중 빌트인의 비중은 52%(21억6000만 달러)에 이른다.

빌트인의 경우 주방가구 유통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고, 매장에서 모델 교체가 어려운 데다, 설치 용이성, 높은 품질 요구 등 신규 브랜드가 진입하기 어려운 보수적인 시장 특징이 있다. 실제 유럽에서는 보쉬 지멘스, 일렉트로룩스, 밀레 등 현지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는 편이다.

하지만 뚜렷한 강자가 없는 만큼 삼성·LG전자 등 한국 업체들에게는 '기회의 땅'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16~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된 밀라노 디자인 위크 주방 가전·가구 전시회 '유로쿠치나'에서 와이드 냉장고, 식기세척기, 인덕션 등 프리미엄 빌트인 신제품을 전시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밀라노에서 진행된 오찬 간담회에서 "그간 우리는 빌트인에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만 먼저 왔고 B2B(기업 간 거래) 고민은 안 했었는데, 우리가 더 많이 개척해야 한다"고 의지를 밝혔다.

한 부회장은 "가장 중요한 건 고장이 안 나야 하고 설치 작업이 좋아야 한다는 건데, 많이 배우고 있다"며 "유럽의 경우 가구가 정해져 있어서 그 크기에 맞춰야 하는데 작년부터 그걸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유럽의 경우 절대 강자가 있다기 보단 지역별 업체들 강세가 뚜렷한, 춘추전국시대나 마찬가지"라며 "브랜드 파워가 한 순간에 쌓이는 게 아니다.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삼성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 만큼 계속 점유율을 높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뉴시스]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4에 참가한 LG전자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서브 키친존의 다운드래프트 후드와 AI 오븐. (사진 = LG전자) 2024.04.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LG전자도 전 세계 빌트인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3년 내 1조원 이상 매출 달성을 시작으로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 2018년 초(超)프리미엄 빌트인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앞세워 유럽 빌트인 시장에 진출, 명품 가구업체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참가한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은 "LG가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 리더 역할을 하면서 성장을 많이 했지만 아직 빌트인 시장에서는 제대로 못하고 있었다"며 "그동안 몇 년에 걸쳐 많은 준비를 했고, 유통을 개척하며 올해 매장 1000곳 이상 진입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류 사장은 "매출로 보면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가 작년 대비 최소 2~3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목표는 3년 내 빌트인 사업을 조 단위 이상으로 만들어 또 하나의 성장 동력으로 삼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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