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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광주 건설사 35곳 폐업신고···줄도산 공포 확산

입력 2023.06.02. 10:10 댓글 4개
뉴시스 제공

국내 건설경기가 악화하면서 문을 닫는 광주·전남 소재 건설사가 많아졌다. 올 들어 5개월간 광주 소재 건설사 35곳이 폐업했다. 

업계에서는 1997년 외환위기 때처럼 지역 건설업계의 ‘줄도산’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긴장감마저 감돌고 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 5월 광주에서 폐업신고는 종합건설사 7개, 전문건설사 28개사 등 총 35개사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2개사)보다 9.3% 늘었다. 

전남은 이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종합건설 9개사와 전문건설 80개사가 폐업해 총 89개사가 문을 닫았다. 전년(59개사) 대비 50.8%나 급증한 것이다. 

광주·전남지역 미분양 주택이 빠르게 누적되는 가운데 건설사 자금 부담도 커지는 모습이다. 대부분 주택 사업은 시행사가 건설사 보증을 받아 금융사 프로젝트금융(PF) 대출을 받아 진행하는데, 미분양이 나면 자금 회수를 실시해 시행사는 물론 시공사까지 줄도산에 이르게 된다. 

한국은행의 ‘2023년 3월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방 중소건설사 가운데 3년 연속 영업이익이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의 비중은 2021년 12.3%에서 지난해 16.7%까지 올랐다. 1년 후 부도상태로 전환될 확률이 5%를 초과하는 기업 비중도 11.4%에서 12.8%로 늘었다.

문제는 한 지역 건설사가 부도처리 될 경우에 이 건설사의 협력관계사들도 파산하며 지역경제에 큰 타격을 입는다는 점이다. 건설 및 부동산업에 종사하는 인구만 광주에 10만5681명에 달한다. 2020년 기준 광주의 건설업 사업체는 1만5314개(종사자 8만1661명)으로 집계됐다. 부동산업은 광주 9243개(2만4020명)로 알려졌으며 제조업계와 레미콘업계, 건설현장의 일용직 근로자 등을 포함하면 건설업 종사자는 이를 훨씬 상회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역 건설업계와 경제계에서는 광주·전남 주요 건설사들의 위기설이 퍼져가고 있다. A토건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는 말이 나돌고, B토건은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직전 자금을 수혈해 겨우 위기를 벗어났다’, C건설은 ‘연말 문을 닫게 될 수 있을 정도로 어렵다’ 등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실제 은행권에서 부동산 PF대출을 강화하는 등 건설사들은 금리, 미분양, 대출강화라는 삼중고에 놓인 상태로 수십개의 중소 건설사가 워크아웃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대책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퍼펙트스톰 위기가 예측되는 현 상황에서 건설사까지 줄도산하게 되면 실업률이 높아지고 경기침체가 앞당겨지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금융위와 국토부가 건설사들의 줄도산을 조절하기 위한 조치에 나서야 할 것이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박지현기자 5973sally@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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