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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내일···애플페이, 간편결제 시장 '메기'될까

입력 2023.03.20. 14:40 댓글 0개

기사내용 요약

국내 결제시장 '갈라파고스화' 완화 기대도

가맹점·제휴사 부족…삼성 지배력도 걸림돌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애플페이의 국내 서비스 시작일이 21일로 정해진 가운데 1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설치된 카드단말기에 애플페이 스티커가 붙어있다. 2023.03.13. ks@newsis.com

[서울=뉴시스] 한재혁 기자 = 애플의 자사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의 도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간편결제 시장 내 영향력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현재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기업이 50%를 차지한 간편결제 시장에 메기 효과(경쟁자의 등장)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과 현대카드는 애플페이의 국내 서비스 개시일을 21일로 확정했다. 당초 현대카드가 독점적 지위를 포기했으나 이날 기준으로 추가적인 제휴사는 없다. 따라서 서비스 개시 직후엔 현대카드를 통한 애플페이 이용만 가능하다.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을 두고 기술·시장적 측면 양측에서 기존 세력권을 재편할 것이라고 보는 분석이 우세하다. MST(마그네틱보안전송) 기술을 통한 결제가 압도적으로 우세했던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 NFC(근거리무선통신) 단말기 보급을 활성화해 국내 시장의 '갈라파고스화'(자신들의 표준을 고집하다 세계시장에서 도태되는 현상)를 완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충성도 높은 고객이 강점…애플페이, 초기 성장세가 중요

사실상의 과점 체제가 유지되던 간편결제 시장에도 신규 경쟁자가 등장해 지배 구조가 재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기업과 삼성페이로 대표되는 휴대폰제조업체들의 간편결제 시장 내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각각 약 50%, 26%로 도합 76%에 달한다.

게다가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고 대면 소비가 복구되면서 오프라인 결제를 주력으로 한 삼성페이의 결제 빈도는 반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확산 직전이었던 지난 2019년 당시 휴대폰 제조업체의 간편결제 점유율은 34%였다.

때문에 애플페이 도입 직후 고객이 빠르게 유입되는 시점에 시장 점유율 번동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애플의 강점인 충성도가 높은 소위 'MZ세대' 고객을 중심으로 유입을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국내 18세~29세 스마트폰 이용자의 52%는 아이폰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삼성전자 갤럭시(39%)를 앞섰다. 30대에서는 삼성 갤럭시가 51%, 아이폰이 43%로 비슷했다.

또 리서치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만 20~69세 아이폰 이용자 43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76.9%로 삼성페이 이용률인 50.3%보다 1.5배 높았다. 특히 사용 의사가 있다고 밝힌 응답자 중 절반은 서비스 개시 직후 사용 가능한 현대카드를 통해 애플페이를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컨슈머인사이트는 "갤럭시 휴대폰 이용자의 절반 정도만 현재 삼성페이를 잘 이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것과 비교하면 애플페이 이용 의향은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제휴 가맹점·카드사 확대 등…넘어야 할 장애물도 다수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재해있다.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애플페이에서 모든 카드를 지원하지 않음', '삼성페이만큼 사용처를 확대하지 못할 것' 등을 우려사항으로 가장 많이 꼽았다. 제휴 카드사나 가맹점의 수를 확대하지 못하면 초기 성장세 역시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애플페이가 삼성페이의 아성을 무너뜨릴지도 미지수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 참여자들은 애플페이 출시에 맞서 합종연횡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0일에는 네이버페이와 업무 협약을 맺은 뒤 카카오페이 측과는 결제 연동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의 협의가 성사되면 삼성페이는 그간 약점으로 꼽히던 온라인 결제부문의 역량을 보완하게 된다.

애플페이가 자국 내 결제 서비스와의 경쟁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전례도 있다. 앞서 중국은 지난 2016년 한국보다 먼저 애플페이를 도입했으나 큐알(QR)코드를 이용해 간편한 결제 및 송금까지 가능한 '알리페이', '위챗페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애플페이의 중국 내 점유율은 2016년 11%에서 지난해 3분기 17%로, 6년간 6%포인트 성장하는데 그쳤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아이폰의 사용률이 젊은 층에서 높기 때문에 출시 초기에는 해당 세대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일 수는 있다"며 "다만 2030세대 내의 성장 이후 간편결제 이용에 미숙한 중장년층이나 타 기종이 우세한 세대로의 확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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