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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출 5차 재연장 가닥···'새출발기금'도 내달 그대로

입력 2022.09.23. 06:00 댓글 0개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高) 위기'에 코로나19 재확산까지 더해지며 자영업자 3명 중 1명은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상반기 실적 및 하반기 전망 조사' 결과 자영업자의 70.6%는 매출 감소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전망에는 33.0%가 폐업을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걸린 매장양도 안내문. 2022.08.01.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금융당국이 오는 30일 종료를 앞둔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또 다시 연장키로 가닥을 잡았다. 이와 동시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새출발기금도 예정대로 다음달 4일 출범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이번에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또 한차례 연장함에 따라, 새출발기금 제도가 '유명무실'해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1일 시중은행과 2금융권, 금융권 협회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만기연장은 2025년 9월30일까지 3년간, 원금 및 이자 상환유예는 내년 9월30일까지 1년간 연장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만기연장은 3년, 상환유예는 1년 추가 연장한다는 큰 틀 안에서 현재 당국과 최종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또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연장하면서 동시에 새출발기금도 활용하는 방식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괄적인 재연장보다는 차주들이 각자의 상황에 맞게 만기연장이나 상환유예, 채무조정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음달 4일 출범을 앞둔 30조원 규모의 새출발기금과 개인사업자대출119, 신속금융지원, 은행 자체 연착륙 지원 프로그램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20년 4월부터 대출만기 연장·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재연장했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만기연장·상환유예된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출은 올해 1월 말 기준 만기연장 116조6000억원, 원금 상환유예 11조7000억원, 이자상환유예 5조원 등 총 133조3000억원에 이른다.

당국의 이같은 방침에 금융권에서는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은행들은 지금까지 지원 종료를 전제로 자체적인 연착륙 프로그램과 새출발기금 등의 후속 대책을 준비해 왔다. 그러나 갑작스레 재연장 쪽으로 기류가 급변하면서 지금까지 마련해온 대비책들을 부랴부랴 수정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무엇보다 금융권에선 당장 다음달 출범을 앞둔 새출발기금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새출발기금은 90일 이상 장기연체에 빠진 '부실차주'는 60~80%의 원금을 감면해주고, 근시일 내에 장기연체에 빠질 위험이 큰 '부실우려차주'는 차주 연체기간에 따라 차등화된 금리조정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새출발기금은 감면할지라도 조금씩 꾸준히 '분할 상환'하는, 즉 '납부'를 전제조건으로 한다"며 "그런데 다시 원금상환과 이자납부를 연장해준다면 납부를 조금이라도 하게 한다는 제도의 취지 자체가 다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잇따른 지원조치 연장으로 부실위험이 계속 누적되면서 금융사들이 판단하지 못하고 있는 사업자들의 자산 건전성을 깊게 들여다보고 분류하겠단 의미도 갖고 있다"며 "정상적인 지원이 필요한 차주와 새출발기금 지원이 필요한 이들을 분류해 연착륙을 한다는 의미인데 이젠 이 제도 자체가 무색해졌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0.22%로 전월말(0.20%) 대비 0.02%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는 지속적인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 연장으로 인해 연체율이 감소하는 착시효과라는 지적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확정되는 내용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새출발기금으로 원금감면을 받는 차주들은 몇 년간 금융 거래 제한이 걸린다"며 "이런 패널티 등을 감안하면 원금 감면이란 장점이 있긴 하지만 채무자 입장에선 선뜻 손이 가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가 종료가 되니 새출발기금을 정말 상황이 어려운 차주들에 어쩔 수 없는 대안으로 마련한 것인데, 지원조치가 종료되지 않고 연장되면 굳이 불이익을 받아가며 신청할 이유가 없다"며 "다시 재연장해서 버텨보자는 수요가 더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만기연장 조치는 2020년 4월 이전에 대출받은 차주를 대상으로 연장해 주는 것이고 새출발기금은 이와 별도로 2020년 4월 이후에 대출한 차주들도 지원하는 제도"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연장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만약 연장이 된다면 차주 입장에서는 오히려 선택지가 넓어질 수 있다"며 "또 재연장으로 인해 새출발기금 수요가 줄어든다면, 오히려 시간이 걸려도 끝까지 상환을 하겠다는 차주들이 많아지는 것인데 과연 이를 실효성이 없다고 비판을 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이번 방안에서 이자 상환 유예를 제한적으로 허용할 지에 대해서도 주목된다. 금융사들은 그간 불가피하게 재연장이 이뤄지더라도 부실위험을 가늠할 수 있도록 적어도 이자만큼은 정상적으로 받아야한다고 금융당국에 요구해 온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 측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안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다음 주 초 최종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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