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주식 팔아 예적금 넣는다···'역머니무브' 속 시중에 풀린돈 12조↑

입력 2022.08.11. 12:00 댓글 0개

기사내용 요약

6월 시중 통화량 3709조…12조 늘어

금리인상에 주식 팔고 예적금으로

한은 "다음달 시중통화량 감소 전환 가능성"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1201.0원)보다 3.2원 오른 1204.2원에 거래를 시작한 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원화를 확인하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원화가치 하락이 국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글로벌 달러 강세가 원화 가치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다. 2022.01.07.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시중에 풀린 돈이 3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준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만기가 짧은 2년 미만 정기예적금에 넣어둔 영향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커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인들이 주식 등 위험자산을 매도해 예적금에 넣는 '역(逆) 머니무브'가 본격화되고 있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6월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6월 시중 통화량(계절조정·평잔)은 광의통화(M2) 기준 3709조3000억원으로 전월대비 12조원(0.3%) 증가했다. 전월대비 증가폭은 지난달 29조8000억원( 0.8%) 증가한 것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8.8% 증가했다. 전월(9.3%)의 증가율 보다 둔화했다. M2는 2021년 1월(10.1%) 부터 15개월 동안 두 자릿수 증가한 후 4월부터 3개월 째 한 자릿수 증가하고 있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등 금융상품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다.

금융 상품별로 보면 2년 미만 정기예적금이 22조5000억원 늘었다. 반면 시장금리 상승으로 MMF가 -10조2000억원 줄었고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2조7000억원)은 감소했다. 기준금리가 인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만기가 짧은 예·적금으로 자금이 옮겨갔다는 의미다.

정진우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팀장은 "시장금리 상승으로 MMF 수익률이 크게 감소하면서 여기에서 돈을 빼 기준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만기가 짧은 정기예적금으로 넣어둔 영향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했던 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예·적금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들어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금리인상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당분간 위험자산에서 빼내 예금으로 돌리는 등 '역 머니 무브'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 통화량은 시장금리 상승, 안전자산 선호현상 등으로 정기예적금을 중심으로 증가하면서 14조7000억원(0.8%) 늘어난 1823조원을 기록했다. 기업은 2조원(-0.2%) 줄어든 1091조6000억원을 기록했고, 기타금융기관은 MMF를 중심으로 전월대비 16조9000억원(-2.8%) 감소한 585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기타부문은 정기예적금을 중심으로 6조4000억원(3.1%) 증가한 211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정 차장은 "가계는 금리상승과 안전자산 선호 등이 지속되면서 정기예적금을 중심으로 증가한 반면 기타금융기관은 MMF를 중심으로 감소했다"며 "기타부문은 소상공인 손실보상 관련 집행자금 등이 지방자치단체에 유입되면서 정기예적금을 중심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단기자금 지표인 M1은 1375조6000억원으로 전월대비 1조7000억원(0.1%) 늘어 6개월 연속 증가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7.8% 늘어 지난해 2월(26.0%) 이후 16개월 연속 증가폭이 축소됐다. 3개월 연속 한 자릿 수 증가세를 지속했다. M1은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해 높은 수익률을 따라 움직이기 쉬운 자금을 의미한다.

정 차장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정체되고 있는 상황이고, 전년동월대비 M1과 M2 증가폭도 한자릿 수로 둔화되는 등 뚜렷하게 감소하고 있어 조만간 통화량이 감소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아직까지는 디레러리징(부채축소)이 본격적으로 나타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