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무등산 화가´가 응시한 자유 풀어내다

입력 2024.02.08. 13:48 수정 2024.02.08. 22:42 댓글 0개
이강하미술관 소장품전 내달 10일까지
80년부터 마지막 유작까지 망라
국립현대미술관 보존 사업 선정
1년여 작업한 '맥-아' 공개 '특별'
광주비엔날레 출품 13m 대작도
지난해 무죄 판결문 아카이브로
이강하 작 '맥-금강역사상', 1984

지난해 12월 5일, 그동안 그의 자유를 옭아매던 족쇄들이 떨어져나갔다. '무등산 화가' 故 이강하 작가에 대한 6개 죄목이 43년 만에 최종 무죄 판결을 받게 됐다. 그는 1980년 오월 광주 현장에 서 있었다. 이로 인해 지명수배자로 2년 동안 전국의 사찰 생활을 돌며 은둔하다 1년여 수감됐던 그다.

이강하 작가가 온전히 자유를 찾은 그 무렵, 작가가 사찰에서 은둔하며 작업했던 연작 중 '맥-아(脈-我)' 또한 온전한 자신의 모습을 찾았다.

작가와 작품의 매년 소장품전을 진행하고 있는 이강하미술관의 올해 소장품전이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이유다.

이번 이강하미술관의 소장품전 '이강하의 응시凝視, 1984-2024'는 이강하의 1980년대 작품부터 그의 생애 마지막 작품으로 알려진 2007년 작 '무등산의 봄' 등 시대별 대표 작품을 선보인다.

이강하 작 '무등산의 봄', 2007

작가는 한국의 전통성과 오방색을 바탕으로 호남의 풍경부터 1980년의 시대상을 담아내며 그만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했다.

2022년부터 1년 여간 이강하미술관 수장고 자리를 비웠던 1984년 작품 '맥-아'가 그런 그의 세계를 대표한다. 사찰을 돌아다니며 은둔생활을 이어왔던 그는 그 시간에도 붓을 놓지 못했다. 그때 탄생한 것이 '맥' 시리즈. '맥' 시리즈 속 다양한 풍경은 한국만의 색채를 담아 사실적으로 표현됐다. 그 위로 중첩된 '발'은 그가 꿈꾸는 자유, 평화와 같은 이상향으로 향하는 통로다. 가려져있지만 분명히 보이는 너머는 그에가 닿을 듯 말 듯한 이상향이었을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 보존수복 공모사업에 선정돼 1년여의 보존 수복 작업을 거쳐 공개되는 이강하의 '맥-아'.

특히 이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의 보존지원 사업에 선정돼 1년여 동안 보존·수복 전문가의 손길을 거쳐 제 모습을 찾아 의미를 더한다. 정교하고 세밀한 표현 등으로 인해 전문가조차 보존에 애를 먹었단다.

1995년 제1회 광주비엔날레 한국관 특별전에서 선보였던 그의 생애 가장 큰 작품인 '자유와 평화를 위하여'도 선보인다. 13m에 달하는 대형 작품으로 실제로 보면 압도적 크기에 웅장한 느낌마저 든다. 대형 작품임에도 작가 특유의 섬세한 필치와 과감한 색채가 눈에 띈다.

전시에는 그의 작품 뿐만 아니라 생전 인터뷰 영상과 지난해 받은 무죄 판결문, 그가 쓰던 작업 도구 등 그의 삶과 예술세계가 오롯하게 담긴 아카이브 자료도 함께 자리한다.

이선 이강하미술관 학예실장은 "작가의 1980년, 90년, 2000년의 시기별 대표작품을 통해 오랜시간 자유와 진실을 향했던 예술가의 시선을 살펴볼 수 있는 특별한 자리라고 자부한다"며 "특히 '맥-아' 경우 국내 최고 전문가라 할 수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의 보존·수복팀의 보존 작업을 거쳐 다시금 제 생명을 갖게 된 작품으로 가까이서 보실 때 감동이 더해질 것이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달 10일까지. 무료 전시 도슨트 프로그램은 네이버 예약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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