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늦가을 미술관 따라 즐기는 도심 속 감성여행

입력 2023.11.09. 10:12 수정 2023.11.09. 16:00 댓글 0개
이강하미술관, 중견자각 4인 참여
한국화새로운 모델과 비전 한눈에
무등현대, 이달말까지 6인 특별전
한지 활용 다양한 '시간' 의미 살펴
은암, 미디어아트 매력으로 '풍덩'
성태훈 작 '선유도왈츠3', 130x162 cm, 캔버스에 수묵 아크릴

광주 도심 곳곳에는 특별한 골목, 공간, 마을 등이 자리한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배경으로 삼거나 특별한 이야기를 안고 있는 이 보석들은 일일이 찾기 어려울 정도로 광주 이곳저곳에 콕콕 박혀있다.

늦가을, 구석구석에서 보석 같이 빛나는 도심의 아름다운 공간을 전시 따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양림동 이강하미술관, 증심사 입구 무등현대미술관, 대의동 은암미술관이 주목할만한 전시를 운영하고 있는 것. 미디어아트부터 한국화까지 볼거리도 다채로워 도심 곳곳을 여행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이강하미술관

양림동에 자리한 이강하미술관은 '시대의 이미지, 이미지의 시대'전을 지난달 10일부터 내달 26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화의 전통을 바탕으로 다양한 현대적 변용을 펼쳐오는 등 한국화의 새로운 비전과 모델을 모색해온 국내 4인의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참여작가는 권기수, 유근택, 성태훈, 허진. 이들 모두 30~40년 동안 작업해온 중견 작가들로 이들의 작품을 통해 한국화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본다.

'총석(叢石)' 시리즈와 드로잉을 선보이는 권기수는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한국화의 전통적 사상과 기법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고향' 시리즈를 선사하는 유근택은 전통적 한국화의 지필묵을 근간으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일상을 담아내는 작가다. 서구의 원근법과 동양의 사상, 개인의 경험이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 연작인 '선유도왈츠'를 선보이는 성태훈은 출발해 수묵화, 채색화, 옻칠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새로운 한국화를 모색해왔다. 이번 출품작 또한 아크릴로 그렸지만 동양화의 준법과 채색법이 두드러진다. 6년의 시간이 걸린 이번 작품은 우리나라의 굵직한 현대사가 담겼다. '유목동물과 인간과 문명' '이종융합동물+유토피아' 연작을 출품한 허진은 남농 허건의 장손으로 운림산방의 맥을 잇고 있다. 전통과 현대의 균형을 이루며 다양한 시도를 펼치고 있다. 한지를 바탕으로 수묵채색과 아크릴을 사용해 화면을 가득 채우는 것이 특징이다.

이선 이강하미술관 학예실장은 "시대의 감각을 현대 한국화로 펼쳐내는 이들의 작품은 개인의 생활과 사변에만 머물지 않고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며 "한국화의 현대적 모습을 마주해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이건희 작 '저너머 Beyond', 120x160cm, 수제한지 위 아크릴

◆무등현대미술관

증심사 입구에 자리한 무등현대미술관은 특별기획전 '너의 시간'을 지난 1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서울 을지예술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박지인 기획자와 협업으로 추진, '시간'을 테마로 김인태, 김일권, 박지현, 이건희, 이지송, 한기주 작가 등 6명이 참여했다. 이번 전시 작품들은 공통적으로 한지 재료를 활용해 저마다 시간의 의미를 부여한 것이 특징이다.

순천만 풍경을 연작하고 있는 김일권은 '여명의 시간'을 통해 어린 시절부터 바라본 순천만을 익숙하면서도 새롭게 드러내며 김인태 작가는 '그로테스크한 시간'으로 입체 조형물과 드로잉을 선보인다. '칼의 시간'을 선보이는 박지현은 모란꽃처럼 보이는 이면에 종이와 칼이 닿아 구분되어지며 종이 조각이 겹쳐지는 과정 속 생기는 공간과 작품의 변화를 흥미롭게 다뤘다. 이건희의 '내면의 시간'은 물 속에서 유영하는 재료들 사이 벌어지는 다양한 상호작용을 포착하며, 이지송의 '속독의 시간'은 공간과 시간을 카메라로 순간 포착해 삶에서 경험한 특정한 장면을 속독하듯 영상으로 작업했다. 한기주의 '흔적의 시간'은 한지의 물성을 최대한 이용해 작가의 의식과 경험의 이력을 생생히 드러낸다.

정송규 무등현대미술관 관장은 "이번 전시는 광주 시민에게 타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며 신선한 예술 향유의 기회를 선사한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작품에 부여된 시간 안에 있는 대상에 감정을 이입하고 공유해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승구 작 '달빛이 머문자리', 싱글채널비디오

◆은암미술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인근인 대의동에 위치한 은암미술관은 미디어아트 기획전 '리듬 감각(Sense of Rhythm)'을 9일부터 27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미디어아트를 선보이며 우리 시대 기술이 반영된 예술인 미디어아트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최종운, 조세민, 한승구, 김창겸, 조용신, 이탈 등 6명의 작가가 참여해 한 공간 안에서 서로 다른 개성을 뽐내며 색다른 조화를 이룬다.

최종운의 '환상의 사중주'는 상호작용형 사운드 작품으로 4가지 악기 앞에 관람객이 가까이 다가가면 각각 반응해 하모니를 만들어낸다. 조세민의 '너에게, 나에게, 모두와 함께' 또한 고양이를 소재로 한 캐릭터 미미밈과 함께 율동할 수 있는 상호작용형 작품이다.

한승구의 '달빛이 머문 자리'는 영상과 조각이 함께 설치된 작품으로 아름다운 영상 작업을 통해 관람객의 마음을 치유한다. 김창겸의 '라이프 인 더 만다라'는 멸종위기 동물과 연꽃 형상, 만다라 도상이 만나 공존하며 생명의 힘찬 율동을 선보이는 등 동양적 명상 세계로 초대한다.

조용신의 '위코프 에비뉴 이야기'는 각기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어떤 사연을 가지고 브루클린의 위코프 지역을 찾았는지 사연을 담아냈다. 이탈의 '호명'은 공공의 의미를 내포하는 길거리, 공원, 광장과 같은 장소를 새롭게 사유하도록 한다.

채종기 은암미술관 관장은 "일상의 익숨함에서 벗어나 미디어의 다중적이고 생경한 리듬을 통해 새로운 삶의 리듬 감각을 일깨울 수 있는 통로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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