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팬데믹 불안감 문자드로잉으로 풀었죠˝

입력 2023.10.17. 17:53 수정 2023.10.17. 18:01 댓글 0개
[뉴욕서 개인전 갖는 박소빈 작가]
내달 22일까지 '픽토그래프 투 사인'전
'용과 여인' 탈피한 새로운 작업 선보여
내년 베니스비엔날레 땐 현지 개인전
박소빈 작 '엄마(UM MA)'

"팬데믹으로 힘들어했던 때가 얼마 전 같은데 첫 뉴욕 개인전을 선보인 곳에서 새로운 작업을 선보일 수 있게 돼 새옹지마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박소빈이 뉴욕에서 다섯 번째 개인전 'Pictograph To Sign'을 텐리갤러리에서 18일(현지 시간)부터 11월22일까지 연다.

박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그동안 선보여 온 '용과 여인'에서 벗어난 새로운 작업인 문자 드로잉을 선보인다. 이번 작업은 팬데믹 기간, 중국 북경과 한국 광주를 오갔던 그가 느낀 불안과 답답함 등이 담겼다.

그는 "팬데믹 기간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격리만 5번을 했는데 짧게는 2주, 길게는 28일을 갇혀있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격리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도 밖에 나갈 수 없기도 했다"며 "그 기간 굉장한 답답함과 불안함, 초조함을 느꼈는데 이를 문자드로잉으로 풀어냈다. 더 나은 상황을 바라는 나의 절실함이 담겼다"고 말했다.

작가는 이번 작업을 갑골문에 비유한다. 거북이 등껍질이나 동물의 뼈에 새긴 이 글자는 주술 목적으로 쓰였다.

그의 작업 또한 더 나은 상황을 꿈꾸는 기도문이자 일기다. 문자 드로잉과 함께 작품의 분위기를 이끌어 가는 눈 등의 이미지는 작품에 담아낸 작가의 심상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탈리아 브라초포울로스는 이번 전시에 대해 "상형문자와 신화적 언어에서 보다 개념적이고 추상적 언어로의 형태적 전환을 시도한 박소빈의 예술적 발전은 그의 모든 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창조 과정에서 끊임없이 변화한 데서 나온다"고 평한다.

새로운 전환점이 되는 이번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 또한 특별하다. 그가 처음으로 뉴욕 전시를 가졌던 맨해튼의 텐리갤러리에서 15년 만에 다시 전시를 갖는다. 전시는 그를 뉴욕으로 이끌기도 했던 탈리아가 기획했다. 이곳서 그는 대작을 중심으로 한 2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박 작가는 "유학 경험 없는, 지역에서만 활동하던 내가 처음으로 뉴욕에서 내 작품을 선보인 갤러리에서 또다른 전환점이 될 신작을 선보이게 됐다"며 "지난 2007년 혈혈단신으로 뉴욕을 찾아 개인전을 연 이후로 북경과 뉴욕을 오가며 전시와 작업을 펼칠 수 있게 됐던 만큼 전환점을 맞은 작업을 선보이는데 있어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박소빈

한편 박소빈 작가는 내년 베니스비엔날레 기간 동안 베니스의 역사적 명소인 산마르코 광장 인근의 1~2층 규모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특히 이 갤러리는 베니스비엔날레 협력기관 갤러리로 2018년 베니스비엔날레 기간에 이어 두 번째 개인전을 갖는 박 작가의 작품 세계를 다시 한번 전세계 미술인들에게 전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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