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일 체조경기장 1만8천명 운집
해당 공연장 그룹·솔로 모두 공연·매진 女가수 처음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우리 마지막 / 그 순간이 자꾸 떠올라 / 잘 지내란 말이 전부였던 담담한 이별 / 아직은 아니야 / 바보처럼 되뇌는 그 말 / 입가에 맴도는 말을 삼킬 수 없어"
여백(餘白)은 대가 없이 얻는 게 아니라, 감정의 극한에서 분출하는 일이다. 그룹 '소녀시대' 멤버 겸 솔로 가수 태연이 4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KSPO DOME·옛 체조경기장)에서 연 다섯 번째 솔로 단독 콘서트 '디 오드 오브 러브' 막바지 '파인(Fine)'을 부를 때 우리에게 가르쳐준 사실이다.
탄탄한 밴드 사운드와 유려한 가창으로 '파인'을 부르다 후반부 20초가량을 무반주로 부를 때의 여백은 오히려 관객들에게 수많은 감정을 느끼게 만들었다. 음 사이의 추억과 음절 사이의 맴도는 말들이 침묵의 반주를 만들어냈다.
게스트 없이 홀로 두 시간을 채운 공연에서 막바지에 들려준 '파인'이었음에도, 태연 특유의 청랭한 음색은 여전했다. 초여름의 무더위를 식히는 시원한 이슬 같은 여운과 담백함. 그 절제함으로써 숱한 감정을 밀고 오는 게 태연의 전매특허다. 이날 무대는 그걸 새삼 깨닫게 했다.
이날 공연은 외적으로도 여러 의미가 있었다. 'K팝 공연의 성지'로 통하는 체조경기장에서 그룹·솔로 모두 자격으로 공연하고 매진까지 기록한 여성 가수는 태연이 처음이다. 그간 이곳에서 단독 공연한 솔로 여성 가수는 패티김, BMK, 인순이, 아이유가 있었다. 태연이 이번 공연으로 솔로 여성 가수 중 다섯 번째 체조경기장에서 입성했다. 더구나 태연은 이틀 공연을 모두 매진시키며 티켓 파워를 다시 확인했다.

태연은 이날 보는 음악이 아닌 주로 감상용 음악을 선사했다. 대다수의 곡을 라이브 밴드와 함께 했다. '위켄드', '노 러브 어게인', '유 베터 낫', '스트레스' 등 춤 동작이 비교적 많은 곡들도 밴드 편곡으로 가창에 좀 더 방점이 찍혔다.
사실 태연은 K팝 아이돌 신에 분기점이 된 보컬이다. 메인 보컬이 화려한 외모와 함께 가창력도 갖출 수 있다는 걸 증명했고 선례를 만들었다. 또 국내 K팝 여성 그룹 멤버가 솔로 가수로도 큰 팬덤을 이끌며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도 입증했다.
해외에서는 '슈프림스' 다이애나 로스, '데스티니스 차일드' 비욘세 등 계보가 이어지고 있다. 물론 K팝 신에도 K팝 1세대 걸그룹 '핑클' 출신 이효리가 있다. 그런데 국내 여성 가수 아이콘인 이효리는 좀 더 화려한 퍼포먼스에 방점이 찍혔다. 이날 태연은 가창에 더욱 힘이 실렸다. 청아한 가창은 모던록, 발라드, R&B 등 다양한 장르에 어울렸다. 오프라인에서 자신을 처음 본 관객을 향해 태연은 "전 한번 봐서 몰라요. 양파 같은 계집애라서"라고 웃었다.
특히 '월식'과 '베터 베이브'의 강렬한 록 발라드에선 힘이 넘쳐났지만 깔끔했다. 이날 태연은 K팝 스타 아이돌이 아닌 디바로 충분히 불릴 만했다. 가창에 좀 더 방점이 찍혀 있는 K팝 걸그룹 멤버의 미래는 이렇게 태연이 된다.

태연은 "목이 찢어질 거 같아요. 근데 너무 신나요. 이 맛에 공연하나 봐요"라고 웃었다. 그녀는 공연 중간에 비상식량이라며 객석에 양해를 구하고 바나나 일부를 섭취하기도 했다. 그 만큼 솔로 공연은 상당한 체력 소진이 따르는데 전날에 이어 2시간 남짓 공연한 태연은 거뜬했다. 무엇보다 후반부로 갈수록 호흡이 안정됐고 감정표현이 확실했다. 막바지에 들려준 '사계' '아이(I)' 역시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프로 보컬리스트가 어때야 하는지를 점층법으로 보여줬다.
코로나19 여파로 3녀5개월 만에 연 콘서트를 1만석 규모에서 치러야 했던 태연은 사실 "솔직히 '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팬덤 '소원'의 응원에 힘 입은 태연은 "저도 앞으로 어떻게 공연을 해나갈 지, 어디까지 해나갈 수 있을 지 궁금해요"라고 웃었다. 이제 국내에선 고척스카이돔,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이 남았다.
또 태연의 곁엔 소녀시대 멤버들도 있다. 이날은 티파니, 윤아, 수영, 효연이 공연장을 찾아 태연에게 힘을 실었다. 또 전날과 이날 '에스파' 카리나·윈터, '세븐틴'(SVT) 승관·디노·버논·호시도 객석에 앉아 K팝계 선배를 응원했다. 양일간 관객은 총 1만8000명이었다.
한편 태연은 오는 10일 홍콩, 24일 대만에서 아시아 투어로 '디 오드 오브 러브'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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