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취지와 무관…명예욕 위한 것"
재단·박서보 작가
"후배 예술가 순수 응원 위해 제정"

광주비엔날레가 이번 행사부터 시작을 알린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에 대해 예술인들과 시민들이 '폐지 촉구'에 나섰다. 이들은 광주정신으로부터 태동한 광주비엔날레 창립 취지에 박서보(사진) 작가가 그간 보인 행보가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11일 민족미술인협회광주지회를 비롯한 예술인과 시민사회로 구성된 광주비엔날레 박서보예술상 폐지를 위한 시민모임(가칭, 이하 예술인과 시민모임)은 북구 용봉동 광주비엔날레관 앞에서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제14회 광주비엔날레부터 시작을 알린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은 박서보 작가가 기부한 100만달러(약 10억원)를 재원으로 행사마다 참여작가를 대상으로 수상자를 선정하고 수상자에 상금 10만달러(약 1억3천만원)를 시상한다.
이들은 "광주비엔날레는 1980년 5·18정신을 문화적 가치로 승화하고 그것을 전 세계와 공유하는 축제의 장이다"며 "올해 갑자기 등장한 '박서보 예술상'은 이러한 광주비엔날레의 창립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사건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창립 정신과 무관할 뿐만 아니라 역사의식과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100만달러라는 돈으로 20년 동안 쌓아온 광주비엔날레의 국제적 위상을 매판하는 행위이며 광주시민을 배반하고 광주정신과 광주비엔날레의 정체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박서보예술상은 즉각 폐지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날 광주비엔날레 재단은 입장문을 통해 '박서보 예술상' 개인의 명예욕을 위한 것이 아닌 예술가들을 응원하기 위한 상임을 강조했다.
재단은 "광주비엔날레는 대한민국 미술 진흥과 민족 문화 창달에 이바지하고 국제적 문화교류를 확장시키는 것"이라며 "우리 재단은 박서보 화백의 기부가 이와 같은 목적과 부합해 예술상을 제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예술상은 순수하게 후배 예술가들을 응원하기 위해 제정된 상"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하며 "향후에도 다른 기관 등에서 미술계 발전을 위한 후원 의사를 밝힌다면 그에 걸맞은 다양한 시상이나 작가 지원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6일 열린 개막식에서도 이같은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자신들을 서울 작가들이라 밝힌 이들은 '광주정신 먹칠하는 박서보 예술상 철폐하라'는 내용이 국문과 영문으로 담긴 현수막을 들고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이들은 "박서보는 1970년대 유신정권과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외면하며 개인의 출세를 위해 살아온 철저한 심미적 모더니즘 미술가였다"며 "박서보 예술상은 광주비엔날레의 국제적 위상을 훼손하는 것이며 박서보 개인의 명예욕을 위한 매판 행위"라고 강력하게 폐지를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박서보 작가는 개인 SNS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남기기도 했다.
1950년대 반 국전 선언을 언급하며 시대를 외면하지 않았다는 주장과 함께 그는 "더 많은 작가가 나서서 후원하고 그의 이름을 빌려 또 상을 만드는 것이 비엔날레를 키워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며 "제2, 제3의 상이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게 발전적이다"고 말했다.
한편 그동안 광주비엔날레는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광주비엔날레 출품작을 대상으로 수상제를 운영해왔다. 지난 2010년부터는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인권·민주도시의 의미를 담을 수 있도록 광주비엔날레 눈(Noon) 예술상을 새로이 제정, 2016년까지 수상자를 발표한 바 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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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지역 경쟁력 씨앗으로] 놓쳐선 안 되는 지역 국제 이벤트 지난 2021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모습 광주와 전남의 봄, 여름은 대형 국제 행사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광주에서는 세계 현대미술 축제 중 중요 축제로 자리잡은 광주비엔날레가 14번째 레이스를 가졌고 순천에서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도시 전역을 정원으로 가꿔가며 전국 관광객들을 사로잡았다.제14회 광주비엔날레는 7월 막을 내리고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10월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하반기에도 광주, 전남에 굵직한 국제 행사가 더해질 예정이라 관광 시너지가 기대된다. 하반기, 놓치면 아쉬운 광주·전남의 빅2 국제 행사를 소개한다.수묵향 짙게 밴 전남전남은 조선 남종화의 본거지다. 진도 운림산방에 자리를 잡은 소치 허련을 시작으로 미산-남농·임인-임전으로 이어진 화맥은 허진을 비롯한 5대손까지 남종화의 전통이 내려오고 있다.진한 수묵향이 오랜 시간 퍼지고 있는 전남. 최근 국내 인기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는 전남을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자연 절경, 즐거운 액티비티 뿐만 아니라 수묵이란 새로운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국제 행사가 가을 펼쳐진다.9월1일부터 10월 31일까지 61일 동안 열리는 2023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그것이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본전시는 목포문화예술회관, 노적봉공원미술관, 대중음악의전당 등 목포 3개소와 운림산방, 남도전통미술관, 진도향토문화회관 등 진도 3개소에서 열리며 특별전은 광양, 순천, 해남에서 개최된다. 전용 전시관을 갖는 대신 전남 곳곳의 공간을 활용해 펼쳐져 전남의 다양한 지역을 방문하고 즐기고 싶은 관광객들이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지난 2021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모습이번 주제는 '물드는 산, 멈춰선 물-숭고한 조화 속에서'다. 한국화의 중심 주제인 산수를 통해 동양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이며 전통 수묵과 현대미술의 조화를 꾀하는 동시에 한국미의 정수를 보여주겠다는 포부다.이번 수묵비엔날레에는 18개국 국내외 유명 작가 190여명이 참여한다. 뿐만 아니라 한국화 전공 대학생들과 전국 어린이들도 참여해 연령과 전공에 상관 없이 누구나 수묵을 즐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본 전시 중 '대한제국 황실 수묵유산전'에서는 조선왕실을 이어 대한민국 기틀을 시작하는 대한제국 황실 특별관을 설치해 황실 인물들의 글씨, 그림 등 수묵과 관련된 유물을 전시한다. 황실 주요 인물인 흥선대원군, 고종황제, 순종황제, 의친왕, 영친왕·영친왕비, 덕혜옹주 등 인물의 각종 수묵 작품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중 흥선대원군인 석파 이하응의 '괴석묵란도'는 국내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라 관심을 모은다. 수묵 외 대한제국 황실에서 사용하던 벼루, 붓, 향합, 먹물통 등 주요 유물도 선보인다.순천, 광양, 해남에서 열리는 특별 전시는 수묵의 또다른 면을 소개한다. 순천에서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와 연계한 특별전으로 정원에 핀 아름다운 꽃이 가득한 수묵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광양에서는 도립미술관이 '이건희 컬렉션 한국근현대미술 특별전: 만남'을, 해남에서는 대흥사 호국대전이 '산처럼 당당하게 물처럼 부드럽게'를 주제로 수묵을 선사한다.전남 14개 시군에서는 시군기념전이 각각 열려 볼거리를 더한다.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수묵 재료로 개성 있는 일상용품을 만드는 놀이교실과 본인의 좌우명 등을 수묵으로 표현해보는 프로그램, 족자나 화선지, 부채, 손수건 등 실생활에서 쓰이는 물건에 나만의 작품을 소장해보는 체험 등이다.티켓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사전예매는 내달 31일까지 이어진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홈페이지나 티켓링크, 네이버 예매에서 가능하며 30% 할인된 금액에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디자인 빛 나는 광주광주는 비엔날레의 도시다. 매 짝수해에는 현대미술 축제인 광주비엔날레가, 홀수해에는 전세계 디자인을 살펴보고 즐기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열리는 도시다. 올해는 보다 특별하다. 팬데믹으로 광주비엔날레가 한해 미뤄지면서 아트비엔날레와 디자인비엔날레가 한해에 이뤄지는 것. 이에 광주비엔날레와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시너지를 위해 통합 이용권 등을 개발하는 등 올 한해 광주를 문화예술 축제의 장으로 만든다.여름, 광주비엔날레가 막을 내렸다. 이제는 가을,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차례다.제10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9월7일부터 11월7일까지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을 비롯해 도심 곳곳에서 펼쳐진다.올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주제는 'meet Design(디자인을 만나다)'이다. 주제에서 느껴지듯 이번 행사는 광주의, 대한민국의, 또 전세계의 최고 디자인을 만나보는 자리가 된다.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선보일 K-POP 무대 디자인이같은 주제를 만나볼 수 있는 본전시는 총 4개 테마로 꾸며진다. 테크놀러지관, 라이프관, 컬쳐관, 비즈니스관이다. 각 테마는 디자인의 중요가치인 진화와 다양성을 테마로 펼쳐진다. 기술의 발전과 우리의 생활 방식, 이로인한 새로운 문화, 이를 바탕으로 한 산업을 동선에 따라 살펴보는 것. 또 세계3대 디자인어워드인 레드닷의 수상작이 전체 작품 20%를 차지하는 등 국제적으로 주목받은 디자인을 볼 수 있는 자리로 기대된다.국내외 유수 기업과 디자이너들의 본 전시 참여도 눈에 띈다. 테크놀러지관에는 LG,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뉴로메카 등이 참여해 인공지능, 로봇 등 첨단 기술이 디자인을 만나 상상 속 미래를 실현하는 미래 디자인을 제시한다. 비즈니스관에서는 디자인경영으로 성공신화를 이룬 기업인 삼성전자와 다이슨 등 글로벌 기업의 혁신적 디자인을 만날 수 있다.국제포스터디자인초대전, 생태문화 테마전, 전·현직 총감독 추천 디자인전 등 특별전과 영 디자이너전, 아날로그의 추억전 등 다양한 연계기념전이 시립미술관과 양림동, 디자인진흥원, 동구 미로센터, 조선대 등 도심 곳곳에서 펼쳐진다.국제학술행사에는 6개국 40여명의 세계적 석학과 디자이너 등이 참여해 9월8일부터 3일 동안 비엔날레 전시관에서 개막 심포지엄과 디자인포럼, 디자인토크 등을 갖는다. 국제학술행사에는 피터 제흐 독일 레드닷 회장, 권영걸 국가건축정책위원장, 나카지마 주리 일본 도카이대 교수, 권은숙 미국 조지아공과대 교수, 김난도 서울대 교수 등 국내외 석학들이 참여한다.2021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모습체험프로그램도 남녀노소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하고 대중적이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디자인비엔날레를 경험하고 전시관에서 체험할 수 있는 '메타버스로 즐기는 디자인비엔날레', 어린이 디자인교육 프로그램, 르노코리아 디자이너와 함께하는 디자인 워크숍, 시민과 함께 꾸미는 아트 페스티벌 등이다. 양림동 일대 명소와 함께 숨겨진 정원을 정원디자이너와 함께 탐방하는 '양림골 정원투어'도 눈길을 모은다.또 해외 바이어 수출상담회, 디자인 마켓 등 다양한 디자인 비즈니스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특히 나건 총감독은 지난 2월 레드닷 수상 디자이너와 광주 기업과의 협업 제품 개발 계획을 알린 바 있어 지역 기업 사이 디자인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감이 모아진다.관람권은 비엔날레 통합입장권, 단체 사전예매, 시민 할인제, 후원카드 할인제, 제휴할인제 등 다양한 상품을 통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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