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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전성'이냐 '신중 모드'냐···이란 새 지도자들이 직면한 선택

입력 2024.05.21. 12:03 댓글 0개
WP "이란 '악의 축' 공고히 하면서도 美와 계속 대화
전문가 "이란, 美와 분쟁 원치 않아…기조 안 바뀌어
[테헤란=AP/뉴시스] 20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의 발리-에-아스르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전날 헬기 사고로 숨진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을 애도하고 있다. 라이시 대통령은 아미르 압돌라히안 외무장관 등과 함께 19일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했으며 장례식은 오는 23일 그의 고향인 북동부 마슈하드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2024.05.21.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외무장관이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가운데 이번 사건이 이란의 대외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끌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란은 그동안 미국과 반목을 거듭하면서도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고 직접적인 충돌은 피해 왔다.

앞서 라이시 대통령과 압돌라히안 외무장관 등은 지난 19일 이란 북서부 아제르바이잔 국경 지역 댐 준공식에 참석한 뒤 돌아오다 헬기 추락 사고를 당했고, 탑승자 9명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란의 최고 지도자 1순위 후보로 거론됐던 강경 보수 성향의 인물이다. 이란 선거관리위원회는 대통령 보궐 선거일을 내달 28일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이란 특사를 역임한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 데니스 로스 고문은 WP에 "라이시는 이란 최고지도자(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남자였다"며 "(이번 사고로) 그의 팀(지도부)은 피해를 보겠지만, 수습이 가능할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정권이 위협을 받을 수 있으므로 미국과 직접적인 분쟁을 겪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이런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85세인 하메네이는 1989년부터 현재까지 이란을 통치하고 있다.

WP는 라이시와 압돌라히안은 지난 3년간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저항의 축'을 공고히 하기 위해 하마스와 헤즈볼라에 자금을 지원하고 국내에서 반대 세력을 탄압했다면서도 이들은 지난주 가자 전쟁이 더 큰 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중재자를 통한 미국과의 대화를 승인했다고 전했다.

미국 관리들은 라이시 후임이 누가될지 속단하기는 이르다면서도 라이시와 비슷한 강경 보수 성향 지도자가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바르자간=AP/뉴시스] 20일(현지시각) 이란 북서부 바르자간에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일행이 탑승한 헬기가 추락한 가운데 구조대원들이 시신을 옮기고 있다. 2024.05.21.

10년 전만 해도 미국과 이란은 현재와 다른 미래를 상상할 수 있었다.

라이시의 전임자인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과 서방에서 교육받은 유학파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전 외무장관은 이란 경제를 억눌렀던 수십 년간 이어진 서방과의 적대관계 및 서방의 제재를 되돌려 놓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진통 끝에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자리프 외무장관은 이란 핵협상 타결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이란 핵합의는 미국 내에서 공화당의 공격을 받았다. 공화당은 핵합의가 이란의 핵개발을 늦출 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이란 핵합의에서 탈퇴했고, 이란도 이에 반발해 합의를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란 정부는 20일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압돌라히안 후임에 알리 바게리카니 외무부 차관을 임명했다. 그는 미국 관리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인물로 지난 1년간 최소 3차례 오만에서 미국과 비밀 협상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임명은 하메네이가 연속성을 추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 관리들의 관심은 하메네이 사망 이후 이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해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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