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법원 ˝부실공사 없는데 화정아이파크 벌점 부과 위법˝

입력 2024.04.23. 15:13 수정 2024.04.23. 15:26 댓글 0개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광주 화정아이파크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로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친 참사가 11일 2주기를 맞았다. 사진은 철거 공사가 진행 중인 화정아이파크 공사 현장의 모습. (사진 = HDC현대산업개발 제공) 2024.01.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 서구가 붕괴 사고가 난 HDC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계측기를 제때 설치하지 않았다며 벌점을 부과한 처분이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광주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박상현 부장판사)는 HDC현대산업개발 등 원고 3명이 광주 서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실 벌점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구청이 원고들에게 부과한 벌점 처분을 모두 취소하라고 주문했다.

원고들은 지난 2022년 1월 신축 공사 중 붕괴 사고가 난 광주 화정아이파크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과 각 공구별 현장책임자들이다.

서구청은 화정아이파크 신축 현장에서 흙막이 공사 직전 계측기(지표침하계·건물경사계·건물균열계)를 제때 설치하지 않고, 계측 관리도 소홀히 한 점 등을 들어 벌점 부과 처분 사전통지를 했다.

이후 이의 신청을 거쳐 서구청은 지난해 3월15일 건설기술진흥법·같은 법 시행령에 따라 계측기 설치 지연을 이유로 원고들에게 각기 벌점을 부과했다. 1·2공구 시공사인 현산에는 벌점 2점, 공구별 현장 책임자에게는 1점씩 벌점을 부과했다.

현산은 벌점이 부과되면 입찰참가자격 제한, 아파트 선분양 제한 등 각종 불이익을 받아 매출에 심한 타격을 입고 사업성이 크게 악화돼 존폐위기에 처한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측은 "계측기 설치 지연으로 공사 안전성이 훼손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부실공사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처분 사유는 단순 실수로 인해 발생한 것일 뿐이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시공사 측이 설계도서나 계약 협의사항 등 규정 상 계측 횟수에 미달한 것은 인정된다. 계측기 설치 시점을 달리 하거나 늦춘 경우에 불과하다는 시공사 측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처분 근거가 된 건설기술진흥법상 '부실공사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총 4차례에 걸친 공사현장 주변 가시설 안전성 검토 용역에서는 인접 지역의 지표침하나 인접 건물의 균열 등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불시 특별점검 등에서도 계측기 설치 지연에 따른 부실공사 우려 지적은 없었다"며 "부실공사 발생 우려 등을 전제로 한 처분(벌점 부과)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2022년 1월 11일 신축 중이던 화정아이파크 201동 16개 층이 차례로 붕괴하면서 작업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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