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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값인하' 부작용···시장논리는 "돈 되는 제품 우선생산"[약이 없다③]

입력 2024.04.22. 06:01 댓글 0개
유럽서 자급률 줄며 약 공급부족으로
여러 약가인하 지속시 수급불안 심화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지난해 1월 대구 중구의 한 약국에서 약사가 감기약 수급 안정을 위한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2023.01.04. lmy@newsis.com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로슈, 노바티스 등 세계 최대 제약기업과 수백 개의 바이오 벤처가 위치한 스위스는 명실상부 세계 제약산업의 중심지다. 하지만 빈번한 제네릭(복제약) 약값 인하에 따른 채산성 부족으로 자국 내 공급업체 철수가 발생됐고, 이로 인한 의약품 공급 부족 사태를 겪었다.

2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지속적인 약값 인하로 의약품 자급도가 줄어 공급 부족까지 이르는 것은 유럽 국가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작년 6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보고서 '제약 강국 스위스의 의약품 공급 부족'을 보면, 2022년 말부터 스위스 언론에서는 항생제, 해열제 같은 일반적인 의약품에서 만성질환 치료제에 이르는 의약품 공급 부족 보도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공급 병목현상의 90%가 특허 만료 의약품 및 제네릭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스위스는 3년 주기로 해외 가격과의 비교 및 스위스 내 유사제제 가격 비교를 통해 제네릭의 가격을 여러 차례 깎아왔다.

이러한 현상은 스위스에만 국한되지 않는데, 지난 10년간 유럽 시장에서 제네릭 품목의 평균 26%가 줄었다. 전쟁,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제조 지연·생산능력 부족, 최저 가격 정책이 의약품 부족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제약업계는 지속 불가능한 가격정책이 의약품 부족 현상의 원인 중 하나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세계적인 의약품 수급 불안은 코로나19 이후 가속화된 공급망 혼선에 고물가·고물가의 경제적 어려움이 뒤섞이며 채산성 낮은 의약품의 생산 중단을 부추겼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수급 불안의 근본 원인은 원료·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수익성·채산성 낮은 약들에 대한 제약사의 생산량 조절"이라며 "지속적인 약가 인하는 채산성 높은 의약품만 선별적으로 제조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물론 작년 12월 보건복지부는 국가필수의약품에 국산 원료를 사용하면 약가를 우대해주는 정책을 발표하며, 의약품 자급률 제고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올 1월에는 '혁신형 신약·개량신약의 원료의약품 개발·제조' 세제 지원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도 개정했다.

반면 기업들의 이익구조에 당장 영향을 주는 약가 인하 제도 도입도 준비 중이다. 정부가 도입 준비 중인 해외약가 참조제는 참조 대상 국가 및 참조 기준 산식을 결정해 기존에 보험급여 적용 중인 약제(기등재 약제)에 일괄 적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신약보단 제네릭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제네릭 약가 인하 정책은 보험당국의 당장의 목표인 '약품비 감소'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이긴 하나, 이로 인해 파생되는 국내 제약환경 변화 및 제약주권을 위협받는 상황이 발생될 경우 어렵게 구축된 의약품 공급 인프라는 점점 축소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정부는 제약바이오를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겠다고 하지만 막상 캐시카우인 제네릭에 대해 약가 인하 일변도의 정책으로 간다"며 "불안정한 국제 정세를 심각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지속적인 약가 인하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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