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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회사 아닌가요?" 보이스피싱 수거책 프랑스인, 무죄 선고

입력 2023.12.05. 06:02 댓글 0개
서울과 지방 다니며 물품보관함 등에서 현금 수거
피고인 "가구업체 대금결제 수거 업무로 알았다" 주장
재판부 "범죄사실에 대한 검사의 증명 없는 경우에 해당"

[의정부=뉴시스] 송주현 기자 = 전화금융사기인 속칭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이 피해자들을 속여 현금을 가로채는 과정에서 '수거책' 역할을 해 재판에 넘겨진 외국인 남성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제1형사단독 오원찬 판사는 절도 혐의로 기소된 프랑스 국적의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피해자들이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한 뒤 물품보관함 등 지정된 장소에 두면 해당 현금을 수거해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2022년부터 텔레그램을 통해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지시를 받아온 A씨는 서울과 지방 등을 다니며 9900여만 원을 수거해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법정에 선 A씨는 페이스북에서 구직광고를 보고 국내 가구업체에 취업해 지방 고객의 대금결제를 위한 현금 수령일로 알고 업무를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대학 석사과정 등을 위해 3년 정도 국내 장기체류한 뒤 출국해 프랑스에서 한국 취업을 알아보던 중 페이스북에 취업 공고를 게시한 국내 가구회사에 취업하게 됐다.

해당 가구회사에 이메일로 지원서와 이력서를 보낸 다음 인사과 차장과 텔레그램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 통보를 받고 1달간 수습 근로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 가구회사는 보이스피싱 조직이 만든 가짜 회사로 드러났다.

A씨는 '지방 고객의 가구 대금과 보증금을 현금으로 받아 서울의 도매상에게 전달한다'는 직무설명과 고객에게 교부해야 할 가구 구매 영수증까지 받는 등 실제로 가구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았다.

최초 수사가 시작되면서 경찰에도 이 가구회사 측과 연락한 자료를 제출했다.

재판부도 이같은 내용 등에 주목하며 피해자들 주거 방문은 정상적 방법으로 이뤄졌고 절도죄에 일컫는 물색 행위로 볼만한 행동도 없었다고 판단했다.

특히 검찰이 제출한 A씨의 휴대전화 내용에 대해서도 변호인이 전자 증거 탐색, 복제, 출력 과정에서 참여권을 보장받거나 A씨가 압수 목록을 교부받는 등의 조치가 지켜졌다는 증명이 없어 유죄 증거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자료에 대해 설령 증거능력을 인정하더라도 피고인이 가구회사의 지시를 실제로는 노인 대상 범죄라고 인식하고 절취행위까지 나아갔다고 인정하기 충분하지 않다"며 "범죄사실에 대한 검사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돼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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