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위기학생, 통합지원팀 꾸려 함께 도왔더니···'원팀'의 기적

입력 2023.11.30. 19:00 댓글 0개
[위기 학생, 함께 돕자④]일하는 방식 바꾸자
따로 떨어진 담당 인력을 원팀으로 묶어내
교사가 관찰하면 교장이 책임지고 대책 발굴
필요하면 지역기관 찾아 가용 자원 모두 동원
"학교가 관심 보여주니 아이 빠르게 좋아져"
한계도 여전…부모 동의와 정보 연계권 필요

생활고, 정신 건강, 기초학력 저하, 학교폭력. 우리 학생들이 겪는 위기는 다양하고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많다. 그럼에도 '골든 타임'을 놓치고 안타까운 비극을 겪는 학생들이 끊이지 않는다. 위기에 놓이기 전에 찾고, 모두가 함께 돕는 새로운 안전망이 필요하다. 국내 최대 민영뉴스통신사 뉴시스와 교육부는 공동 기획 '위기 학생, 함께 돕자'를 통해 학생맞춤통합지원법을 대안으로 소개한다.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교육 현장에서는 올해부터 '학생맞춤통합지원'이라는 이름으로 온 마을이 위기에 놓인 학생을 돕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차라리 퇴학을 시키자던 학교에서도 문제 행동 학생이 개선되는 기적을 접했다는 사례가 속속 나타나는 중이다.

30일 교육부에 따르면 '학생맞춤통합지원'은 담임 교사나 교육복지사, 지역 기관 담당자가 따로 활동하며 위기학생을 맡았던 그간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위기 학생을 보다 빨리 찾고, 필요한 지원책을 적시·적기에 제공하며 어디에 있든 꾸준히 돕게 된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학생맞춤통합지원 체계 구축 방안'을 발표한 이후 올해 상반기 시범교육지원청과 선도학교를 지정하고 담당자 연수를 이어가고 있다.

선도학교로 지정된 서울 한 초등학교 교장 A씨는 올해 어머니만 있는 탈북민 가정의 여학생을 학생맞춤통합지원의 덕택에 빠르게 개선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 학생은 굶고 오는 경우가 허다했다. 친모가 밤 늦게 귀가해 학생도 늦게 잠에 들었고 자연히 학교에 지각하거나 조퇴하기 일쑤였다. 치아도 나빠 한 회당 70만원이 드는 치료를 요하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해법은 교사의 행동 관찰에서 시작됐다. 담임이 해당 학생이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잘 그린다는 점을 눈 여겨 봤다.

교사는 관찰 내용을 통합지원팀에 의뢰했다. 교장이 총괄을 맡고, 위원인 생활인성부장·기초학력·상담·영양·탈북·교육복지·진로 담당자들과 담임교사가 함께 했다. 한 사람의 슈퍼맨이 아닌 '원팀'이 가동된 것이다.

통합지원팀은 해당 학생을 위해 지금까지 7차례의 회의를 열었다. 민간 위탁으로 운영되는 지역 교육복지센터를 통해 강사를 섭외하고 학교 운영비로 도구를 샀다. 진단이 내려지고 지원이 이뤄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살피고 있다.

지원을 받으니 아이가 달라졌다. 지각이 끊어졌고 풀 죽어 있던 모습에서 활발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여기서 담임교사 개인이 학생 지원을 위해 직접 뛰는 게 아니라는 점에 주목할 수 있다. 세심한 관찰로 위기를 포착한 이후 학교 관리자가 책임지고 학교 내 다른 담당자들이 머리를 맞댄다. 쓸 수 있는 지역 자원도 찾아낸다.

A 교장은 "학교가 자신이 좋아하는 걸 찾아서 지원해주고 관심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빠르게 좋아졌다"며 "교사 개인이 미술 강사나 도구를 혼자서 지원해 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아이가 좋아지자 학교에서 다른 아이 2명이 미술 교육을 추가로 신청했다"고 전했다.

담임교사가 관찰하면 온 학교가 일사불란하게 도울 수 있던 것은 정해진 체계가 있어야만 원활해 진다.

교육부가 제공한 '학생맞춤통합지원 가이드북'을 보면, 학교는 교사의 문제 학생 관찰에 따른 도움을 줄 수 있는 조직을 만든다. '학생맞춤 통합지원팀'이다.

통합지원팀에는 학교장이 위원장을, 교감이나 부장교사가 조정위원으로 참여한다. 진로부장, 교육복지담당교사, 전문상담교사, 보건교사, 학년부장, 교육복지사나 상담사 등 관련 업무 담당자가 모두 참여한다.

지역과 학교의 환경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일하는 방법이 나올 수 있다. 팀 구성과 역할, 지원 영역도 학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교육부가 시범 기간 선도학교와 시범교육지원청을 통해 우수 모델을 찾는 이유다.

교육부는 올해 4월 시범교육지원청 19곳을, 선도학교는 96개교를 선정했다. 내년부터는 선도학교를 248개교로 늘려 보다 다양한 통합지원 모델을 고안해 낸다.

다만 선도학교에서 일하는 방식이 바뀌었지만 현장에서는 아직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긴급한 개입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통합지원팀에서도 학부모 동의 없이는 개입이 어려운 상태다. 또 위기 학생을 지속 지원하려면 교내 지원팀이 축적한 정보를 다른 상급학교나 기관에 보낼 수 있어야 하지만 불가능하다.

A 교장은 "국회에 발의된 학생맞춤통합지원법이 절박하게 통과됐으면 한다"며 "아이의 변화와 지원 기록을 정리한 기록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지 않으려면 정보 연계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