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학교병원의 한 지도교수가 전공의를 폭행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해당 교수는 환자들이 보는 앞에서도 전공의를 폭행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병원측은 해당 교수에 대해 징계 절차를 착수했다.

21일 조선대병원에 따르면 병원측은 이날 오후 교육수련위원회를 열고 신경외과 소속 A 교수의 전공의 폭행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병원측은 회의를 통해 해당 의혹 대부분을 사실로 판단했다.

병원 관계자는 "교육수련위원회를 연고 해당 의혹에 대해 확인한 결과 대부분의 내용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해당 교수가 대학 소속이다 보니 대학 측에서 교원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 절차를 밟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전공의 보호차원에서 강력하게 조치할 수 있도록 해당 교수의 징계가 결정될 때까지 전공의들과 접촉을 금지하고 콘퍼런스 등의 참석 금지를 시켰다"며 "또 예약된 진료와 수술 외에는 전부 배제 시키고 추가 진료와 수술은 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전공의 B씨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대학병원 전공의입니다. 상습 폭행에 대해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B씨는 해당 글에서 "최근 병원에서 담당교수에게 상습 폭행을 당해온 전공의다"며 "이 일이 묻히지 않고 추후 다른 전공의들과 전국의 모든 전공의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게 하는 사례가 됐으면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A 교수에게 여러 환자들이 지나다니는 병원 복도에서, 심지어 외래를 보러 온 환자 앞에서, 간호사들과 병원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따로 불려가 수차례 쇠 파이프로 구타당했다"며 "안경이 날아가 휘어질 정도로 뺨을 맞았고 목덜미가 잡힌 채로 컴퓨터 키보드에 얼굴이 처박히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 "폭행뿐만 아니라 수술 결과에 따라 벌금이라는 명목으로 돈을 갈취당하기도 했다"며 "이러한 폭행을 당하면서도 가르침을 받는 전공의라는 신분과 지도교수라는 위치 차이에서 오는 두려움이 커서 참으며 지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나만 참으면, 나만 모르는 척하면 더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이런 일이 계속해서 반복될 것이고, 누군가에게 몸과 마음에 큰 상처를 입히며 의료계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앞서 본원 의국 출신 선배들도 해당 교수에게 구타당한 경험이 있고, 이런 폭행이 계속해서 이어져 왔음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끝으로 B씨는 "사실 확인을 위한 객관적인 조사를 실시해주기 바라고 본인과 해당 교수와의 절대적인 분리를 진행해 2차 피해를 막아달라"며 "전문의 시험 준비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학업 환경 등에 대해 교육수련부 차원에서 보호해 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신경외과학회는 이날 권정택 대한신경외과학회 이사장(중앙대병원장)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지난 20일 제기된 전공의 상습 폭행과 관련된 영상 및 녹취록과 관련된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피해를 입은 전공의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공의에 대한 폭행 및 폭언 등의 재발 방지를 위해 학회 내 폭행과 폭언에 대응하는 조직을 정비하고, 전공의들에게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