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기고> 김장, 한국인의 정체성을 나누는 문화

입력 2023.11.15. 10:47 수정 2023.11.16. 19:38 댓글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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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아침 최저기온이 0℃ 이하를 오르락내리락하는 초겨울 날씨가 되었다. 예부터 겨울의 시작인 입동(立冬) 시기가 11월 7~8일부터였음을 고려해보면 겨울 동안 먹을 다량의 김치를 담그는 김장을 준비하는 시기가 다가온 것이다.

김장은 보통 일 평균기온이 4℃ 이하로 유지될 때 하는 것이 가장 좋고 얼음이 얼고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 소설(小雪)인 11월 22~23일 전후를 적기로 본다.

김장은 채소가 부족한 겨울철의 주요한 비타민 공급원이자 마을 사람들이 다 함께 서로의 일을 도왔던 마을의 연중행사였지만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해 김장 시기는 점차 늦어지는 추세이며 식단의 다양화, 외식의 보편화로 김장을 하지 않는 가정도 갈수록 늘고 있다.

특히 아파트 인구와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로 이웃과 함께하는 문화가 사라져 가고 전과 달리 사시사철 김치를 담글 수 있으며 시중에는 제품화된 김치도 많이 나와 김장의 필요성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

세계김치연구소의 '2021 김치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김치의 1인 1일 섭취량은 2010년 109.9g에서 2020년 88.3g으로 감소하였고 소비자 가구의 상품 김치를 구매하는 비중은 2017년 10.5%에서 2020년 31.3%로 확대되고 있다. 전체가구의 1/3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1인 가구는 직접 조리하기보다 외부에서 사서 먹거나 배달 등으로 음식을 조달하고 있어 부식인 김치 소비는 자연스럽게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김장 문화는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문화'로서 김치를 담그는 것은 가족 협력 및 결속을 강화하는 공동작업으로서 한국인의 정체성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왔다. 단순히 김치를 담그는 행위를 넘어서 김장의 지식과 기술은 세대를 통해 전승되어 온 가족의 유산이었고 지리 조건과 기후는 다르지만,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한국인의 특성상 가장 적합한 재료와 방법으로 창조성과 독창성을 지켜온 한국인의 정신을 상징하는 것이다.

다가오는 11월 22일은 김치의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된 김치의 날 기념일이다. 김치 소재 하나하나(11월)가 모여 22가지(22일)의 효능을 나타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고 미 하원 감독위원회가 오는 2023년 12월 6일 본회의에서 내용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11월 22일을 미연방 김치의 날 기념일로 공식 지정하도록 결의한다고 한다.

신선한 재료와 균형 잡힌 맛을 강조하며 채식주의자, 비건식 등 다양한 옵션을 가지고 있는 K-FOOD의 중심인 김치의 속에는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며 이웃과의 정을 나누며 유대감을 끈끈히 해왔던 한국인의 고유한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최근의 김장 문화가 절임 배추를 구매하여 가정에서 간단하게 양념을 버무리는 형태와 상품 김치의 구입 형태로 빠르게 변하고 있음을 바라보면서, K-culture의 진화와 더불어 확산하는 한국인의 소울푸드'김치'의 우수성과 우리의 자랑스러운'김장 문화'가 가장 한국인다움을 지켜온 문화유산임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장영재  농협중앙회 구례교육원교수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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