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사설> R&D예산 챙기겠다는 정부·여당, 그럴 거면 왜 깎았나

입력 2023.11.15. 16:38 수정 2023.11.15. 19:32 댓글 0개
사설 현안이슈에 대한 논평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 중 눈에 띄게 삭감했던 R&D예산 논란이 또다시 가열되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증가해 왔던 R&D예산이 3조원가량 삭감된 것은 정부 측에서 '일종의 도덕적 해이로 제 용도로 활용되지 않은 예산이 많다'며 비효율적인 예산 집행을 막겠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회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정부·여당'의 태도가 예전과 사뭇 다른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에서 당초 정부안보다 8천억원가량 순증된 예산안을 단독으로 처리한 이후 정부와 여당은 "예산 삭감에 따른 부작용이 없도록 현장을 꼼꼼히 챙기겠다"며 과학기술 연구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비효율적인 예산은 줄이고, 미래를 위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혁신 동력을 키워주는 연구개발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애초 정부의 취지도 미래 원천 기술개발에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연구를 하는 연구자들에게 더 많은 투자를 하겠다는 것" 등등 예전과 사뭇 다른 발언을 쏟아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부통신부 장관도 간담회에서 "윤석열 정부는 젊은 연구자들이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할 계획"이라며 "R&D효율화 과정에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기탄없이 말씀해 달라"라고 했다.

불과 몇 달 사이에 정부·여당의 입장이 바뀐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다. 이럴 거면 처음부터 과학계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만들었어야 한다. 아무런 소통 없이 결정한 후에 이제야 예산편성 과정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보완이 필요하면 이야기해 달라고 하는 건 너무나 아마추어 같은 발상일 뿐이다.

예전부터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는 기술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야 했던 건 그만큼 R&D가 중요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는 의미다. 정부의 일방적인 입장이 바뀐 건 환영할 일이지만, 단순히 내년 선거를 의식한 '달라진 듯한 모습 보여주기'가 아니길 바란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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