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디지털 기술혁명, 그 끝을 예측할 수 있을까?

입력 2023.10.16. 17:45 수정 2023.10.18. 19:09 댓글 0개
강동준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마케팅사업본부장·이사

"소방대원들에게 진정한 게임체인저가 무엇인지 알아? 연기 속을 뚫고 앞을 내다보는 기술이야. 그래야 구조할 사람들이나 발화 지점을 빨리 찾아낼 수 있거든."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소방장비 제조업체 퀘이크는 소방대원들이 어둠과 연기를 뚫고 앞을 내다볼 수 있도록 '생체공학적' 눈을 개발했다. 이 회사가 공급하는 스모크 다이빙 헬멧은 벽이나 사람의 윤곽을 강조해서 비춰주고, 온도가 매우 높은 '핫 스폿'이나 불길이 소용돌이치는 곳을 색깔로 표시해준다…. 불길과 싸우는 소방대원이든, 자동차를 고치는 수리공이든, 수백만 산업현장 근로자들이 이런 생체공학적 눈을 갖게 된다면?


슈퍼사이트 '시각혁명'시대 온다

음성인식·로봇공학 엔지니어 출신으로 공간 컴퓨팅 분야의 선구자로 불리는 데이비드 로즈가 쓴 책 '슈퍼사이트:배우고, 생각하고, 연결하는 법을 바꿔놓을 시각혁명'(박영준 옮길.흐름 출판. 2023)의 일부 내용이다.

책에서 말하는 슈퍼사이트는 공간 컴퓨팅과 인공지능(AI), 컴퓨터비전 등이 결합해 탄생한 새로운 형태의 시각적 현실을 통칭한다. 저자는 미래학자답게 1990년대 인터넷이 세계를 연결했고 2000년대 모바일이 공간의 개념을 바꿔놓았다면, 그 다음의 혁신은 '시각혁명'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 공간 컴퓨팅은 물리적 세계 위에 디지털로 증강현실을 합성하는 것이고, 인공지능은 인간의 학습·추론·지각능력을 인공적으로 구현하는 컴퓨터 과학의 한 분야이고, 컴퓨터비전은 컴퓨터로 인간의 시각적 인식능력 일반을 재현하는 기술이니 모두가 컴퓨터 기반 기술혁명이다. 그래서 이런 디지털 신기술로 연결되는 '시각혁명'이 앞으로 미래사회 우리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것으로 전망한다.

글로벌 IT기업,실리콘밸리 스타트업, MIT 과학자들은 인간의 눈, 일명 스마트 안경을 통해 다음 혁명을 꿈꾸고 있으며, 책에서는 그것을 9개의 장으로 나눠 미래 타임머신을 풀어쓰고 있다.

사람의 눈은 매우 특별하다. 1억 2천만 개가 넘는 광(光)수용체 세포로 구성돼 1천만 가지가 넘는 색깔을 구분하고 인체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근육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람이 눈을 깜빡이는 시간은 평균 100밀리세컨드(1밀리세컨드는 1천분의 1초)에 불과하다. 또 눈은 인체에서 두뇌 다음으로 복잡한 기관으로 200만 개 이상의 움직이는 부위로 구성된다. 책에서는 이런 경이로운 인간의 눈이 수천 년 동안 거의 진화하지 않았지만, 향후 10년동안 진행될 기술의 기하급수적 발전으로 '본다'는 의미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현재 진행중인 디지털 기술혁명의 속도가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하루하루, 아니 시시각각 분초를 다툴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니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헷갈리고 혼란스럽기도 하다.

발명가이자 미래학자인 커즈와일은 지난 2005년 '특이점이 온다' 책에서 2045년이면 인공지능이 모든 인간의 지능을 합친 것보다 강력할 것으로 예측했다. 즉, AI 연구결과를 인간이 이해하지 못하게 되며 이는 인간이 인공지능을 통제할 수 없는 지점이 올 수 있는데, 그 지점이 특이점이란 것이다. 현재 컴퓨팅의 발전속도와 기하급수적 기술혁명의 변화를 볼 때 특이점은 훨씬 더 빨리올 수도 있다.

디지털 전환의 속도는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전문 용어로 컴퓨팅 연산 능력인 페타플롭스(PF)는 '똑 딱' 1초만에 1천조 번의 수학연산처리를 뜻하는데, 이는 지구의 인구(약 76억 명)가 각각 1초동안 13만회 이상의 계산을 수행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한다. 현재 광주광역시가 개소 예정인 국가AI데이터센터는 88.5PF로 그 연산능력이나 자료의 양이 세계 10위권 규모다.


진화의 눈은 '멀리' 보다 '예측'하는 것

"디지털화에 따른 파괴적 혁신, 클라우드 컴퓨팅, 모바일 기술, 음성인식,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공간 컴퓨팅같은 기술의 거시적 트렌드를 예측하기는 상대적으로 쉽지만, 그 기술이 우리의 삶과 문화 속에 언제 어떻게 보편적으로 수용될 지 내다보기는 훨씬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진화된 눈을 가장 필요로 하는 분야는 바로 '예측'이다…."

즉, 시각적 예리함은 얼마나 먼 곳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먼 미래를 예측하느냐에 달렸다는 설명이다. '슈퍼사이트'에서는 자체 쏘아올린 175개의 위성을 통해 반경 1m 미만까지 식별 가능한 해상도로 지구 전체를 내려다보는 플래닛닷컴이라는 회사, 월마트 주차장에 주차된 자동차의 숫자를 컴퓨터비전으로 집계해서 소비자 수용을 측정하는 위공위성 데이터기업 오비탈 인사이트 등 다수의 사례와 유쾌한 시간여행을 하면서 동시에 '감시사회', '기술의 편견' 등 어두운 부분을 드러내는 디스토피아도 함께 거론한다. 집단적 상상력과 창의성을 자극하고 환상적인 미래와 끔찍한 미래, 화려한 가능성과 암울한 결말…, 이런 것들이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드론이 건설현장의 안전상황을 관찰하는데 효과적이지만, 권위적인 정부가 반대파를 탄압할 목적으로 민간인을 사찰하고 감시한다면?…. 진화적 발전단계에서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하나를 얻기 위해 또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트레이드오프'가 떠오른다. 인간의 눈, '본다'는 의미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강동준(이사·마케팅사업본부장)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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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수다 시민 70% 원정쇼핑 이유는 무엇?
17시간전 명품재래시장 명품재래시장이 있는데 저런거 뭐하로 만듭니까? 값만 비싸고 살것도 없드만
16시간전 뭐 있겠나 걍 놀러 가는것이제 혹은 근처 가는김에 한 번 들러본다던가
15시간전 ㅎㅎ 값만 비싼것만 사러가는사람이 있고 명품재래시장만 가는 사람이 있음ㅎㅎ
14시간전 얼른 짓고 다른 고민하자 음악으로 비유해 보겠습니다 국악, 트로트, 클래식, 팝, 등 여러장르가 있습니다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전통시장, 복합쇼핑몰, 편의점, 마트 등 다양합니다 복합쇼핑몰 반대는 과거에 일본문화 들어오지 마라고 머리띠 두를 것과 다름없습니다 기존 상권 지키자고 트랜드를 막을 수는 없지요 기존 상권은 법적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이 맞다 싶습니다
1시간전 광주는 광주사람은 쇼핑난민 코스트코 전국일주 중이다 천안 세종 대전 대구 부산 골고루 가보고 있다 덕분에 다른 지역 대도시보고와서 광주욕이 늘었다 보고오면 애들도 광주 살고 싶지 않다고 한다 이게 바로 인구유출이라는거다 주소 인구만 줄어드는게 아니라 타지역으로 쇼핑하고 놀러가는 유동인구도 줄고 있다는것이다
재밌수다 참여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