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3중고' 광주 상생카드 '존폐 기로'

입력 2023.09.05. 17:42 수정 2023.09.05. 18:15 댓글 3개
내년 정부 예산안에 전액 미반영
긴축 재정에 국회서도 증액 한계
市 재정 압박…“국회 반영 기대”

광주상생카드. 무등일보DB

광주 지역화폐인 '상생카드'의 존폐가 불투명하다.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예산으로 '0원'을 책정해 사실상 국비 지원을 안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긴축 재정'으로 예산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에서 지난해처럼 국회에서 야당이 직접 부활시키기도 녹록지 않다. 그렇다고 광주시가 전액 부담하기에는 급감한 지방세에 곳간이 텅 비었다. 2019년 첫 도입 후 코로나19 기간을 거치며 지역 소상공인에게 '쏠쏠함'을 안겨줬던 상생카드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2024년도 정부 예산안'에 지역화폐 예산은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지역화폐에 국비를 투입할 수 없다는 기조를 유지한 것이다. 지난해 정부는 2023년 예산안에 지역화폐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가 국회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야당의 요구로 3천525억원이 반영된 바 있다.

지역화폐 국고 지원을 살펴보면, 2018년 100억원, 2019년 884억원, 2020년 6천689억원, 2021년 1조2천522억원, 2022년 6천52억원, 2023년 3천525억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장 내년도 예산 심사 과정에서 지역화폐 예산을 편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대표 또한 최근 기자들에게 "지역균형발전과 골목 경제에 도움이 된다"며 국회에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처럼 국회 심사 과정에서 반영되기는 쉽지 않다. 우선 지난해는 소관 부처인 행정안전부가 7천억원의 예산을 요구했다가 기재부에서 삭감됐지만, 올해는 행안부의 요구 자체가 없었다. 지역화폐를 바라보는 기재부의 입장도 완강하다. 추경호 기재부 장관은 최근 "지역화폐 사업은 지자체 고유사무이며,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판단할 일이다"고 완강한 입장을 밝혔다.

국회에서 추가적으로 예산이 반영된다하더라도 '긴축 재정' 기조 속에 깎여 나간 다른 사업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수밖에 없어 사업비 축소가 불가피하다. 지자체의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광주 지역화폐인 '상생카드'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 첫 도입된 상생카드는 2019년 864억원, 2020년 8천641억원, 2021년 1조2천230억원, 2022년 9천856억원, 올해 8월까지 6천243억원이 발행됐다.

상생카드는 개인당 월 최대 50만원에 한해 지역에 소재를 둔 사업장에서 구입 시 7% 할인 지원을 하고, 가맹점에는 카드 수수료를 지원한다. 소비자와 가맹점 모두에게 이득이 된 덕분에 사용량은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예산 부담 또한 그만큼 커졌다.

상생카드의 국비와 시비 매칭 비율은 4대 6이다. 국비가 줄어든 만큼 시가 자체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지역화폐 국비 지원은 지난해 321억원에서 올해 165억원으로 줄었다. 광주시는 상생카드 지원에 지난해에는 642억원을 썼지만, 올해는 875억원을 편성했다.

국비가 대폭 깎인 지난해에는 예산이 상반기에 모두 소진되면서 4개월간 발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상생카드 운영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면서 추경에 489억원을 반영해서야 재개됐다.

문제는 시가 자체적으로 편성할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광주시는 올해 지방세가 2천515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올해 상반기 지방세 세수 실적은 지난해와 비교해 1천134억원이 줄었다. 아무리 강 시장이 의욕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쪼그라든 예산을 활용하는 데는 한계가 뚜렷하다.

박선희 광주시 경제정책과장은 "지난해도 예산안에 반영이 안 됐다가 연말 국회에서 반영됐으니 올해에도 국회에서 반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지역화폐가 본예산에서 삭감된 것은 광주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지자체, 국회의원들과 연대해 풀어나가야 할 문제다"고 말했다. 이어 "상생카드는 지역 소상공인 매출을 올리는 데 큰 효과가 있기 때문에 국회에서 꼭 반영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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