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중독 스펙트럼과 유튜브 중독 예방법

입력 2023.05.21. 13:45 수정 2023.05.21. 19:07 댓글 0개
사설 현안이슈에 대한 논평
김경수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김경수의 미디어리터러시

'중독(中毒)' 하면 나와 무관한 것으로 생각한다. 심지어 중독자도 자신의 중독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한다. 중독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서서히 빠져든다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폴 토머스 의학박사는 '나는 중독 스펙트럼의 어디쯤 있을까?'라는 저서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중독의 세계가 중독자와 비중독자 두 종류로 나뉜다고 생각하지만 중독은 스펙트럼이다. 실제로 우리 모두는 중독 스펙트럼의 어딘가에 자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즉 '누구나 중독의 위험성이 있다'는 경고이다.

중독은 흡연 중독, 알코올 중독, 약물 중독 등의 신체적 중독(Intoxication)과 도박 중독, 미디어 중독 등 정신적 중독(Addiction)이 있다. 이들 대부분은 소수의 사람에 해당되지만, 일반인 다수에 해당되는 중독이 있다. 특히 어린이·청소년들과 밀접한 '미디어 중독'이다.

이것의 기능별 종류로는 게임 중독, 동영상 중독, 채팅 중독 등 다양하다. 이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중독은 '동영상 중독'이다.

2022년 와이즈앱·리테일·굿즈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오랜 시간 사용한 앱은 유튜브(740억 분), 카카오톡(296억 분), 네이버 (197억 분), 인스타그램(80억 분), 틱톡(53억 분) 순이다. 동영상 중독의 십중팔구가 '유튜브 중독'인 셈이다.

유튜브 중독의 원인은 무엇일까?

공급자 입장에서 유튜브의 최종 목적은 시청시간을 높여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유튜브는 시청자들이 더 오랜 시간 머무를 수 있는 아이디어와 정책, AI 알고리즘 등을 연구·개발하고, 유튜버들은 치열한 미디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자극적인 동영상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유튜브의 중독성은 점차 강화될 수밖에 없고, 일반인들은 알면서도 당해낼 재간이 없다.

시청자 입장에서 유튜브의 시청 목적은 최신 정보와 지식 습득, 그리고 즐거움을 얻기 위함이다. 유튜브는 지구촌의 다양한 정보와 지식, 희노애락이 담겨있는 '초거대 도서관'이다. 이러한 것들이 필수적인 현대인들의 강박을 '고립 공포 증후군(FOMO; Fear Of Missing Out)'이라고 한다. 한편 인간의 뇌에는 즐거움을 느끼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있는데, 스트레스를 받거나 지루할 때 자신이 좋아하는 동영상을 시청하면 도파민이 더 빠르게 전달되어 동영상 시청을 멈추지 못하게 한다.

이처럼 유튜브 공급자와 시청자의 공생관계가 확대되면서 중독성도 강해지고 있다. 여기에 스마트폰의 역할이 배가된다. 스마트폰은 기상부터 취침 시간까지 잠시도 내 곁을 떠나지 않는다.

유튜브 중독을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유튜브 사용 습관의 '자가진단'을 추천한다. 자가진단은 자신의 유튜브 시청시간, 방문 채널 등의 기록을 상세하게 메모해 스스로 동영상 시청 패턴을 진단하는 방법이다. 참고로 유튜브의 '설정' 기능에서 나의 시청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메모를 통해 자신의 유튜브 습관이 과하다고 판단되면 나름의 사용 규칙이나 최소한의 원칙을 정해야 한다. 원칙은 ▲화장실과 침대에 스마트폰 가져가지 않기 ▲특정한 일을 끝마친 후에 유트브 시청하기 ▲대안 운동 ▲음악 활동 등 다양하다.

이것으로 부족하다면 스마트폰의 제한 시간 앱 사용, 알림 기능 끄기, 방해 금지 모드 설정등의 맞춤형 기능을 사용하거나 인터넷 검색을 통한 전문기관의 도움 요청을 권장한다.

유튜브는 '나의 도서관'이면서 '중독의 원인'이라는 양면성이 있다. 중독의 경계는 모호하지만, 스스로 멈출 수 있다면 중독이 아니고, 멈출 수 없다면 중독이다. 결국 습관이다. 한 글자로 표현하면 '멈출 지(止)'이다. 자주 '멈추는 습관'을 통해 유튜브 중독을 예방하길 바란다.

김경수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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