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나무심는 건축인´ 뮤지엄 산 답사를 다녀와서

입력 2023.05.16. 09:25 수정 2023.05.16. 10:03 댓글 0개
사설 현안이슈에 대한 논평
최근 나무심는건축인은 강원도 원주의 뮤지엄산을 답사했다. 뮤지엄산은 안도타다오가 건축한 공간과 자연, 예술이 어우러진 건축물이다.

'나무심는 건축인' 52인이 동행하는 답사를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에 있는 뮤지엄 산(Museum SAN)에서 최근 가졌다. 뮤지엄 산은 노출 콘크리트의 건축물의 대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작품으로 공간과 예술, 자연의 조화를 이루고자 SAN(Space Art Nature)이라는 이름으로 2013년 5월에 개관했다. 오는 7월 30일까지는 안도 타다오의 작품전 '청춘'도 함께 전시 중으로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람객들과 함께 전시를 관람했다.

산 언덕에 위치한 뮤지엄은 지형에 반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자연에 둘러 쌓인 자연친화적인 공간으로 만들어져 있다. 번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깊은 산중에 자리를 잡은 것 또한 자연의 변화를 직접 느낄 수 있게 만든 건축가와 건축주의 의도였음을 알 수 있다.

잔디블럭으로 포장된 주차장에서부터 시작해 긴 열주로 전면을 이루고 있는 웰컴센터, 넓게 펼쳐진 잔디광장을 지나 미스김 라일락의 강한 향기와 함께 하얀 자작나무 숲사이로 난 오솔길을 걷다 보면 노출콘크리트와 어우러진 워터가든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길을 굽이돌면 파주석으로 둘러 쌓인 뮤지엄 본관이 반짝이는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장관을 볼 수 있다.

내부에 들어서도 외부에서 사용된 파주석의 벽과 노출콘트리트 벽 사이로 만들어진 통로와, 벽체와 지붕 사이의 높은 창에서 들어오는 빛은 재료의 질감과 어우러져 빛으로 가득찬 공간을 만들어 낸다. 뮤지엄 본관을 통과하면 신라 고분을 모티브로한 스톤 가든의 부드러운 곡선 사이로 다양한 조각품을 관람하게 된다.

최근 나무심는건축인은 강원도 원주의 뮤지엄산을 답사했다. 뮤지엄산은 안도타다오가 건축한 공간과 자연, 예술이 어우러진 건축물이다.

마지막에 다다른 특별전시장에서는 빛과 공간의 예술가인 제임스 터렐의 작품을 느낄 수 있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혹은 잘못 인지하고 있을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전시를 체험할 수 있다.

뮤지엄의 곳곳에서는 자연과 접할 수 있는 공간들이 구성돼 있고 워터가든 안에서의 차 한잔은 자연과 예술 속에서의 휴식이라는 건축가의 의도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모든 전시를 관람하고 스스로에게 내린 정의는 '뮤지엄 산은 비움을 담아 건축물과 그 비움을 자연으로 채운 공간'이다.

좋은 건축은 자리 잡을 터를 잘 이해하고, 터에 어울리는 건축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건축가와 건축주의 조화가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는 선배 건축가의 말이 공감됐다.

답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나눈 이야기들은 동일한 대상에 다양한 시각을 느끼고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문화와 예술의 도시라 칭하는 광주에도 이런 건축물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공통된 생각이다.

김준철 건축사

한편 나무심는건축인은 1999년 생활 속 지속 가능한 공간을 꿈꾸는 건축인들이 참여해 출발한 단체이다. 지난 2021년 가을 남구 노대동 분적산에서 배롱나무 50그루를 식수하며 4기(상임대표 박홍근)가 출범했다.

살아 숨 쉬는 터전을 만들기 위해 작지만 소중한 나무 한 그루를 심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나무를 심는 마음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슬로건 아래 환경을 치유하고 회복시키는 사람 사는 인본주의 건축을 지향하며 주민과 행정,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김준철 건축사 ㈜건축사사무소에코플랜 대표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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