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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매매 하실분" 거짓광고로 수천만원 편취···1심 실형

입력 2023.04.01. 08:00 댓글 0개

기사내용 요약

재판부 "인간 존엄성과 가치 부정"…징역 3년6개월

트위터에 거짓 광고글과 함께 해시태그까지 적어

희망자에게 "등록과 검사 비용 필요하다"고 거짓말

피해자 대부분 매우 궁핍…사기후 극단 선택 사례도

[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장기매매 광고글을 허위로 올린 뒤 장기제공 희망자로부터 수천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에게 1심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달 23일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위반과 사기 혐의로 기소된 A(35)씨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 아울러 3648만원을 추징하고 1억1800만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계정을 통해 거짓 장기매매 광고글을 올린 뒤 이를 보고 연락한 피해자들에게 수천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B병원 진행입니다. 해외도 진행 가능합니다"라고 적은 뒤 '#장기매매', '#장기이식' 등의 해시태그까지 올려 검색을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광고글을 보고 연락 한 피해자에게는 "신장을 기증하면 4500만원을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며 "신장 기증을 위해서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인 코노스(Konos) 등록 비용과 검사 비용이 필요하다"고 거짓말하는 방식으로 9명에게 3648만원을 갈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 피해자는 경제적으로 매우 궁핍한 처지에 있던 사람들로 이 가운데 한 명은 피해 이후 실의에 빠져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A씨는 지인에게 "빌라에 투자해라. 3월 말에서 4월에 원금과 수익금을 지급하겠다"는 취지의 거짓말을 한 뒤 총 17회에 걸쳐 1억1860만원을 송금받아 이를 편취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장기매매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사람의 신체 중 일부를 금전으로 환산해 이를 거래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부정하는 행위"라며 "비록 장기매매행위까지 이어지지 않았고, 실제 장기매매를 알선할 의사나 능력도 없이 단순 약속에 그쳤다고 하더라도 결코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피고인의 범행으로 심각한 경제적인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이고 유족들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다만 피고인은 장기매매 사기에 대해서는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일부 피해금액을 변제하고 합의했다"고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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