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공사로 예년 모습 잃은 광주 벚꽃 명소들

입력 2023.03.22. 17:55 수정 2023.03.27. 14:14 댓글 3개
벚꽃 개화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공사로 예년 모습 잃은 벚꽃 명소들
중외공원·운천저수지 주변 공사 한창
출입통제·안전사고 위험 등 피해야
27일 오전 찾은 광주 북구 운암동 어린이대공원. '아시아 예술정원 조성사업'으로 인해 놀이기구 10개가 모두 철거되기로 결정되면서 하늘자전거를 타고 벚꽃을 구경하던 것이 시민들의 추억 속에 남게 됐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벚꽃 개화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봄나들이를 준비 중인 시민들의 마음이 설렌다.

하지만 올해는 도심 곳곳에서 진행되는 공사로 예년 명성을 잃은 벚꽃 명소도 있어 봄나들이 가기 전에 체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민간 기상전문업체 케이웨더에 따르면 올해 광주 지역 벚꽃 만개 시기는 평년(1991~2020년) 대비 4~7일가량 빠른 오는 31일부터 내달 5일까지다.

이맘때면 광주 벚꽃 명소로 꼽히는 광주 북구 중외공원과 서구 운천저수지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하지만 두 곳 모두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어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 되도록 피해야 한다.

중외공원 어린이대공원 경우 '1년에 단 한 번 하늘 위에서 꽃길을 달려볼 수 있는 곳'으로 줄을 서면서까지 하늘자전거를 타고 벚꽃 구경을 하려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다.

그러나 '아시아 예술정원 조성사업'으로 인해 지난해 7월부터 놀이기구 10개의 운영을 중단하고 철거에 돌입하면서 하늘자전거를 타고 벚꽃을 구경하는 것은 시민들의 추억 속에 남게 됐다.

27일 오전 광주 서구 쌍촌동 운천저수지.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1공구 토목공사로 지난 2020년 11월부터 호수의 물이 사라지고 호수 위 목교와 가장자리 데크길의 출입이 통제됐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호수 위를 걸으며 벚꽃을 볼 수 있어 유명했던 또 다른 벚꽃 명소 운천저수지는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사로 2년 전부터 생기를 잃었다.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1공구 토목공사를 위해 지난 2020년 11월 호수의 물을 뺌과 동시에 호수 위 목교와 가장자리 데크길의 출입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날 중외공원내 어린이대공원과 운천저수지에 벚꽃이 피기 시작하면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하지만 주요 포토존이나 산책로 일부 구간에 출입통제선이 걸려 있어 예년만큼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다.

이 외에도 공사 자재가 쌓여있고 공사 차량이 수시로 드나드는 만큼 안전사고 가능성도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시민들은 벚꽃 명소가 하나씩 모습을 잃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중외공원 생태숲 길에서 만난 김지은(28·여)씨는 "학창시절 벚꽃이 필 때면 매년 하늘자전거를 타기 위해 어린이대공원을 찾은 적 있다"며 "이제 하늘에서 벚꽃을 못 본다고 생각하니 뭔가 아쉽다"고 쓸쓸함을 표했다.

운천저수지에서 만난 박하은(22·여)씨도 "광주에서 벚꽃하면 운천저수지라는 말을 학교 선배들에게 많이 들었었는데 막상 와보니 호수에 물이 없어 너무 아쉬웠다"며 "지하철 공사가 빨리 끝나 호수 위를 걸으며 벚꽃을 볼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시 종합건설본부 관계자는 "놀이기구들이 너무 오래됐다 보니 안전에 대한 위험이 있어 철거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아시아 예술정원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예술회관과 구 어린이대공원을 잇는 공중보행로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새로운 벚꽃 명소를 시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광주시 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굴착을 해야 하다 보니 호수의 물을 뺄 수밖에 없었다"며 "토목공사가 끝나는 내년 2월이 지나면 물을 채우고 원상복구 하는 게 가능하다. 내년에는 시민들이 벚꽃을 볼 수 있도록 최대한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준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1공구 토목공사 공정률은 49%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 이건어때요?
댓글3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