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광주 아파트 경비 노동자 고충 1위는 고용불안·저임금

입력 2023.03.26. 15:12 수정 2023.03.26. 17:21 댓글 3개
위탁관리·용역회사와 근로계약 67.1%
전원 재고용 31.9% 불과…지침 미정착
부당해고 무대응 65.2%…재취업 걱정
아파트 경비 노동자. 사진=뉴시스

광주지역 아파트 경비노동자들 고용불안과 저임금 등으로 고충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광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가 발표한 '광주지역 공동주택 고용현황 전수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1월 기준 광주에서 아파트관리노동자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은 1만200여명이다.

직무별로는 관리사무소장은 966명, 경리·회계노동자는 750명, 경비노동자는 4천36명, 청소노동자는 3천88명, 전기·시설 분야 노동자 1천362명 등이다.

자치구별로는 북구가 2천95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광산구 2천935명, 서구 2천115명, 남구 1천599명, 동구 595명 순이다.

특히 광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가 아파트관리노동자 지원계획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지난해 8월1일부터 9월14일까지 43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경비원들의 업무 중 고충 사항에는 고용불안과 저임금이 모두 17.5%로 가장 높았다.

이어 입주민과의 갈등·기타 각각 16.5%, 휴게 공간 15.5%, 장시간 근무 13.6%, 동료들 간의 갈등이 2.9%를 차지했다.

또 고용 관련 근로계약상 사용자가 위탁관리 회사인 경우는 40.1%, 입주자대표회의 32.9%, 용역회사(입주자대표회의와 용역회사 또는 위탁관리회사가 계약한 경우 포함) 27.0%를 차지했다.

위탁관리·용역회사와 계약을 맺은 비율이 총 67.1%였는데 전원 재고용은 31.9%에 불과했으며 대다수 재고용이 64%, 대다수 계약해지 16.0%, 전원 계약해지가 7.6%였다.

2007년 11월에 개정된 '아파트 종사관리자의 근로조건 보호에 관한 지침'에 따라 관리 형태가 변경된 경우에도 업무의 동질성을 유지하고 근로자 배제 특약이 없으면 고용 승계를 정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원 재고용률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당해고 경험자 9.1% 중 입주자대표의 요구가 68.8%, 용역업체의 계획에 따라 16.5%, 무수한 미숙으로 인해 6.4%, 기타 4.6%, 동료들 간의 관계 3.7%로 입주자대표회의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고 있었다.

특히 부당해고에 대해 아무런 대응하지 않은 경우는 65.2%였으며 '다음 취업에 영향이 있을 거 같아서', '위탁회사에 찍혀 다른 회사로 가기 힘들 것 같다' 등의 이유로 대응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의 경우 2022년도 기준 경비노동자의 월급 실수령액은 최소 170만원에서 최대 236만원으로 평균 202만여원이었다. 지난해 최저시급은 9천160원, 월급 191만여원이었으므로 일부 경비노동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의 급여를 받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여금 지급액 역시 큰 차이를 보였다. 상여금은 51.8%가 수령하고 있었는데 수령액은 최소 4만원에서 최대 70만원으로 66만원 가량 차이가 났다.

경비 직원은 과거 감시·단속적 근로자로 규정돼 최저임금 적용 제외 대상이었으나 2015년부터 감시 단속적 근로자의 최저임금 예외 규정을 적용받지 않게 됐다.

이에 경비 노동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데 반해 2018년 최저임금이 전년도 대비 16.4% 인상되자 상당수 공동주택에서 관리비 부담 등을 이유로 해고하는 사례들이 발생해 고용불안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현재 관리노동자들의 임금은 인근 단지 급여 등을 비교해 결정되고 있는 실정이다.

광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 관계자는 "아파트 근무 중 경비원이 겪는 위탁관리사 변경이 3개 이내인 경우가 97%에 달하는데 이는 광주지역 경비노동자 평균 근무 기간인 4년 중 최대 3개의 회사를 경험하는 것"이라며 "위탁관리업체의 잦은 변경은 근로자 보호 측면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으므로 용역업체 변경 시 고용 승계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실태조사에서 청소노동자도 낮은 임금(63.4%)을 가장 힘든 점으로 꼽았으며 입주민 응대와 부족한 휴식·휴가를 각각 20.3%, 장시간 근무 17.6%, 고용불안 15.6%, 동료와의 관계 8.6% 등으로 나타났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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