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막 오른 진해군항제, 10일간 일정 돌입
입력 2023.03.24. 21:49 댓글 0개기사내용 요약
창원시, 4년 만의 재회 제61회 진해군항제 개막
4월3일까지 진해구 일원 무료 셔틀버스 운행
[창원=뉴시스]강경국 기자 = 전국 최대 규모의 벚꽃축제인 진해군항제가 4년 만에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경남 창원시는 진해공설운동장에서 창원의 대표 축제이자 우리나라 대표 봄꽃축제인 제61회 진해군항제의 개막식을 개최했다고 24일 밝혔다.
수많은 관광객과 시민,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개막식은 군항의 고장에서 열리는 축제답게 해군진해기지사령부 의장대와 해군본부 군악대의 식전공연으로 막을 열었다.
개막선언에 이어 창원시민 연합 합창단의 평화를 위한 대합창 공연과 십센치(10CM), 박창근, 김희재, 백수정, 문초희, 배진아, 박정서 등 인기 가수들의 축하 무대가 펼쳐졌다.
홍남표 창원시장은 환영사에서 "춘래불사춘 같았던 3년을 지나 진해군항제에서 시민 여러분을 만나는 일이 꿈만 같다"며 "역사와 미래, 자연과 산업, 젊음과 연륜이 공존하는 진해군항제로 새롭게 도약해 동북아 중심 도시 창원에 걸맞은 글로벌 대표 브랜드 축제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제61회 진해군항제는 '벚꽃으로 여는 새로운 세상'이라는 주제로 25일부터 내달 3일까지 중원로터리, 진해루, 여좌천, 경화역, 해군사관학교 등 창원시 진해구 일원에서 펼쳐진다.
주요 행사 일정은 이충무공 추모대제가 25일 오후 1시30분 북원로터리에서, 승전행차는 31일 오후 3시 진해공설운동장-북원로터리 구간에서 진행된다.
군항제의 백미 군악의장 페스티벌은 31일부터 4월2일까지 진해공설운동장 일원에서 개최된다.
대한민국 육·해·공군·해병대, 미군 군악·의장대, 염광고등학교 마칭밴드 등 14개팀 700여 명이 힘찬 마칭공연과 의장 시범 등을 선보인다.
성산구 상남분수광장(30일)과 마산합포구 오동동문화광장(4월1일)에서는 군악·의장대가 찾아가는 프린지 공연도 갖는다.
공군 특수비행팀의 블랙이글스 에어쇼는 31일 오후 2시 벚꽃이 만개한 진해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4월1일과 2일, 이틀간 오후 1시30분에는 북원로터리-진해역-중원로터리-공설운동장 구간을 행진하는 호국퍼레이드가 열린다.
군항제의 밤을 화려하게 물들일 이충무공 승전 기념 해상 불꽃쇼는 29일 오후 8시 진해루 앞 해상에서 펼쳐진다.
여좌천은 벚꽃과 경관조명이 어우러져 빛의 거리가 된다.
진해루 앞에는 벚꽃향토음식마켓, 중원로터리와 경화역에는 푸드트럭 형태의 벚꽃푸드마켓이 들어서 다양한 먹거리를 선보인다.
벚꽃문화마켓(문화예술공연), 벚꽃 DIY 마켓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도 다채롭다.
특히 중원로터리에는 창원지역 방위산업체가 생산한 K9 자주포와 K2 전차를 전시해 K-방산의 주력인 창원시를 알린다.
군항제 기간에는 평소 출입이 힘든 해군사관학교와 해군진해기지사령부 등 군부대를 개방한다.
벚꽃 구경은 물론 함정 공개, 거북선 승선 체험, 해군 사진전, 군복 체험, 페인트볼 건 사격 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돼 있다.
시는 올해 군항제에 약 450만명이 찾을 것으로 보고 안전대책을 위해 이동식 대중경보시스템(Mobile Warning System)을 도입했다. 인파가 몰려 안전사고 우려가 있을 때 미리 경고 방송을 하는 장치다.
또 군항제 기간 공무원과 자원봉사자 등 6000여 명이 행사장 안전 및 교통 관리 등에 투입된다.
군부대와 학교, 관공서 등에 임시주차장 1만5000여 면을 확보하고, 주말마다 축제장으로 진입하는 무료 셔틀버스 4개 노선을 10~15분 간격으로 운행해 방문객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gkang@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짱뚱어·칠게 시글시글··· 자연이 만든 '생태천국' 신안 증도 갯벌1004섬 신안 1섬1뮤지엄 ④증도갯벌에서 바라본 수평선은 가뭇없이 아득했다. 이곳 날씨란 것이 원래 시시각각 다르다고는 하지만 종잡을 수 없는 왜바람에 당장이라도 후두둑, 굵은 빗방울을 흩뿌릴 듯 잔뜩 찌푸린 하늘은 희미한 바다의 실루엣을 더욱 검고 어둡게 만들었다.갯벌은 오래전부터 그렇게 있었던 듯, 훤하게 속을 드러내놓고 있었다. 농게와 칠게는 불풍나게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흙장난을 치고, 멋모르는 낙지 한 마리, 물골에서 허우적댔다. 짱뚱어란 놈은 자기를 보아달라는 듯, 갯벌 위에서 펄쩍펄쩍 뛰기까지 하고 있었다.녀석들의 분주한 움직임을 보자 괜스레 마음이 조급해졌다. 비가 내리거나 성격 급한 바닷물이 들어오기 전 조금이라도 더 많은 놈들을 낚아야 할 것이었다. 서둘러 바구니를 등에 메고 갯벌로 걸음을 옮기니 미끄러지듯 펄 속으로 발이 박혀 들어갔다. 휘청-. 이제는 발이 박히는 것에 익숙할 때도 됐건만 매번 중심을 잃고 넘어질 지경이 되는 것을 보면, 아직도 더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생각을 한다.갯벌에서 몇 걸음 옮겨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는 낚싯대를 폈다. 최근에 새로 장만한 '신식 낚싯대'를 보자 마음부터 오달졌다.20대 초반이나 됐을까. 짱뚱어잡이를 위해 처음 사용한 낚싯대는 대나무였다. 벌교며 여수, 순천 등 외지 사람들이 와서 짱뚱어를 잡는 모습이 재미있어 보여 무턱대고 시작한 일이었다. 하지만 요령 없이 낚싯대를 던지다 보니 무겁기만 하고 낚싯줄이 원하는 만큼 나가지도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 썰물 때마다 갯벌에 나와 낚싯대를 던졌지만 허탕을 치기 일쑤였고, 이튿날도 맨손으로 돌아가는 날이 반복됐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조금씩 요령을 터득하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등에 멘 바구니의 무게도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그는 새로 구입한 낚싯대를 길게 편 다음 원하는 곳 멀리까지 바늘을 던졌다. 조심스럽게 낚싯대를 끄는 동안 손끝에 미세한 감각이 전해지자 재빨리 잡아챘다. 낚싯바늘에 짱뚱어의 몸이 걸려있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엷은 미소가 떠올랐다.신안 증도 갯벌도립공원◆"갯벌은 삶의 터전… 복받았죠""새로 낚싯대를 사서 한번 해보니까 역시 좋아요. 하루하루 잡는 양이 달라지더라고요. 거기에 요령까지 더해지니 하루에 500마리 이상은 거뜬하게 잡을 수 있었지요. 게다가 다른 사람들은 짱뚱어에 관심조차 없었거든요. 그냥 갯벌에는 시글시글 흔하니까…."신안 증도 장고리의 이남창(85)씨는 짱뚱어 낚시의 산증인이다. 청년시절부터 시작해 최근까지 증도에서 짱뚱어를 낚아 가정을 이끌었다.짱뚱어가 식도락가들에게 인기를 끌 때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었다. 신안의 식당마다 '짱뚱어'를 메뉴로 내걸었고, 물건을 대달라는 업주가 줄을 이을 정도였다. 이 씨가 사는 장고리에서만 5~6명이 함께 낚싯대를 던졌을 뿐, 많은 주민이 짱뚱어잡이에 나선 것도 아니었다.자신이 잡은 짱뚱어를 찾는 발길이 줄기 시작한 것은 수입산 짱뚱어가 들어오면서부터다. 평소 물건을 대달라고 사정하던 업주가 어느 순간 돌변해 "이제 당신과 거래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일이 있었다.하지만 이 씨는 개의치 않았다. 수입산 짱뚱어는 자신이 직접 잡은 것과 비교해 그 맛이 월등히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결국 수입산 짱뚱어탕을 팔던 가게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면서 폐업 위기까지 닥쳤고, 다시 이 씨를 찾아와 짱뚱어를 달라고 하소연하기에 이르렀다. 이 씨는 업주의 행태가 괘씸했지만, "다시는 거래를 끊겠다는 말하지 않겠다"며 읍소하는 모습을 보고 다시 짱뚱어를 공급했다.짱뚱어는 봄에 보이기 시작하지만 낚시는 여름과 가을에 주로 이뤄진다. 짱뚱어가 살이 쪄서 맛이 가장 뛰어난 시기이기도 하다.신안 증도 짱뚱어가 유명해지면서 이를 겨냥한 외지인들이 발길이 이어졌다. 이웃 섬은 물론 무안이나 여수 등지에서도 짱뚱어를 잡기 위해 찾아오곤 했다. 이 씨는 "이 지역 것은 곧 내 것인데 왜 너희가 와서 잡느냐"며 쫓아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안타까운 점은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등의 영향으로 갈수록 짱뚱어의 수가 주는 데다 수요 역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이 씨는 신안 증도의 갯벌이 곧 삶의 터전이었다고 회고했다. "우리로서는 복받은 것이지요. 누구는 짱뚱어를 잡고, 누구는 낙지를 잡으며 힘든 시절 견디고 생계를 유지했으니까요. 농사를 함께 짓기도 했지만 수입은 비교가 안 됐어요.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좋은 갯벌이 지척에 있다는 것이요."갯벌박물관을 찾으면 갯마을 사람들의 다양한 어로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숭어에 농게·칠게·짱뚱어·갯강구까지…갯벌은 조수가 드나드는 바닷가의 모래나 펄로 된 넓고 평평한 땅이 밀물 때는 바다가 됐다가 썰물 때 드러난 곳이다. 육상과 해양이라는 두 개의 생태계가 접하는 곳으로 두 세계의 완충작용뿐만 아니라 연안 생태계의 모태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갯벌은 자연이 만든 천혜의 생명 보고(寶庫)다. 숭어와 농게, 칠게, 짱뚱어, 망둥어는 물론이고 총알고둥, 갯강구, 댕가리, 칠면초 등이 살아 숨 쉬고 있다. 여기에 노랑부리저어새 같은 희귀 조류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살아있는 자연박물관이 된다.바지락과 낙지, 꽃게, 굴, 백합 등 수집 종에 이르는 갯벌 속 청정자원은 갯벌에 터를 잡고 살아온 어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미래 자원이다.신안 갯벌은 가장 넓은 규모를 자랑하는 우리나라 대표 갯벌이다. 국내 전체 면적(2천482의㎢) 중 전남이 42.5%를 보유했는데, 신안에서만 14%(37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신안 갯벌은 대형 저서동물(底棲動物·산호나 성게, 조개, 새우 등 호수나 강, 바다의 바닥에 깔린 바위나 모래에 사는 동물)이 100종 이상 서식하는 곳으로 보전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09년 5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이어 2010년 1월 국토해양부 습지보호지역으로 선정됐고, 2011년 9월에는 우리나라에서 17번째로 람사르습지에 등록됐다.김만선기자 geosigi2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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