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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명 수군이 31대 함포 발사"···CG로 복원된 228년 전 거북선
입력 2023.03.19. 14:16 댓글 0개기사내용 요약
1795년 설계도 '귀선도설' 기반…3층 지붕 세간 인식과 달라
판옥선으로 만든 거북선…무게·안전 상 3층 전체 지붕 못씌워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조선시대 기록을 바탕으로 복원된 거북선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그간 설계도가 없어 정확한 모습을 알 수 없었던 거북선의 설계자료가 확보되며 228년 만에 처음으로 거북선 축소모델과 컴퓨터 모델(CG)을 통해 18세기의 거북선 모습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세간의 인식과 가장 달랐던 부분은 거북선의 지붕이 전체를 둥글게 씌운 형태가 아니라 고 3층 갑판의 중앙 부분에만 판자를 세우고 지붕을 올린 것이라는 점이다.
채연석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지난 16일 서울 과학기술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직접 복원한 거북선 모형을 선보였다. 복원된 거북선은 1795년 왕명으로 편찬된 '이충무공전서'에 담긴 '귀선도설'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귀선도설은 19세기 초 거북선 건조에 사용된 설계도다.
채 전 원장은 비변사등록에 남아있는 18세기 상소문의 내용을 근거로 귀선도설이 1809년 이후 실제로 거북선을 건조할 때 기본 설계자료로 사용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1793~1794년 삼도수군통제사를 지낸 신대현의 상소문에는 "거북선은 고(故) 통제 충무공 이순신이 만든 것으로, 이 배로 싸울 때마다 반드시 승첩했습니다. 도식이 '충무전서(忠武全書)'에 상세히 실려 있어서 한번 보기만 하면 알 수 있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귀선도설에는 통제영 거북선과 전라좌수영 거북선 등 2종류의 설계가 담겨있는데, 채 전 원장은 규격과 구조가 더 자세히 설명된 통제영 거북선을 복원시켰다. 귀선도설을 통해 추정된 1795년 통제영 거북선의 규격은 상장 길이 85척(26.6m), 폭 32척(10m)으로 기존에 알려진 거북선보다 상장의 폭이 넓었다.
거북선의 각 층과 지붕의 모습에 대해서도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기존에는 거북선하면 지붕 전체가 가시와 철갑 등으로 둥글게 씌워져 있을 것으로 예상돼왔다. 하지만 실제 거북선 지붕은 전체를 둥글게 씌운 형태가 아니라 3층 갑판의 중앙 부분에만 판자를 세우고 지붕을 올려 더 얇고 날렵한 모습이었다.
조선시대 주력함인 판옥선과 거북선을 비교해보면 저판의 크기가 같을 경우 1~2층의 규격이 같았다. 이에 거북선을 별도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판옥선의 3층 갑판 중앙에 개판을 만들고 그 안에 함포를 장착하는 식으로 건조됐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판옥선의 3층과 거북선의 3층 개판을 비슷한 무게로 만들어야 배의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만큼 거북선 3층 전체에 지붕을 씌울 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거북선의 무장 형태, 탑승 인원 등도 파악됐다. 그간 거북선 3층 개판 좌우에 활, 조총, 함포 등 어떤 무기를 활용했을지에 대한 의견이 많았는데, 3층에도 함포가 설치됐었다는 근거가 1894년 '통제영 해유문서'에서 확인됐다. 거북선은 2층 선두에 3대, 선미에 1대의 대형함포가 설치되고, 3층에는 좌우 24대, 선두 2대, 선미 1대 등 총 31대의 함포가 장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거북선에 탑승하는 인원은 총 182명으로 추정된다. 장교 6명, 사부 18명, 화포장 10명, 포수 24명, 타공 4명, 격군 120명 등이다. 수군들이 한 달 동안 사용할 군량미 52석, 찐 쌀 6석, 미숫가루 3석 등 모두 61석의 군량미는 1층 창고에 실리고, 2층 중앙에는 수군들의 휴식 방이 배치됐다.
채 전 원장은 "거북선은 우리 민족에게 수호신같은 존재인데, 현재 설계대로 복원된 거북선이 없어 실제로 노를 저으면 움직일 수 있는 게 없고 물에 뜨는 정도"라며 "거북선 설계도를 찾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처음 복원하게 됐다. 실제로 움직이며 포를 쏴도 문제 없는 수준으로 (복원을) 해야 하는데, 설계도를 바탕으로 임진왜란기 사용됐던 거북선 연구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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