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백운호랑이 계속 보니 지루해요~˝

입력 2023.03.14. 15:29 수정 2023.03.18. 14:08 댓글 4개
남구 미디어월, 예술 명소로 자리매김 중
50억 곡면 LED 활용 제대로 못해 아쉬움
입체영상 5분 불과, 구정 홍보·광고 반복
생생한 볼거리 제공 위한 콘텐츠 고민 절실
남구 미디어월에서 구정 소식이 송출되는 모습.

"처음에는 대형 스크린에서 구정 소식도 나오고 하니까 볼 만 했는데 계속 똑같은 장면만 나오니까 지루하네요. 지역 문화예술 관련 콘텐츠 등 다양한 영상이 나오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광주 남구 백운광장 미디어월이 설치 운영된 지 한달이 지나면서 예술 명소로 거듭나고 있는 가운데 남구 관련 다양한 영상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상영 중인 영상이 구정 홍보 영상 위주인데다 한달 내내 반복·재생되면서 일부 지역민들 사이에서 '지루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생생한 볼거리를 제공을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남구 미디어월에서 송출되는 미디어아트 '백운호랑이' 모습. 무등일보 DB.

17일 남구에 따르면 청사 외벽 미디어월에서 반복상영되는 35분 길이의 영상콘텐츠 중 입체영상은 4분 분량에 그친다. 작품 수는 2개로 '백운호랑이 시계탑'과 '백운호랑이'가 각각 2분30초, 1분30초 분량이다.

남은 31분 중 11분 동안은 바닷속 풍경·은행나무 모습 등 일반영상을 이용한 예술작품이 상영된다. 특히 전체 상영시간의 과반인 20분은 남구 홍보영상과 공공광고, 남구민들의 영상편지로 채워졌다. 남구청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들이 수분씩 그대로 상영되기도 한다.

이중 남구와 관련된 영상은 남구소식(2분30초), 미디어아트 공모전 홍보(55초), 영상편지 모집광고(30초), 남구민 영상편지(6분30초), 남구 홍보영상(2분), 미디어월 개막축하 인터뷰(2분) 등 15분이다.

백운광장 미디어월은 지난 2021년부터 사업비 50억을 투입해 설치됐으며, 운영에 따른 전기·통신료는 연간 최대 7천만원 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입체영상을 실감나게 상영하기 위해 'ㄴ'자로 꺾인 모양의 곡면 LED 디스플레이로 계획된 데다가 그 높이와 길이도 각각 10m, 42.5m에 달하지만 막상 그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는 셈이다.

미디어월을 찾은 주민들은 적절한 영상콘텐츠 없이는 미디어월 설치가 예산낭비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남구민 안모(51)씨는 "사람들이 핸드폰으로 찍은 영상을 억지로 상영하다보니 화질이 깨져보이는 것 같다"며 "이정도 영상은 훨씬 저렴한 일반 모니터를 설치해 틀어도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고 했다.

주부 이모(64)씨는 "처음에는 호랑이가 튀어나오는 영상을 볼 때마다 즐겁고 환호성이 나왔는데, 영상 한가지가 한 달 내내 반복재생되다보니 무감각해졌다"며 "더 다양한 볼거리를 준비하고, 주기에 따라 상영작품을 바꾸기도 해야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이에 대해 남구는 교류·창작지원 활동 등으로 콘텐츠를 축적하며 점차 볼거리를 늘려가겠다고 설명했다.

남구 관계자는 "지역 예술인들을 대상으로 미디어아트 공모전도 진행하고 있고, GMAP 등 미디어아트를 상영하는 다른 기관과 작품교류협약도 진행 중이다"며 "미디어월을 통해 백운광장을 전국적인 문화명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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