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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기밀 지켜라"···'챗GPT' 경계하는 해외기업들

입력 2023.03.14. 16:23 댓글 0개

기사내용 요약

日 소프트뱅크·파나소닉 등 사용지침 제정

美 아마존·JP모건도 기밀 정보 유출 경계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일본·미국 등 해외 기업들이 기밀 정보 유출을 우려해 임직원들의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 사용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국내 기업들이 챗GPT를 공부하고 있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AI 활용은 기업 경쟁력 제고에 필수적이지만, 회사의 주요 정보나 기밀 데이터 등을 챗GPT에 입력할 경우 AI가 이를 학습해 외부에 유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를 해소하고자 대화형 AI 사용 지침을 제정하고 있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지난 2월 모든 직원에게 챗GPT 사용에 기밀 정보 입력을 중단하라고 통보했다. 앞서 마련한 대화형 AI 등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 지침을 다시 주지한 것이다. 챗GPT를 어떤 업무나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규칙을 만들기로 했다.

파나소닉 홀딩스 산하 기업 파나소닉커넥트는 정보 유출 대책을 마련한 후 전 임직원에게 대화형 AI를 자료 작성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정보 유출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와 입력 데이터를 AI 학습 등에 2차 활용할 수 없도록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임직원들에겐 개인정보를 입력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히타치 제작소는 대화형 AI의 이용으로 정보 관리나 데이터의 사용법이 올바른지 등 윤리상의 새로운 규칙 제정을 검토한다. 2021년 마련한 AI 활용 지침을 바탕으로 세부 내용을 결정할 방침이다.

후지쯔도 지난 2월 대화형 AI 이용에 대한 정보보호 등 법률이나 윤리상의 과제를 임직원들에게 통지했다. 후지쯔는 지난해 2월 마련한 'AI 윤리 거버넌스실'을 통해 대화형 AI의 이용 주의점을 환기하고 있다.

일본 금융 기업 중에는 대화형 AI 이용을 금지하는 곳도 있다. 미즈호파이낸셜그룹과 미쓰비시UFJ은행,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챗GPT 등 대화형 AI를 업무에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미즈호는 종업원이 업무용 단말기로 대화형 AI를 사용할 수 없도록 접속을 제한하고 있다. 미즈호는 "종업원의 부적절한 이용에 의한 고객이나 금융거래등의 중요 정보의 누설을 막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일본 뿐만 아니라 미국의 일부 기업도 대화형 AI의 업무 활용을 제한하고 있다. 아마존은 임직원들에게 기밀 정보나 자사에서 개발 중인 프로그램을 입력하지 않도록 주의했다.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도이체방크 등 여러 금융기관도 임직원들의 대화형 AI 이용을 금지하거나 제한하고 있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도 AI에 의한 정보 유출 가능성을 인정한다. 챗GPT 이용 안내를 통해 "AI가 이용자의 대화를 학습에 사용한다"며 "대화 중에 민감한 정보는 입력하지 말라"고 권고한다.

이에 글로벌 인터넷 보안 업체 노드VPN은 "챗봇은 이용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점점 더 많은 정보를 습득하도록 설계돼 있다"며 "지나친 개인정보 제공은 타 이용자에게 유출될 수 있는 만큼 피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한편, 우리나라 기업인들은 전 세계적인 챗GPT 열풍에 발 맞춰 세미나를 열거나 스터디 모임을 구성해 대화형 AI 활용법을 공부하고 있다. 회사 기밀 정보 유출에 대한 경각심은 늦추지 않으면서도,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2일 전체 임원을 대상으로 '챗GPT의 등장, 생성형 AI가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열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챗GPT 중요도를 강조하면서 임직원에게 생성형 AI에 대한 공부를 지시했다. LS그룹과 CJ그룹도 '챗GPT'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국내 기업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공무원들에게 챗GPT 활용을 언급한 것처럼, 기업들도 대화형 AI를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할 수 있을 지 고민 중"이라며 "전 세계적인 IT 산업 흐름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많은 기업인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AI 활용법을 공부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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