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5월이면 43주년인데··· 5·18 사적지 관리 손 놓았나

입력 2023.03.13. 16:36 수정 2023.03.14. 13:02 댓글 0개
사적지 주변 쓰레기, 꽁초 수두룩
사적비·안내문 문법 틀린 채 그대로
시 “43주년 기념식 전까지 정비 목표”
14일 오전 찾은 5·18 사적지 제19호 양동시장. 사적비에는 '이곳(복개상가) 양동시장은'이라는 문장 구조가 맞지 않는 글귀가 적혀 있었으며, 사적비 옆 조형물 안내문에는 담뱃불에 그을린 흔적과 버려진 담배꽁초들이 눈에 띄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오는 5월로 5·18민주화운동이 43돌을 맞지만 그날의 역사와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5·18 사적지는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사적지 주변에 담배꽁초와 쓰레기가 널려있고 사적비와 안내문 곳곳의 문법적 오류는 수정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다.

5·18 사적지는 '80년 5월'을 경험하지 못한 후대에게 광주정신을 알리는 장소인만큼 지속적인 관리와 보수가 요구된다.

14일 광주시에 따르면 현재 광주에는 총 29곳의 5·18 사적지가 있다. 자치구별로는 동구 15곳, 서구 6곳, 북구 5곳, 남구 3곳에 각각 분포해 있다.

시는 지난 1998년 1월 5·18 최초 발상지라고 할 수 있는 전남대학교 정문부터 순차적으로 사적지를 지정하면서 사적지마다 80년 5월 당시 어떤 장소였는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설명하기 위한 동그란 사적비를 함께 설치했다. 또 별도로 오월길 조성사업을 진행하며 짧은 설명을 담은 안내문도 추가했다.

14일 오전 찾은 5·18 사적지 제2호 광주역 광장. 안내문에는 '공방전이 벌어졌던'이 아닌 '벌여졌던'이라고 맞춤법이 틀리게 적혀 있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문제는 사적지의 관리 상태. 사적비와 안내문에는 문법에 맞지 않는 문장이 수두룩했으며, 그 주변은 담배꽁초와 쓰레기 등으로 가득했다.

실제로 사적지 제19호 양동시장 사적비에는 '이곳(복개상가) 양동시장은'이라는 문장 구조가 맞지 않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일반적으로 '양동시장 복개상가'나 '양동복개상가'로 부르는 게 맞지 '복개상가 양동시장'이라고 부르진 않는다.

또 사적비 옆 조형물에 설치된 안내문에는 담뱃불에 그을린 흔적이 눈에 띄었다. 주변에는 담배꽁초가 덩그러니 버려져 있었다.

맞춤법이 틀린 글귀가 적힌 안내문도 여전했다.

14일 오전 찾은 5·18 자유공원. 곳곳에 설치된 안내문에는 맞춤법이 틀린 글귀가 대체로 수정됐으나 '깔린 곳이였다' 등 일부 잘못된 표현이 남아있었으며, 글씨가 지워진 안내문도 많았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사적지 제2호인 광주역 광장의 안내문에는 '공방전이 벌어졌던'이 아닌 '벌여졌던'이라고 적혀 있었다.

광주시가 5·18 당시 상무대 법정·영창 등을 복원해 전시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5·18 자유공원에 설치된 안내문에도 맞춤법이 틀린 글귀가 대체로 수정됐으나 '깔린 곳이였다' 등 일부 잘못된 표현이 남아있었으며, 글씨가 지워진 안내문도 많았다.

5·18 자유공원을 찾은 김모(68)씨는 "맞춤법은 둘째치고 글씨가 아예 지워진 부분은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전남대 정문이나 양동시장, 5·18 구묘역 등을 비롯해 곳곳에 관리되지 않고 있는 사적지가 많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이달 중 사적지 29곳을 전수조사해 문법에 맞지 않는 문장이나 맞춤법이 틀린 부분을 올바르게 수정하려고 한다. 5·18 43주년을 맞이해 오는 5월 전까지 정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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