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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 시한폭탄 '뇌동맥류'···"나는 안전한가" 검진을[몸의경고]
입력 2023.02.03. 08:01 댓글 0개기사내용 요약
겨울철 혈압 오르면 뇌동맥류 터질 위험 커져
파열되면 사망 또는 심각한 후유증 남을 우려
전조증상 없어 위험인자 있다면 정기검진 필요
여성·고령·고혈압·동맥경화증·가족력 위험인자
상대적 발생 빈도 높아 CT·MRI 정기검진 필요
파열될 가능성 낮다면 정기 추적 검사로 충분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겨울철 추위와 큰 일교차에 노출되면 혈관이 갑자기 수축하면서 혈압이 상승해 뇌동맥류가 터질 위험이 커진다. 뇌동맥의 일부가 약해져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사망에 이르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전조 증상이 없어 고령층이거나 고혈압·동맥경화증, 가족력 등 위험인자가 있다면 평소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뇌동맥류는 예고 없이 발생하는 중증 뇌혈관 질환이다. 뇌동맥류는 혈관이 터지는 순간 뇌압이 급상승하면서 머리가 터질 듯한 극심한 두통이 발생한다. 구토를 동반하기도 한다. 출혈량이 많으면 의식을 잃거나 사망할 수도 있다. 파열 위치에 따라 시신경을 압박해 시력·시야 장애가 나타날 수도 있다.
뇌동맥류는 크게 뇌동맥이 파열돼 뇌출혈이 발생한 '파열 뇌동맥류'와 뇌동맥이 부풀어 있는 상태에서 발견되는 '비파열 뇌동맥류'로 나눠진다.
파열 뇌동맥류는 뇌 표면의 동맥이 손상되면서 발생하는 뇌지주막하 출혈(뇌졸중의 일종)을 일으키며 25~50%가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파열 뇌동맥류로 치료받는 환자는 한 해 평균 5000 명에 달한다.
파열 뇌동맥류는 치료를 받아도 거의 절반은 크고 작은 영구 장애를 겪는다. 뇌지주막하 출혈이 일어나면 안면마비, 감각이상 등 허혈성 뇌기능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높고, 머리에 물이 차는 뇌수두증도 생길 수 있다.
파열 뇌동맥류는 언제 다시 터질지 알 수 없어 수일 내 '클립결찰술'이나 '혈관내 색전술'로 재출혈을 막아야 한다. 클립결찰술은 머리를 열어 작은 창을 만든 다음 혈관이 부풀어 있는 뇌동맥류를 찾아 클립으로 묶어 파열을 막는 방법이다. 혈관내 색전술은 사타구니 혈관을 통해 가느다란 도관을 넣어 뇌동맥에 접근한 뒤 부푼 뇌동맥류 주머니 안에 매우 가느다란 코일을 채워 넣어 혈류를 차단해 파열을 방지하는 방식이다.
뇌동맥류는 파열되면 치명적이고 치료도 복잡해 뇌동맥이 터지기 전 부풀어 있는 상태에서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터지기 전에는 대부분 자각 증상이 없어 두통의 원인을 찾으려고 하거나 검진 목적으로 시행한 뇌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여성이거나 고령층, 고혈압·동맥경화증 환자, 흡연자, 가족력이 있는 경우라면 정기검진이 필요한 이유다.
김용배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아직 파열되지 않은 뇌동맥류를 미리 발견했다면 가혹한 운명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이라면서 "다만 치료가 꼭 필요한지, 클립결찰술과 혈관내 색전술 중 어느 것이 적합할지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파열 뇌동맥류는 크기, 위치, 모양과 개수, 환자 나이와 건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의 득실을 따진 뒤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뇌동맥류를 진단받았더라도 파열될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면 굳이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정기 추적 검사로 큰 변화가 없는지 점검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치료가 필요하다면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김 교수는 "혈관내 색전술이 첨단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클립결찰술이 훨씬 더 안전한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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