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내용 요약

"러-벨라루스 선수들은 잘못 없어" 올림픽경기 축출 거부

우크라이나 등 유럽국가들 반발.. 파리 올림픽 거부 고려중

[제네바=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내년 파리 올림픽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참여를 허락한 국제 올림픽위원회( IOC)가 우크라이나와 유럽국가들, 서방측의 강력한 반발에 대응해 2일(현지시간) 다시 자세한 입장을 설명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은 전쟁 발발이나 옹호에 대한 책임이 없다며 우크라이나측의 파리 올림픽 참가 불허요청을 거절했던 IOC는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우크라이나 전쟁 현장을 와서 직접 보라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시찰 초청도 거절한다고 밝혔다.

IOC 는 지난 주 그 동안 참가를 거절했던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파리 올림픽 참가 길을 터주기로 했다고 발표해 그들의 올림픽 축출을 주장하는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항의를 받았다.

이에 대해서 IOC는 2일 입장 해명을 위해 여러 나라의 항의에 대한 반박문을 발표했다.

또 러시아의 공격으로 폐허가 된 바흐무트시를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직접 와서 보라는 초청에 대해서는 "현재 우크라이나를 다시 방문할 계획은 없다"며 거절했다. 바흐 위원장은 지난 해 7월 키이우를 다녀왔고 그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과 전화로 소통해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IOC 는 러시아 등 2개국의 선수들의 인권보호를 주장한 유엔 인권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하면서 그 선수들이 소지한 여권의 국적 때문에 차별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 대신 이들은 국기가 아닌 중립적인 깃발 아래에서 참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거기 대해서 우크라이나의 토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선수들인 테니스 선수 엘리나 스비톨리나, 높이뛰기 선수 야로슬라바 마후치크와 1996년 아틀랜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복싱의 블라디미르 클리치코가 며칠 전 반대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파리 올림픽에서 완전히 축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올림픽 위원회도 이를 지지하면서 안 그럴 경우 파리 올림픽 참가를 보이콧 하기 위해 3일 회의를 열어 최종 논의하겠다고 경고했다.

IOC는 2일 성명에서 "이 문제가 너무 이른 시기에 올림픽 참가 보이콧 얘기까지 나오게 된 것은 지극히 유감"이라고 밝혔지만 라트비아와 폴란드, 이어서 에스토니아와 리투아니아 체육부장관들도 2일 보이콧 얘기에 동참했다.

이들은 스포츠계의 이런 논쟁 자체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불법 침공이란 엄연한 사실로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멀어지게 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며 IOC를 비난했다.

IOC는 "주로 우크라이나 이웃 나라들이 이렇게 반대하는 것은 특수한 지정학적 상황에서 당연한 일"이라면서 하지만 올림픽 헌장은 206개국의 올림픽 위원회가 하계 올림픽에 선수단을 보내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2일 백악관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먼저 야만스럽고 잔혹한 전쟁을 일으킨데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그 전에는 IOC의 입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카린 잔-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만약 IOC같은 국제 스포츠 기구가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을 경기에 참가시키려면, 그들이 두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명백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IOC는 과거 남아공이 인종차별시대에 올림픽에서 20년 이상 축출된 것은 유엔의 제재가 가해졌기 때문이며 옛 유고슬라비아의 학살사태로 선수들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중립국 깃발 아래 참가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IOC는 아직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해서는 유엔의 제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3000명이 넘는 우크라이나 운동선수들을 위해 IOC는 750만 달러의 지원기금을 마련해 돕고 있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IOC는 우크라이나 올림픽 위원회 산하 인력들이 전쟁으로 목숨을 잃은 데 대해 깊은 슬픔을 느끼고 있다"고 밝힌 IOC는 하지만 올림픽의 목적은 전 세계가 평화로운 경기를 치르며 단합하게 하기 위한 것이므로 운동선수나 체육단체에 대한 정부의 압력에는 항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파리 올림픽 참가 보이콧은 각국 올림픽 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선수들의 참전 여부가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