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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우리도 금융시장 먼저 완화, FOMC 이후 지켜봐야"

입력 2023.02.01. 11:44 댓글 0개

기사내용 요약

신현송 "원·달러 환율 지난해 10월이 정점…안정 기대"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신현송 BIS 조사국장이 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패러다임의 변화와 한국경제의 대응 방안'을 주제로 열린 제1회 대한상공회의소-한국은행 세미나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 2023.02.01.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난영 한재혁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일 금리 인상에도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선제적으로 완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이 계속 이어질 지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지난해 1400원을 넘어서며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도 올해 안정세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과 대한상공회의소가 '경제패러다임의 변화와 한국경제의 대응방안'을 주제로 공동 개최한 세미나에서 사회자로 나서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경제보좌관 겸 조사국장과 대담을 가졌다. 이 총재가 평소 궁금했던 사안을 신 국장에게 직접 질의하는 방식으로 대담이 이어졌다. 이날 대담에서는 올해 환율과 국제유가, 중국 경제 성장률 등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

이 총재는 먼저 최근 약 달러가 이어지고 있는 등 달러화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것과 관련 향후 달러 전망을 질의했다.

신 국장은 이에 대해 "환율은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데 미 통화정책이 큰 몫을 차지할 것"이라며 "미 연준도 마찬가지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인플레이션이 급선무인 만큼 인플레이션이 어느정도 수그러들고 정점을 찍고 안정된다면 추가적으로 금융 긴축은 하지 않아도 될 그런 상황 온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달러도 지난해 10월을 정점으로 더 이상 큰 폭으로 뛸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볼 수 있다"며 "앞으로는 어느 정도 안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이에 대해 "현 상황에서 물가가 변동이 없는 한 추세적으로 봤을 때 지난해 많이 올라간 달러 가치가 안정화되지 않겠냐는 전제"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또 '미중 갈등으로 새로운 납품업체를 찾아야 할 심각한 상황에서 중국을 포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중국 업체에 납품하는 수출 중소기업 사장의 질문을 대신 질의했다.

이에 신 국장은 "중국이 중간재 무역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중국을 배제 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몇몇 전략적 종목 외에는 지정학적으로 미·중간 갈등이 무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인지 의문이 있을 수 있다. 미중간 마찰이 있더라도 중국과 관계를 유지하는 한국에서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총재도 "중국 수출은 과거 중국 낮은 임금 기초로 지난 20년 간 중국 특혜를 누렸는데 지금은 중국 임금이 올라가고 경쟁력도 심해지면서 구조적으로 중국 의존도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와 관련 중국 경제 회복세가 강화되겠지만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조심스럽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한은 입장에서는 지난해 4분기 중국 경제 성장률이 -2% 정도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0%로 성장하면서 올해 성장률도 5%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지만 중국 경제의 기술적 반등이 우리 경제가 얼마나 많은 회복 효과를 받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가 전날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4%에서 5.2%로 상향 조정한 것에 동의하는지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이에 신 국장은 "BIS는 IMF와 달라 예측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견해"라고 답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패러다임의 변화와 한국경제의 대응 방안'을 주제로 열린 제1회 대한상공회의소-한국은행 세미나에 참석하고 있다. 2023.02.01. mangusta@newsis.com

금리인상에도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선제적으로 반응한 것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이 총재는 "지난해 11월 BIS 회의에 갔을때만 해도 시장이 비관적이었는데, 12월 이후 분위기가 바꼈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그런 측면에서 금융시장은 더 많이 반응하고 있는데 너무 낙관적인 게 아니냐"고 물었다.

신 국장은 "금융시장은 비관적일 때는 금융자산 가격이 민감하게 반영하고 다시 돌아서면 과잉 반응하는 현상이 항상 나타났다"며 "경제 여건이 여의치 않을 때 달러 가치가 높고 반대의 경우 과민 반응할 수 있는데 중앙은행 임무는 시장 반응을 적절히 감안해 실물경제에 맞게끔 금융이 움직이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 총재도 "내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과 다음 주 유럽중앙은행(ECB) 등 메이저 국가의 금리 결정 이후에도 글로벌 금융시장이 지금처럼 같은 견해를 유지될 것인지, 아니면 조정할지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시장에서도 금융시장이 먼저 움직이는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큰 폭 하락한 국제유가에 대해서도 질의가 이어졌다.

이 총재는 "중국 경제가 회복 되면 실물에선 좋지만 너무 빨리 회복하면 석유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제 유가를 올리는 쪽으로 갈 수 있지 않냐"고 물었다.

신 국장은 "원유에 대한 의존도는 최근 몇십 년 동안 많이 내려갔고 최근 들어서도 지속적으로 서서히 낮아지고 있다"며 "원유로부터 천연가스, 재생에너지 등 다른 쪽으로 많이 넘어왔는데 원유 가격이 올라가면 충격이 있겠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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