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청약 맞는지 회의감"···청약통장 가입자 5개월째 하락세

입력 2022.12.16. 06:30 댓글 0개

기사내용 요약

11월 기준 전월 대비 21만990명 줄어

2009년 출시 이후 7월 첫 가입자 감소

"집값 떨어지면서 분양가 메리트 하락"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11일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에서 시민이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금리인상과 전세자금대출 기준 강화로 인해 12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20만8315)중 월세 거래량이 41.8%를 차지해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2.12.11.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2009년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1700만원 정도 모았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 및 금리상승으로 지금 당장 청약할 생각도 없고, 앞으로도 청약으로 분양받는 게 맞는지 회의감이 드네요."(남양주 거주 예비 청약자 A씨)

전국 분양시장의 침체가 계속되면서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도 다섯달째 계속 감소하고 있다. 고금리와 집값 하락 우려가 커지면서 신규단지의 분양가 메리트가 낮아지자 무주택 실수요자들마저 청약을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2661만2817명으로 전달보다 21만990명 줄었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지난 6월 2703만1911명을 기록한 이후 ▲7월 2701만9253명 ▲8월 2700만3542명 ▲9월 2696만9838명 ▲10월 2682만3807명에 이어 5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이는 청약통장 상품이 출시됐던 2009년 이후 처음 나타난 하락세인데, 하락폭도 지난 7월 첫 하락 당시 1만2658명이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16배 가까이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에서 특히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서울지역은 지난 6월 625만1306명에서 지난달 615만3956명으로 9만7350명 떨어졌고, 같은 기간 인천·경기 지역도 882만374명에서 869만5533명으로 12만4841명 하락했다.

5대광역시(530만9908명→520만3751명)와 기타지역(665만323명→655만9577명)도 대부분 약 10만명씩 가입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시스] 기준금리 인상에 정부가 주택청약저축 금리를 올리기로 했다. 다만 주택도시기금의 재무건전성 등을 감안해 인상률은 소폭에 그친다. 청약저축 납입액이 1000만원인 가입자는 이자가 현행 18만원에서 21만원으로 연간 3만원의 이자를 추가로 받게 된다. 1000만원 상당의 국민주택채권을 매입 후 즉시 매도하는 경우 부담금은 약 172만원에서 157만원으로 15만원 줄어들게 된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예비 청약자들은 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부담과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로 청약의 장점이 사라지자, 청약 자체를 포기하거나 당첨되고도 계약을 포기하는 등 다양한 이유로 청약통장을 해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양주에 거주하는 30대 A씨는 "지금 당장 청약할 생각도 없고, 앞으로도 청약으로 분양받는 게 맞는지 회의감이 든다"며 "해지하기 아깝지만 이렇게 두고 있을 수는 없어 해지한 돈을 전세자금으로 쓸까 한다"고 말했다.

또 결혼을 앞둔 서울 거주 30대 B씨는 "최근 신혼집을 알아보다가 '창동 다우아트리체' 무순위 청약에 당첨됐지만 분양가가 너무 비싸 고민 끝에 계약을 포기했다"며 "앞으로 10년간 통장을 쓰지도 못하고, 전세로 들어가는 게 현실적일 것 같아 그냥 해지를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8일 국토교통부는 청약저축 금리를 기존 연 1.8%에서 2.1%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가파른 금리인상과 달리 청약통장 금리는 2016년 이후 6년째 전혀 바뀌고 있지 않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최근 6~7%에 육박하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금리와 비교하면 이 역시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정부는 이외에도 대출규제 등 각종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지만 청약 시장은 전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4만7217가구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의 침체와 집값 하락세에 비해 신규 단지 분양가의 메리트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지금은 집값이 떨어지면서 분양가 자체의 메리트가 줄었다. 싸지 않기 때문이다. 내 집 마련 실수요자들까지 청약을 포기하다 보니 미분양도 계속 늘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제는 '선당후곰(당첨된 후 고민하라)'이 아닌 '선돈후곰(돈이 있어야 청약을 고민할 수 있다)'이기에 각자 자금마련 로드맵을 분명히 갖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ahye_k@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