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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김에 올림픽까지?···카타르 '3-2-1 박물관' 가보니[현장]
입력 2022.12.08. 09:40 댓글 0개기사내용 요약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옆 위치
올해 3월 개장 총 1만9000㎡ 규모…오륜기 링으로 건물 감싼 디자인
1936년 11회 베를린 하계올림픽부터 전 대회 성화봉 소장
축구 펠레·야구 베이브 루스·농구 마이클 조던 등 세계적인 스타 약 90명 소개 및 용품 전시…한국 대표는 양궁 김수녕·쇼트트랙 전이경
[도하(카타르)=뉴시스]박지혁 기자 = 반환점을 돈 2022 카타르월드컵의 여러 특징 중 올림픽을 연상하게 했던 화려한 개막식과 올림픽 미디어 지원 형식인 메인 미디어센터(MMC) 운영이 특히 눈에 띈다.
이번 대회 개막식은 이탈리아 출신 연출가 마르코 발리치가 준비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비롯해 여러 올림픽의 개폐회식 연출에 참여했던 인물이다. 일부 외신은 "올림픽 스타일로 개막식을 연 최초의 월드컵이다.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해석했다.
MMC 시스템은 이동거리가 멀지 않은 카타르의 작은 국토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를 허브로 삼아 각 경기장까지 운영하는 셔틀버스 시스템이나 동선, 구역 정리 등을 보면 올림픽의 그것을 매우 닮았다.
카타르는 막강한 '오일 머니'를 무기로 주요 스포츠 이벤트 개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도 개최한다.
그들이 기대하는 대미는 아마도 올림픽일 것이다. 과거 세 차례 올림픽 유치에 도전했다가 '물을 먹은' 카타르는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발판삼아 올림픽을 유치하겠다는 계산이다.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옆에 위치한 '3-2-1 카타르 올림픽 스포츠 박물관'을 보면 카타르의 야심을 잘 엿볼 수 있다.
월드컵 개최에 맞춰 올해 3월 문을 연 이 박물관은 약 1만9000㎡ 규모로 올림픽 오륜기의 링으로 건물을 감싼 디자인이 눈에 확 들어온다.
'3-2-1'은 시작을 알리는 카운트다운의 의미라고 한다. 대형 스타디움과 나란히 있어 아담한 느낌이지만 소장품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진다.
올림픽의 기원과 역사, 가치, 유산 등을 소개하는 코너가 스포츠 체험관과 함께 가장 인기가 좋았다.
1936년 11회 베를린 하계올림픽부터 올해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전 대회 성화봉이 전시돼 있다. 관리 상태도 매우 좋다.
올림픽 역대 마스코트와 메달을 한 자리에 배치해 장식한 것도 눈에 띄었다.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가 한가운데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또 축구 스타 펠레(브라질)를 비롯해 야구의 베이브 루스(미국), 농구의 마이클 조던(미국), 골프의 잭 니클라우스(미국), 권투의 무하마드 알리(미국), 매니 파퀴아오(필리핀), 테니스의 로저 페더러(스위스), 육상의 우사인 볼트(자메이카) 등 약 90명의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을 집중 조명했다.
한국 대표로 양궁의 김수녕과 쇼트트랙의 전이경이 포함됐다. 대다수 선수들은 실체 착용했던 유니폼, 신발, 공이나 용품 등도 함께 전시됐다.
복제품이지만 포뮬러1(F1)의 미하엘 슈마허(독일)가 몰았던 경주용 차량과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던 자메이카 대표팀의 봅슬레이도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역사관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역사성을 지닌 다양한 스포츠 소장품들이 많았다. 박물관은 "큰 도전을 극복하고, 스포츠를 초월해 강한 상징성을 지닌 선수들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쪽에는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개최했음을 강조하는 코너가 자리했다. 걸프 국가가 개최한 최초의 주요 종합스포츠대회라는 점을 강조했다.
종합스포츠대회의 최고봉인 올림픽을 개최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압둘라 유수프 알 물라 박물관장은 "카타르의 스포츠를 향한 엄청난 욕구와 열정, 더 많은 신체 활동을 권장하는 국가적인 야망을 박물관을 통해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 박물관 개장 행사에는 지오반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나란히 참석했다. 연말까지 50만 명이 찾을 것으로 박물관은 기대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최근 "카타르가 월드컵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올림픽 개최의 발판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며 "IOC 내부에서 작은 나라에 수백만 명의 관중, 32개 종목 1만여 명의 선수를 수용할 인프라를 갖추지 못했다는 시선이 있었지만 월드컵으로 올림픽 스타일의 개최를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는 긍정적인 시선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카타르는 단독 개최를 희망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공동 개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경쟁 후보로는 인도, 인도네시아, 터키 등이 언급된다. 한국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0월 2036년 올림픽 유치를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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