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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업계로 모이는 가출·생계난 청소년들···범죄 노출 우려

입력 2022.12.06. 16:38 댓글 16개

기사내용 요약

광주 금은방 턴 10대 5인조, 배달업체서 만나 범행 모의

채무 등이 강력 범죄로 이어져…"지자체 차원 예방 필요"

음식 배달하는 오토바이. (사진 = 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생계난을 겪는 일부 청소년들이 모여드는 배달대행업체가 탈선의 장으로 변질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6일 광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일 광주 동구 충장로 한 금은방에 침입해 3000만 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특수절도 혐의로 입건된 10대들은 지역 배달대행업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만난 사이로 확인됐다.

범행을 주도한 A(16)군은 전남 한 지역에서 살다 가출해 올해 중순부터 광주에서 지내왔다.

자신이 일하는 배달대행업체에서 숙식을 해결해온 그는 최근 함께 일해온 B(19)씨의 오토바이를 빌려 몰다 사고를 내 수리비를 물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수리비 150만원이 없는 상황에 A군은 B씨를 비롯해 평소 함께 일했던 비슷한 처지의 형·동생들을 끌어모아 금은방 털이를 계획했다. 금은방을 누가 털지, 훔친 귀금속은 누가 팔지 등 계획을 세운 이들은 2일 오전 3시 30분께 범행을 저지르고 달아났으나 머지 않아 차례로 잡혔다. 장물을 팔아주겠다고 한 B씨는 경찰의 추적이 시작되자 함께 범행한 C(19)씨와 함께 5일 자수했다.

이처럼 배달대행업에 종사하는 일부 청소년들이 생계난과 빚 고민에 시달리다 강력 범죄의 길로 빠질 우려가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광주청소년노동인권센터(센터)가 지난 24일 발표한 '2022년 광주 배달라이더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광주 지역 12곳의 배달 업체에서는 567.3명의 배달부를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청소년은 184.7명으로 32.6%에 달한다.

문제는 청소년들이 배달대행업을 하다 생계난 극복은 커녕 상황 고착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는 점에 있다. 센터는 조사에 참여한 배달업 종사 청소년 54명의 하루 지출 금액을 최소 6만 원으로 계산했다. 오토바이 임대료와 보험료, 유류·식비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청소년들이 받는 배달비 수준은 대체로 1건당 3000~3500원에 불과해 하루 최소 20건을 배달해야 본전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이마저도 신호위반·경찰 단속 등에 따른 과태료가 부과될 경우 하루 수익 보전을 위한 배달 횟수는 더욱 늘어난다.

사고를 겪은 청소년들도 응답자 중 절반에 달했으며, 유상운송 종합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치료·수리비를 자부담하고 있는 청소년의 비율도 57.7%에 달했다. 업체가 무면허 운전을 종용하고 있다는 진술도 보고서에 포함됐다.

조사에 참여한 한 청소년은 '(사장이) 면허증이 있냐고 물어봤지만 없어도 괜찮다고 했다'며 '조심히 타면 아무 의미 없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번 금은방 털이를 주도한 A군도 면허가 없는 상태에서 배달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업체 내 위계 상 가장 어린 청소년들은 선배들의 눈치를 보거나 강제 배차, 잔심부름 요구 등을 일부 떠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욕설과 폭행을 당하거나 돈을 갈취당하는 등 불법·인권 침해 사례도 있다는 진술도 나왔다.

센터 관계자는 "배달업은 면허증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어 청소년들이 많이 뛰어 든다"며 "청소년들이 생계난과 채무 에 따른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선 지자체가 나서 적극 지원해줄 수 있는 부분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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