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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KBO 적응했는데···한국 떠나는 푸이그

입력 2022.12.03. 09:00 댓글 0개

기사내용 요약

초반 부진 극복하고 강타자로 입지 굳혀

키움과 재계약 유력했지만, 불법도박·위증 혐의로 재계약 무산

[인천=뉴시스] 권창회 기자 =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 한국시리즈 6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한 키움 푸이그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11.08.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문성대 기자 = 2022년 KBO리그에 입성해 한국 야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야시엘 푸이그(32)가 아쉬움을 남긴 채 한국 생활을 마치게 됐다.

키움은 지난 2일 "올 시즌 푸이그가 보여준 활약이 인상적이었던 만큼 내년 시즌도 함께하길 바랐지만 푸이그의 현재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계속 기다리긴 어렵다고 판단, 내부 논의 끝에 내년 시즌 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론지었다"고 설명했다.

푸이그의 내년 시즌 재계약은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푸이그가 불법 스포츠 도박, 위증 혐의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부담을 느낀 키움은 푸이그와의 계약을 포기했다. 키움은 새로운 외국인 타자 영입 작업에 착수했다.

올 시즌 푸이그가 키움과 계약하자, 한국 팬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KBO리그에 수 많은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들이 입성했었지만, 푸이그 정도 되는 대형 선수는 없었다.

푸이그는 2013년 LA 다저스에서 데뷔해 돌풍을 일으켰다. 빠른 스윙과 힘있는 타격으로 단숨에 스타 선수로 떠올랐다. 빠른 발과 강한 어깨 역시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터뜨리는 등 통산 132홈런을 때려냈다.

하지만 화를 다스르지 못해 항상 여론에 뭇매를 맞았다. 거친 플레이와 행동으로 인해 '야생마'라는 별명을 얻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 한국시리즈 3차전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키움 4회말 공격 1사 후 푸이그가 2루타를 때리며 득점권에 출루하며 기뻐하고 있다. 2022.11.04. xconfind@newsis.com

하지만 2020년부터 메이저리그에서 사라진 푸이그는 도미나카 윈터리그, 멕시칸리그를 전전했다. 메이저리그로 가는 길이 막히자, 키움의 러브콜을 받고 한국 무대에 진출했다.

키움의 푸이그 영입은 사실 모험에 가까웠다.

실력은 미지수였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그의 기질이 선수단 분위기를 망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푸이그가 야구에 임하는 자세는 진지했다. 한국과 KBO리그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고, 팀과 하나가 되려고 누구보다 앞장섰다.

전반기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심기일전한 푸이그는 후반기 들어 56경기에서 3할이 훌쩍 넘는 타율에 12홈런 36타점을 집중시켰다.

올해 126경기에 출전한 푸이그는 타율 0.277(473타수 131안타)에 21홈런 73타점 65득점의 무난한 성적을 올렸다.

푸이그는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타율 0.462에 2홈런 5타점을 기록해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푸이그는 SSG 랜더스와의 한국시리즈에 패했을 때, 눈물을 보이며 누구보다 패배를 분하게 여겼다. 키움과 푸이그는 내년 시즌 함께 우승에 도전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그렸다.

푸이그는 "최종 목표는 미국에서 다시 야구하는 것인데, 그러지 못하면 한국에서 뛸 생각이 있다"고 솔직하게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7회말 1사 주자 1, 3루 상황 키움 푸이그가 1점 적시타를 친 뒤 포효하고 있다. 2022.10.28. jhope@newsis.com

하지만 미국에서의 한 사건으로 인해 그의 미래가 또다시 불투명해졌다.

푸이그는 지난 2019년 5월 조셉 닉스가 운영하는 불법 스포츠 도박에 제3자를 끼고 돈을 걸어 28만2900달러를 잃었으며 이후 수개월 동안 추가로 899건의 베팅을 더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국 연방 기관은 닉스의 불법 도박 회사를 조사하다 올해 초 푸이그와 접촉했다. 푸이그는 조사 과정에서 연방 수사관에게 거짓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이그는 SNS를 통해 무죄를 주장하면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키움은 심사숙소 끝에 푸이그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푸이그만 보고 무작정 기다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푸이그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KBO리그에서 사라지게 됐다. 2023년 이후 KBO 복귀 여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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