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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물'을 함부로 대하지 마라
입력 2022.11.29. 15:31 수정 2022.11.30. 19:05 댓글 0개우리 주변에는 그 가치와 소중함을 모르고 하찮게 여기는 것들이 많다.
'물'이 대표적이다. 언제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고, 누구나 거의 공짜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물처럼 쓴다'는 말 처럼 물을 경시하는 풍토도 한몫한다. 공기처럼 영원히 사용할 수 있는 무한한 자원으로 보는 잘못된 인식은 지나친 물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유럽 주요국가의 2배에 달하는 295L(2019년 기준)에 달할 정도다.
우리가 물을 물쓰듯 쓰면서 '물 부족'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미 국제인구행동단체는 우리나라를 물부족 위험성이 높은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했고, OECD보고서에서는 2050년에는 우리나라가 물 스트레스 1위 회원국이 될 것이라고 경고까지 하고 있다. 실제로 기후변화와 가뭄 등이 일상화되면서 심각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광주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광주지역 주 식수 공급원인 화순 동복댐과 순천 주암댐 저수율은 31%에 불과하다. 저수량으로 따지면 동복댐은 약 2천900만 톤으로 예년 대비 40%, 주암댐은 약 1억 4천300만 톤으로 예년 대비 50% 수준이다.
가뭄이 계속되고 우리가 평상시 대로 물을 펑펑 쓰면 내년 초 단수는 불가피하다.
우리는 이미 단수에 따른 쓰라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만약 내년 단수가 시행된다면 1992년 12월 21일부터 1993년 6월1일까지 156일 동안 격일제 급수가 진행된 이후 30년만이다. 단수는 기본적인 실생활에 타격을 준다. 밥을 짓고, 물을 마시고, 몸을 씻고, 빨래를 해결하는 일상생활에 가장 직접적이고 큰 불편을 가져다 준다. 식당, 병원, 사무실 등의 피해도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
광주시 등 지자체와 유관기관들이 물 절약 캠페인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시민들의 물 절약에 대한 인식과 실천은 낮은 편이다. 당장 급한 불을 꺼야 한다. 방법은 시민들의 생활속 물 절약 실천이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양치 컵과 설거지통 사용하기, 빨래감 모아서 세탁하기, 변기 물탱크에 벽돌·페트병 넣기, 수도꼭지 꼭 잠그기, 샤워시간 줄이기 등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물 절약법이 있다. 특별한 것들이 아니다. 우리가 이미 인지하고 있던 것들이다.
생활속 물절약 실천은 눈앞에 직면한 가뭄 문제는 물론, 장기적인 물 부족 상황을 극복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준다. 각 가정에 공급되는 생활용수가 광주 전체 물 사용량의 68%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생활속 물 절약 실천은 물 위기를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당장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의 20%만 줄여도 제한급수 시기를 내년 6월 장마철까지 늦출 수 있다.
이번 기회에 정부와 지자체는 중장기 물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기상이변 등으로 물 부족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 지고 있고,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빗물과 같은 대체 수자원 개발과 효율적인 수자원 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여기에 수도요금 현실화도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 다만, 물은 공공재로서 개인의 경제적 능력에 관계없이 공평하게 공급받을 권리가 있다. 수도요금 인상은 이런 물 복지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익숙한 것이 곁에 없을 때 그 소중함을 여실히 느낀다.
물은 한정돼 있고 재사용해야 할 소중한 재화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 곁에 흔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무한한 자원처럼 보이지만,흥청망청 쓰다 보면 이번 처럼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시민들의 참여와 노력이 없으면 물 위기 극복은 불가능하다. "21세기 가장 중요한 자원은 석유가 아니라 물이 될 것이다." 미국 경제지 '포춘'의 경고다.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수도꼭지를 틀면 쏟아지는 물을 당연하게 여기고 물에 대한 소중함을 잊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박석호 취재1본부장
- [무등칼럼] 22대 국회의원 생존법 제22대 국회의원 300명이 뽑혔다. 선거가 축제라고 하나, 혐오, 증오의 언어들만 날뛰면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정치권력이 교체됐다. 헌법기관으로서 법을 만들고 정부 예산안 심의, 국정조사 등 이들의 역할은 막중하고 막강하다. 184개에 달하는 특권도 싫든 좋든 갖는다.22대 총선 키워드는 심판, 복수였다. 민생 정책이나 화두는 없고 오로지 정권심판, 이재명 조국심판, 윤석열 탄핵, 텃밭 독점 심판 등등, 심판으로 시작해 심판으로 끝났다. 투표가 민주적 절차에 의한 공인된 심판답게 유권자의 욕구에 부응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은 192석이라는 거대한 집을 지었다.광주전남은 21대에 이어 이번에도 파란색, 특히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채워져 정권 심판에 힘을 실어주었다. 윤석열 정부의 불통과 오만, 국민 눈높이와 동떨어진 정의와 공정, 비상식적 국정 운영은 무서운 민심의 칼날로 비토당했다.지난 2년전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지지를 보내준 지역민들도 신임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선거때마다 욕하면서 찍었고, 비명횡사, 친명횡재 공천으로 불편함을 갖고 있던 지역민들도 정권 심판의 창구로서 민주당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선거는 민의를 반영했지만, 지역 사회에 숙제를 던졌다.오직 이재명만 외친 후보자들22대 총선에서 광주전남은 민주당의 비주류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민주당의 심장부라고 자처함에도 선출직 지도부 한 명 만들어내지 못하는 모래알처럼 존재감이 없다. 서로 견제를 하다보니 텃밭의 영향력 훼손을 자초했고, 중앙당도 눈치볼 것도 없이 광주전남을 주머니 속의 공깃돌처럼 취급했다. 자업자득이다. 총선 과정에서도 대한민국의 중요한 정치적 자산인 김대중 정신은 없고, 지역발전에 대한 정책은 대충 때웠다. 오직 정권심판만 외쳤다. 이재명 대표와 친하고 대여 투쟁의 전사임을 선전하는 목소리만이 춤췄다. 광주전남은 민도가 높고 민주화도시라고 미사여구로 포장하면서도 갈길 바쁜 5·18 전국화를 발목잡는 5·18 진상조사위원회 보고서에 대한 언급 한마디 없는 것에서 진정성을 의심받는다. 이들은 분명한 정치철학보다 민주당의 새 권력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눈치빠르게 민심의 니즈에 코드를 맞춘, 그 이상도 아니다.지역 내부 부조화에 문제 의식을 느껴도 지배적 인식과 다른 말을 하기 싫어하는 지역공동체 기류와 무관치 않다.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자기 정당화 명분을 찾는다. 조국혁신당이 광주전남의 전폭적으로 창당 한 달 만에 당당히 제3당으로 자리잡은 것은 이를 반증해준다.광주전남 지역민들은 단호했다. 아니, 독했다. 오만과 불통의 윤석열 정부 심판이라는 목표앞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에 몰빵했다. 정권심판론의 쓰나미에 인물론, 제3세력, 균형과 견제 등 다른 선택지의 고민은 없었다.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대선에서 실패하고 대구에 내려갔을 때 받아준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그 결과 대구는 국비 반영 상승률이 최고이다. 물론 윤석열 정부의 정치적 기반이긴 해도, 국비 지원사업에 대한 경륜 등의 정무적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는 지역민의 정치적 스탠스는 주목할만하다. 그러면서 우리 내부에서는 '인물을 키우지 못한다'는 말이 빠지지 않는다. 광주전남 국회의원 18명 중 11명이 초선이어서 중앙 무대에서 말발이 먹히겠느냐식의 걱정이자 푸념이다.광주전남은 문재인 정부 당시 치러진 총선에서 선택한 안철수 국민의당 실험에 실패후 민주당 쏠림이 심해진 것은 분명하다. 이러니 현역 교체 욕구가 높은 지역 정치적 성향에서 4년후에도 만약의 바꿔 요구를 벗어날 당선인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참, 가혹한 설정이다. 그렇지만 숨길수 없는 지역 기류는 명심해야할 대목이다.거야의 몸집으로 구성될 22대 국회는 무산된 특검법이 재추진될 것이다. 정권 심판을 내걸고 당선됐으니 지역민의 요구에도 부응해야 한다. 한편으론 싸움판의 전사로만 동원돼 아무런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할까 우려스럽다. 전투력만이 아닌 전문가로서 실력을 보여주길 바라는 지역민의 기대감과는 동떨어질 수 있다.전투력과 전문성 보여야무엇보다 텃밭에 맞는 정치력 복원이 중요하다. 국회의원 18명 모두가 하나돼 광주전남의 목소리를 찾는 것이 지상과제이다. 벌써 2년후 지방선거에 눈독을 두고 있겠지만, 서로 견제만 하단 방안퉁수, 따로국밥 신세를 면치못한다. 또한 정국 이슈를 주도할 전문 영역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내공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본인의 실력이 안되면 지역내 문제의식과 또 정책적 혜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발언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해야한다. 총선 투표 인증한다고 대파들고 사진찍는 것처럼 자기편들만 어울리는 이벤트성 정치에 매몰되지 않아야 함도 당연하다.대한민국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지방소멸, 수도권 집중화시대에서 지방이 살아갈 길에 대한 해법 모색에 집중해주기 바란다. 그러기에 묻는다. 광주군공항 이전 어떻게 할 것인가? 4년 동안 서로 눈치만 보다 예정된 미래를 보낼 것인가. 22대 국회에 입성하는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이 지역 현안 1호 정책 과제로서 머리를 맞대고 풀어내야 한다. 이것이 지역민이 바라는 진정한 국회의원의 역할이다. 연말에 '특별교부세 얼마 받았네' 플래카드로 단체장과 신경전을 벌이는 쪼잔한 장면은 보고 싶지 않다.지역민들과의 스킨십과 소통은 당연히 선출해준 유권자에 대한 도리이다. '4일은 국회, 3일은 귀향', 국회의원의 자기 만족적 홍보 활동을 꼬치꼬치 알고 싶은 지역민은 없다. 유권자의 저울에 합당한 자만이 4년후에도 살아남는 점만 기억했으면 한다. 당선된 지 1주일밖에 안됐는데, 벌써 당선인의 고개가 치켜들여졌다. 1,460일, 초심을 잃지말았으면 한다.이용규 신문제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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