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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그래미 어워즈' 후보 단골손님···3번째 도전 통할까

입력 2022.11.16. 04:13 댓글 0개

기사내용 요약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베스트 뮤직 비디오' 노미네이트

한국어 포함된 '마이 유니버스'로 지명 눈길

맏형 진, 올해 입대로 내년 완전체 불가능함에도 후보 저력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3일(현지시간)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제64회 그래미 시상식에 도착해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2022.04.04.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 '그래미 어워즈'에서 명실상부 후보 단골손님이 됐다. 3년 연속 노미네이트가 되면서, 3번째 도전에 수상을 하게 될 지 관심이 쏠린다.

15일(현지시간) 그래미 어워즈 측이 발표한 '제65회 그래미 어워즈' 후보 명단에서 방탄소년단은 브릿팝 밴드 '콜드플레이'와 협업한 '마이 유니버스'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 3년 연속 지명됐다.

또 방탄소년단은 지난 6월 발매한 앤솔러지 앨범 '프루프'의 타이틀곡 '옛 투 컴'으로 '베스트 뮤직 비디오' 부문 후보에도 올랐다. 이 부문에 방탄소년단이 노미네이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어워즈'에서 2개 부문 후보에 지명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방탄소년단은 K팝 가수 처음으로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오른데 이어 역시 K팝 처음으로 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기염을 토했다.

문턱이 높기로 소문난 그래미 어워즈는 후보에 지명되는 것만으로 영광이다. 특히 방탄소년단 같은 보이밴드가 쟁쟁한 후보 틈에 3년 연속 노미네이트된 것만으로도 사실상 문턱을 낮춘 것이라는 평가도 많다.

1959년부터 열린 '그래미 어워즈'는 이에 따라 '빌보드 뮤직 어워즈'·'아메리칸 뮤직 어워즈'를 포함한 미국 3대 대중음악상 중에서도 문턱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방탄소년단이 지난해 상을 휩쓴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는 각각 차트와 대중의 인기 투표가 기반인 반면, '그래미 어워즈'는 주최 측인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들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른 투표로 수상자를 가린다.

방탄소년단은 올해 4월 '제64회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에서 현지 메인 스트림에 안착했음을 확인했다. '그래미 어워즈' 퍼포머로 무대에 올라, 첩보 영화를 방불케 하는 '버터' 공연으로 호평을 들었다. 객석에 있던 동료, 선후배 뮤지션들이 기립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객석에서 멤버 뷔가 신인상을 받은 미국 '괴물 신예' 올리비아 로드리고에게 귓속말로 대화하는 등의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이 후보로 지명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시상을 후반부로 미뤄 그래미 측이 시청률 상승에 방탄소년단을 이용했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반대로 그 만큼 방탄소년단의 인기와 명성을 확인한 것일 수 있다.

특히 팀의 맏형 진(30·김석진)이 올해 말에 입대할 가능성이 높아 내년에 완전체 활동이 불가능함에도 이번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올라 방탄소년단의 저력이 확실히 확인됐다는 평가가 많다.

사실 내년 2월5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이번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의 수상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마이 유니버스'가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1주간 1위를 차지하고 장기간 차트에 머물렀지만 역시 작년과 올해 각각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던 '다이너마이트'와 '버터'에 비해 파급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두 곡 역시 아쉽게 수상이 불발됐었다.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3일(현지시간)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제64회 그래미 시상식에 참석해 '버터' 공연을 펼치고 있다. 2022.04.04.

특히 이번에 후보들이 쟁쟁하다. 스웨덴 팝 그룹 '아바'의 '돈트 셧 미 다운', 영국 팝스타 에드 시런이 피처링한 쿠바 태생의 카밀라 카베요의 '뱀뱀', 미국 힙합스타 포스트 말론과 미국 가수 도자 캣의 협업곡 '아이 라이크 유(어 해피어 송)', 영국 팝스타 샘 스미스와 독일 싱어송라이터 킴 페트라스가 컬래버레이션한 '언홀리' 등과 경합한다. 특히 '돈트 셧 미 다운' 수상 가능성이 높다. 스웨덴의 전설적인 4인 혼성 팝그룹 아바가 40년 만에 발표한 새 앨범 '보야지(Voyage)' 수록곡이다.

다만 콜드플레이라는 세계적인 명성의 팀과 협업하기는 했지만 '마이 유니버스'에 한국어가 일부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또 그래미 어워즈 장벽을 낮췄다는 평가다. '다이너마이트'와 '버터'는 영어곡이었다.

이와 함께 '옛투컴' 뮤직비디오도 '베스트 뮤직 비디오' 수상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그런데 이 곡의 뮤직비디오가 방탄소년단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기 때문에 그래미 어워즈 측이 후보 지명으로 예우를 해준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비주얼 디렉터 룸펜스가 감독한 '옛투컴' 뮤직비디오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군입대 등으로 당분간 완전체 활동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걸어온 음악 여정을 되돌아본 작품이다. 뮤직비디오의 모든 장면은 방탄소년단의 지난 뮤직비디오 속 장면들에서 영감을 받았다.

'옛투컴' 외에 후보에 오른 뮤직비디오 라인업 역시 화려하다. 영국 팝스타 아델의 '이지 온 미', 도자 캣의 '우먼', 미국 힙합스타 켄드릭 라마의 '더 하트 파트 파이브', 영국 팝스타 해리 스타일스의 '애즈 잇 워즈',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올 투 웰 : 더 쇼트 필름'도 같은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최근 MTV 관련 시상식을 휩쓴 스위프트의 '올 투 웰' 수상이 유력하다.

이번 방탄소년단의 후보 지명 의미는 앞으로도 이 팀이 계속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오를 수 있다는 근거를 마련해줬다는 거다. 특히 2025년 완전체 활동 재개 이전까지 멤버들이 솔로 활동이 활발하게 병행될 것으로 보이는데 리더 RM(28·김남준) 이 곧 발매할 솔로 앨범 '인디고' 등 향후 방탄소년단 멤버들 솔로작으로도 '그래미 어워즈'에 초청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인기 보이밴드 '원디렉션' 출신 해리 스타일스가 과거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팝 솔로 퍼포먼스' 등을 받은 것이 예다. 스타일스는 이번 '그래미 어워즈'에서 '올해의 앨범' 등 본상 부문 후보로도 지명됐다.

실제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솔로로서도 일정 성과를 계속 내면 '그래미 어워즈'의 문도 지속해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은 1만여명이 넘는데 그간 백인 위주였다. 하지만 점차 다양한 인종과 젊은 음악 관계자들이 포함되고 있다. 그만큼 선택지의 폭이 다양해질 확률이 크다. 방탄소년단 멤버들과 하이브 방시혁 의장도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이다.

게다가 하이브가 저스틴 비버·아리아나 그란데 매니지먼트사인 미국 연예 기획사 이타카 홀딩스를 인수한 것에서 보듯 현지에서 영향력을 점차 확대하면서 미국 음악업계에 방탄소년단의 우군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이브는 미국 대표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발표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기업'(TIME100 Most Influential Companies)에 2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방탄소년단의 꾸준한 노미네이트 덕에 K팝의 '그래미 후보' 지명에 대한 고려가 생겼다는 것도 큰 의미다. 결국 후보 지명은 불발됐으나 깜짝 후보 지명이 예측됐던 '블랙핑크'를 포함 향후 다른 K팝 그룹의 노미네이트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데, 그 물꼬를 방탄소년단이 터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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