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기고>청년 정치에 과연 혁신이 있는가?

입력 2022.11.15. 11:25 수정 2022.11.15. 19:00 댓글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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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성민 한국청년위원회 광주시위원장

농경사회에서 산업화 혁명을 거치며 인류는 고도로 발전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농축된 데이터 베이스(Database)를 통해 그 발전의 속도는 경의로울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 더욱이 4차 산업 이후 전 세계가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 산업과 사회 전반에 걸친 거대한 문명사적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과거 농경의 사회에 머물러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정치계다. 정치계는 마치 멈춰버린 고장 난 시계와 같다.

1984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후 다양한 선거제도를 시도하면서 1987년 헌법 개정으로 보다 명확한 직선제 대통령 선거 제도가 확립된 그 시절과 지금을 비교해 보면 인물과 정당 이름만 다를 뿐 지금까지 복사 붙여넣기만 반복하고 있다.

정치계에선 늘 변함없이 '청년'을 앞세운다. 최근의 일이 아니다. 정당의 정치적 스펙트럼을 떠나 관행이 된 것은 과거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청년들은 일단, 허황되고 달콤한 유혹으로 끌어들이기 쉽고 이름만 거창한 완장을 제시해 충성도를 높이고 불평불만과 요구사항이 기성인들 보다 덜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넘치는 에너지와 활용도가 다양하고 보다 젊고 활기찬 정당으로써 대외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기에는 청년이란 콘텐츠 만큼이나 최적의 소재가 없기 때문이다.

과거로 거슬러가보자. 이승만은 대통령 시절, 본인이 직접 단장을 맡으며 대한청년단을 설립했다. 그 이후 서북청년회 등 전국의 20여개가 넘은 우익성향의 청년 단체를 통합해 조직 확대에 각고의 노력을 했다.

200만여명의 청년단원을 보유한 대한청년단은 전국적인 체계를 갖췄으나 본질적인 청년 단체로서의 역할보다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지원하는 정치 친위대 역할이었다. 혈기 넘치는 청년들은 서로 앞다퉈 충성경쟁을 하면서 이승만 정권을 비호하기 위해서라면 심각한 범죄도 마다하지 않았을 정도였다.

비단, 우익진영 이야기만은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새천년민주당 시절 당의 새로운 인물 그리고 보다 젊은 정당을 만들기 위해 소위 말하는 n86 전대협 출신 청년들을 대거 영입시켰고, 노무현 정부 출범과 2004년 총선을 통해서 전대협 출신들이 대거 제도권 정치에 진입했다. 진보계 정당에서도 꾸준히 청년들을 영입해 다양한 선거에 후보들을 내세우고 있다.

젊고 새로운 세대교체는 분명 혁신의 과정 중에 하나인 것은 분명하지만 문제는 갈수록 많은 청년들이 정치적 스펙트럼을 떠나 정치 자체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시대에 비해 정치계 내부는 낡고 구태한 조직문화 속 상당히 뒤처져 있으며 대다수의 청년들은 어떠한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그저 조직의 부품으로 활용되다가 토사구팽 당함으로서 불평등과 박탈감을 안고 점차 하나둘씩 정치계를 떠나고 있다.

특히나 2030세대들은 학업, 직업 그리고 가정을 이뤄가는 세대들이다 보니 시간을 쪼개어 참여하는 정치활동에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다는 의견들이 많다.

다양한 정보를 손쉽게 파악할 수 있는 MZ 세대들은 굳이 돈과 시간을 허비해가며 험한 필드에 직접 가담하지 않더라도 온라인상에서 정도의 참여를 하고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정치 자체를 외면한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앞으로는 필드에서 더 이상 청년들이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는 시대에 맞게 정치 조직문화를 보다 심플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

필요할 때는 청년의 중요성을 떠들다 선거만 끝나면 정작 그 청년들은 온데간데없고 기성인들만 한자리씩 차지하고 거드름을 피운다.

선거철 보여주기식 '청년팔이 정치'가 아닌 청년들이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정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이제는 기성인들이 청년들에게 기회의 장을 열어주는 것이 진정한 혁신의 시작이 아닐까?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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