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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인공지능 선도도시… '일찌감치 광주' 였다

입력 2022.10.06. 16:15 수정 2022.10.06. 19:19 댓글 0개
[무등일보 창간34주년]
윤석열 대통령 "광주를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초연결·초지능·초실감시대, 신산업도시로 주목
국가데이터센터·실증 허브·시즌2 고도화 순항
대학원·영재고·사관학교 등 전문 인력 양성도
'특화 반도체 시대' AI 접목 모델 월등한 우위
광주시 인공지능산업 홍보 영상 갈무리.

"우리나라 인공지능(AI) 경쟁력을 세계 3위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데이터 시장 규모를 2배 이상 키우겠다. 광주는 일찌감치 AI 대표도시로서 도약할 준비를 마친 곳이다. 명실상부한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거듭나도록 제도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광주를 콕 집었다. 디지털 질서 주도 전략으로 제시한 이른바 '뉴욕 구상'의 구현 적지로다. '디지털 선도국가'로의 도약 동력이 광주 AI산업융합집적단지 활성화에 달려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AI기반 혁신 기술 실증이 용이·유연한 경제자유구역인 AI집적단지는 지속 발전이 가능한 개방형 산업융합지로 평가받고 있다. 디지털 산업의 기본이 되는 데이터, 플랫폼, 컴퓨터파워 등의 자원을 공공 영역으로 확보해 기업에게는 다양한 연구개발 환경을 제공하는 동시에 지역에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나아가 국가 전략산업의 심장으로까지 성장 가능한 잠재력을 가졌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산업 불모지였던 광주는 일찌감치 AI를 키워드로 내걸고 생태계 직접화 등에 주력해왔다. 가상·증강, 메타버스 등 관련 기술 혁명이 가속시킨 4차산업혁명시대 대응 차원에서 시작된 광주의 AI산업 육성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비대면 문화 확산이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 수용성을 앞당기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윤 대통령이 광주에서 "다양한 전략 분야 발전에 집중 투자해 초일류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언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광주시 인공지능산업 홍보 영상 갈무리.

◆AI 고도화 '올인'… 특화단지 2단계 관건

AI 중심도시 조성 선포 3년여만에 광주는 관련 산업의 구심점으로 자리잡았다. 집적단지가 그 중심이다. 이곳의 핵심 시설은 세계적 수준의 국가AI데이터센터. 올 연말 완공을 앞두고 있는 AI데이터센터는 고성능 클라우드 서비스를 지원하는 시설이다. 국내 최대, 세계 톱10 규모의 슈퍼컴퓨터를 보유할 예정인데, 그래픽처리장치(GPU) 연산능력만 88.5페타플롭스(PF)에 달한다.

자동차, 에너지, 헬스케어, 문화콘텐츠, 기타 AI제품과 서비스를 연구하고 개발하고자 하는 국내 관련 기업과 공공기관 대학 등에 GPU나 스토리지를 지원하는 역할이다. 국가가 예산을 지원하는 국내 유일 AI 관련 사업지이기도 하다.

신기술 개발의 거점이 될 AI특화산업 실증센터 역시 2024년 가동 될 예정이다.

AI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집적단지 시설 대부분은 AI 연구, 실증, 창업 관련 기관과 기업 등이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도록 개방된다.

집적단지를 통해 광주는 3대 효자 산업인 자동차·헬스케어·에너지 분야 제품 개발 실험·실증 환경 제공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열악한 지역 산업구조를 획기적으로 대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광주글로벌모터스(GGM)로 구현된 광주형일자리의 제2, 제3의 광주형 AI 비즈니스 모델 발굴이 최종 목표다. 이른바 시즌2다.

강기정 시장은 최근 윤 대통령을 대면한 자리에서 광주 AI산업 고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동안 광주가 독보적으로 AI대표도시다운 성과를 만들어 온 만큼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을 비롯한 2단계 사업으로 국가 전략산업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AI 우수인재 조기 발굴과 육성을 위한 국립AI영재고 설립, 자동차산업의 디지털 및 IT 중심 전환 및 국가 미래차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미래자동차 소·부·장 클러스터 지정도 함께 강조했다.

광주시는 윤 대통령이 내광 이튿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약식회견에서 "디지털 심화 시대에 정부는 디지털 플랫폼이 돼야 하며, 이때 가장 중요한 기술이 클라우드와 인공지능이다. 광주의 인공지능 발전과 정부의 플랫폼화의 성공은 뗄 수 없는 운명공동체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힌 만큼 2단계 사업도 순항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광주시 인공지능산업 홍보 영상 갈무리.

◆지속·체계적인 '숨은 진주 찾기' 관건

광주의 AI산업은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지역 혁신 성장을 위한 다양한 관련 정책 추진은 지역의 대학·유관 기관·기업 등과 긴밀한 협업 구조를 형성한 것에 그치지 않고 150여개에 달하는 관련 기업의 지역 안착까지 이끌었다. 이를 통해 500여명의 양질의 새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의 이면에는 풀어내지 못한 인력난 숙제가 남아있다. 미래 신산업으로 AI가 각광받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탓에, 또 비수도권이라는 한계 탓에 광주에서 맞춤형 인재를 찾기란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가 AI사관학교다. 광주에 안착한, 안착하고자 하는 AI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최적의 실무형 AI 인재 양성과 교육생의 취·창업을 제1의 가치로 두고 현재까지 3개 기수의 640여명이 교육을 받았다. 지자체가 주도해 AI 인재만을 육성하는 학교를 세운 것은 광주가 처음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AI대학원, 전남대 AI융합교육전공, 호남대 AI교육센터, 광주교육대 AI융합교육전공 등 지역 주요 대학 내 AI학과 신설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관련 중등교육과정 부재로 인재 양성 사다리가 단절됐다는 점. 광주가 국립 AI영재고 설립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AI영재고 설립은 윤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광주에 약속한 사업이기도 하다. 광주를 AI대표도시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고교교육 과정에서부터 맞춤형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당시 윤 대통령은 강조했다.

광주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과학영재 발굴과 육성 지원을 위해 5년 단위로 국가 지원 방향을 담는 제4차 과학영재발굴육성 종합계획(2023~2027년)에 광주 국립 AI영재고 가이드라인이 담길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광주를 전국 최고의 AI중심도시로 육성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가 산업적 측면에서의 정부 투자 약속은 물론 중등 교육과정 신설을 통한 인력 양성 기반 마련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 할 예정이다.


◆'특화 반도체 시대' AI 접목 모델 월등한 우위

광주가 AI 대표도시로 주목받는 또 다른 배경에는 전국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반도체와의 융합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됐다는데 있다.

AI반도체는 일종의 특화된 시스템(비메모리)반도체다. 우리나라는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는 전 세계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는 등 1위 수준을 지키고 있지만, 시스템반도체 시장의 점유율은 3%대로 극히 낮은 수준이다. 더욱이 AI반도체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신속·정확하게 처리하고 분석해 실행하는 기술까지 갖춰야 하는 탓에 까다로운 기반을 요한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AI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광주는 이미 시스템반도체 사업 확장 용이성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여기에 반도체 공정에서 공기나 다름없는 핵심 자원인 용수와 광·풍력 등이 풍부하고 세계적 화두인 ESG 경영 적합지, RE100 선도도시 등의 요소를 갖춘 점도 강점이다.

시스템반도체시장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지표는 설계자 유무. 한국에너지공대(KENTECH)와 GIST 등과 연계해 단순히 반도체 투입 인력을 양성하는 차원이 아닌 핵심 기술 설계자를 육성하는 '팹리스(Fabless)' 교육과정을 신설해 독보적인 경쟁력을 키우는 것도 지역 핵심 전략 중 하나다.

염방열 광주시 인공지능산업국장은 "광주의 AI산업은 시민 모두가 기회를 가질 수 있는 도시 구현을 위한 발판이 되고 있다. 초연결·초지능·초실감시대, 탄탄한 인프라와 인재 양성 기반·전략, 반도체와의 융합 등 3박자를 고루 갖춘 광주가 국가 전략 사업을 이끄는 구심점이 되도록 정부의 적극 지원을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주현정기자 doit8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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