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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오염국 된 한국]④"호기심에 접한 마약···끊기 위해선 평생을 싸워야"
입력 2022.10.03. 07:00 댓글 0개기사내용 요약
박영덕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재활실장 인터뷰
중독 아픔 딛고 20년째 재활돕는 상담사로 '변신'
"스스로 중독된 것 모르는 이들도…도움 요청해야"
[서울=뉴시스] 위용성 기자 = "사람의 기억에는 특별한 추억이나 상황이 남기 때문에 마약을 접했던 순간도 잘 지워지지 않습니다. 마약은 항상 재발할 위험이 있는 중독의 병입니다. 그래서 마약은 평생 싸워야 된다는 얘기가 있는 것입니다."
박영덕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재활실장에게는 어두운 과거가 있다. 그는 중학생 시절 마약을 접했고 이후 25년간을 중독자로 살았다.
하지만 그는 이후 단약(마약을 끊는 것)에 성공했고, 현재는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중독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재활을 돕는 상담사로 변신해 20년째 활동하고 있다.
박 실장은 뉴시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10대와 20대도 너무나 쉽게 마약을 접하고, 끊기란 평생을 싸워야 하는 고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약에 중독되면 내가 '항상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중독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또 10, 20대 어린 나이에 마약을 접하는 이들은 마약에 대해 끊어야겠다는 생각 자체를 크게 하지 않는 것 같다"고도 우려했다.
다음은 박 실장과의 일문일답.
-외부의 도움 없이 스스로 마약을 끊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가.
"중독자가 혼자서 마약을 끊는 것은 힘들다. 마약에 중독되면 내가 '항상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중독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기관이나 중독전문병원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재활 과정에서 마약 중독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점은 무엇인가.
"중독자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재활 과정에서도 규칙적으로 하는 치료를 싫어한다. 또 집중력이 떨어져서 지적 재활 활동도 힘들어 하고, 몸 상태가 건강하지 못하니 힘든 재활 활동도 쉽지 않다."
-연령대별로 힘들어하는 점이 다를 것 같은데, 최근 늘어나는 10대 마약중독자들 만의 특성이 있다면.
"10, 20대 어린 나이에 마약을 접하는 이들은 마약에 대해 끊어야겠다는 생각 자체를 크게 하지 않는 것 같다. 그 위 연령대 중독자들이 '언제든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10대에 마약중독으로 가는 이들 중에는 가정 형편상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탈선 또는 가출하는 아이들이 중독되는 경우가 많다."
-재활 프로그램을 찾는 중독자들은 대부분 무엇 때문에 마약에 손을 대게 됐다고 하는가.
"대부분 SNS를 통해 마약이란 존재의 호기심을 가지고 마약을 접하게 된다. 마약 사이트에서 알게 된 마약 판매상이 텔레그램 등을 통해 혼자서 마약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방법까지 자세하게 알려준다. 과거에는 반사회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 즉 범죄자나 전과자가 교도소에서 알고 지냈던 사람을 통해 마약을 접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는 일반인이 더 마약을 많이 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재활과 치료에 걸리는 시간을 얼마 정도인가.
"중독자마다 재활 치료 방법이 다르지만, 기본으로 약 3년 동안은 지속적인 재활치료가 필요하다."
-해외 주요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의 마약 재활 및 치료 시스템은 어떤가.
"우리나라는 마약중독에 대해 처벌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마약 치료나 재활에 대한 인식이 형성돼 있지 않다. 마약에 중독된 이들이 약을 끊고 싶어도 전과자가 되거나 교도소에 갈 것이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이다. 다른 중독과 달리 치료시설이나 병원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그러다보니 숨어서 마약을 접하는 사람들이 치료 받고 싶어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약을 끊었다'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고 '마약은 평생 싸워서 끊는 것'이라는 표현이 있다고 한다.
"사람이란 특별한 추억이나 상황 때문에 특히 마약을 접했던 순간들이 잘 지워지지 않는다. 때문에 항상 재발할 위험이 있는 중독의 병이다. 그래서 평생 싸워야 된다는 얘기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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