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기고> 행정을 모르는 의사의 고민

입력 2022.09.22. 12:01 수정 2022.09.22. 20:26 댓글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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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영 광주시의사회 공공의료담당이사

저는 광주광역시 의사회 공공의료담당 이사입니다. 공공의료 담당이사는 2021년 10월 19일 처음 만들어진 자리입니다. 강기정시장 인수위에 '보건의료 정책제안서'를 냈고, 요즘에는 400페이지가 넘는 '광주시의료원 용역보고서(과천의대)'를 몇몇 의사들과 같이 읽으면서 토론하고 있습니다. 고민은 '어떤 광주시의료원을 만들어야 하는가?'입니다.

저는 행정을 모르는 의사입니다. 인터넷의 '이해하기 쉽게 쓴 행정학 용어 사전'에서 행정(行政, administraion)을 찾아 보았습니다.'일반적으로 행정이라 하면, 법 아래에서 법의 규제를 받으면서 국가 목적 또는 공익을 실현하기 위해 행하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국가 작용을 말한다.'

덩달아 보건행정도 찾아보았습니다. '보건행정保健行政)이라는 것은 국민이 심신의 건강을 유지함과 동시에 적극적으로 건강 증진을 도모하도록 돕는 보건정책을 목표로 하는 행정이며, 구체적으로는 영유아 및 성인에서 노인까지의 보건대책, 성인병이나 전염병을 포함한 각종 질병대책, 정신위생대책 등을 그 내용으로 한다. 한국의 질병구조는 급·만성 전염병 등의 감염성 질환에서 뇌졸중, 암 등의 성인병의 비중이 커지고 있으며, 또한 앞으로의 고령화 사회의 도래를 앞두고, 중고령자에 대한 보건대책의 중요성이 더욱더 증대할 것이다. 보건행정은 시도 보건소 및 보건치료소와 시군구가 각각 역할분담하에 행하고 있으나, 시책 실시에 있어서는 건강교육, 건강진단에서 치료, 재활에 이르기 까지 종합적으로 행하여질 필요가 있으며, 그를 위해서는 의료기관이나 주민조직과의 긴밀한 연계가 필요하다.(간호학대사전, 1996. 3. 1., 대한간호학회)'

그럼 보건행정의 전초기지인 보건소는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해 법부터 찾아 보았습니다. 지역보건법에 명시된 '제11조(보건소의 기능 및 업무)는 1. 건강 친화적인 지역사회 여건의 조성, 2. 지역보건의료정책의 기획, 조사·연구 및 평가, 3. 보건의료인 및 보건의료기본법 제3조제4호에 따른 보건의료기관 등에 대한 지도·관리·육성과 국민보건 향상을 위한 지도·관리 4. 보건의료 관련기관·단체, 학교, 직장 등과의 협력체계 구축 5. 지역주민의 건강증진 및 질병예방·관리를 위한 다음 각 목의 지역보건의료서비스의 제공'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5.항의 지역보건의료서비스로 가. 국민건강증진·구강건강·영양관리사업 및 보건교육, 나.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 다. 모성과 영유아의 건강유지·증진 , 라. 여성·노인·장애인 등 보건의료 취약계층의 건강유지·증진, 마. 정신건강증진 및 생명존중에 관한 사항, 바. 지역주민에 대한 진료, 건강검진 및 만성질환 등의 질병관리에 관한 사항, 사. 가정 및 사회복지시설 등을 방문하여 행하는 보건의료 및 건강관리사업, 아. 난임의 예방 및 관리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시민들의 건강에 대한 다양한 일을 하고 코로나 방역의 전초기지인 보건소를 이끄는 소장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요? 보건소장은 '행정의 달인'의 '순환대상 보직이나 승진대상 직위'가 아닌 '공공보건의료전문가'가 오랫동안 진득하게 앉아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닐까요?.

2021년 10월 최기상의원(더불어민주당)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의사 면허가 있는 보건소장 비율은 2017년 42.5%, 2018년 39%, 2019년 40.6%, 2020년 41.4%입니다.(의사신문, 2021.10.20. 09:37 홍미현기자) 보건소장으로서 '의사의 특권'을 포기한 비율이 60%에 가깝습니다. 지역보건법시행령 13조 1항 '의사 면허가 있는 사람 중에서 보건소장을 임용한다. 다만,'이 공공의료와 보건행정에 뜻이 있는 '소수 일부' 의사들에 대한 해택으로 생각해야 할까요?

광주시 남구는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오랫동안 보건직이 보건소장을 했습니다. 당연히 구민들이 더 좋은 보건'행정'의 해택을 받았으리라 생각합니다. '법대로'를 '불합리한 관행', '탈법적'을 '합리적'이라 말하며 행정을 더 잘하니까 보건소장을 맡아도 된다는 기사를 읽으며 행정은 '법 아래에서 법의 규제를 받으면서 국가 목적 또는 공익을 실현하기 위해 행하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국가 작용'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곱씹어 봅니다. 또 행정을 모르는 의사로서 광주시의료원을 걱정하는 것은 주제넘는 일은 아닌가 반성해 봅니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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