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호남의 답은 투표 '보이콧'···싸늘히 식은 民 심장

입력 2022.08.21. 19:31 수정 2022.08.21. 19:46 댓글 10개
전국 평균보다 낮아…최하위 수준
현역 의원에 대한 '심판'도 엿보여
"비판보다 무관심 더 무섭다" 자성
'확대명' 재확인·송갑석 가능성 높여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가 21일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렸다.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들이 광주·전남 투표율 발표가 끝나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더불어민주당 8·28전당대회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예상된 '호남대전'이 싸늘히 식은 심장의 모습만 재확인한 채 막을 내렸다.

대선 당시 압도적인 투표율과 득표율로 민주당에 걸었던 기대감이 '지고도 정신 못차리는' 당의 모습에 지방선거에서 역대 최저 득표율로 심판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왔는데, 이번 전대에서 보여준 것은 심판을 넘어 외면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최고위원 선거와 시당위원장 선거에서 지역 현역 의원들이 신뢰를 받지 못하는 모습도 겹치며 차기 총선에서 냉혹한 민심의 심판만이 기다릴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21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5차 전당대회 광주·전남지역 순회경선 투표율은 최종적으로 광주 34.18%, 전남 37.52%를 기록했다.

전날 열린 전북지역 경선에서도 34.07%를 기록해 광주·전남지역의 투표율에 관심이 쏠렸으나 예상대로 저조한 기록을 나타냈다. 지난 충청 경선까지 누적 투표율이 37.69%라는 점에서 전국 평균 아래는 물론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호남은 민주당 전체 권리당원의 3분의 1 가량인 42만명(32%)이 몰려 있다.

광주는 9만2천154명, 전남은 17만1천321명이 포진돼 있다.

특히 호남지역 출신이 많은 수도권 표심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최대 승부처'이자, 방향계로 인식됐다. 그러나 민주당 심장은 '보이콧' 수준의 저조한 투표율로 답을 대신했다.

앞서 호남권 권리당원 온라인투표에서 전북은 17.20%, 광주·전남은 각각 18.18%, 16.76%에 그쳤다.

'민주당 심장'이라고 하는 호남에서 전국 최저 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막판 ARS에 투표가 집중되면서 전국 최저 투표율은 면했다.

특히 현역 민주당 국회의원에 대한 평가도 냉엄하다.

호남 단일 후보로 나선 송갑석 최고위원 후보(광주 서구갑)는 안방에서 조차 확고한 지지를 받지 못했다.

송 후보는 이날 최고위원 선거에서 전날 전북에서 5.82%(6천248표)를 획득하며 7위를 기록한 데 이어 광주에서 22.27%, 전남에서 14.55%를 기록했다. 2인 1표라는 점을 감안하면 불신임에 가까운 성적이다.

또 광주시당위원장 경선에서도 평당원인 최회용 전 참여자치21 공동대표가 현역인 이병훈 의원(광주 동남을)을 상대로 40% 득표율을 얻으며 선전한 것도 현 민주당에 대한 심판 성격으로 풀이된다.

이날 경선에서 윤영찬 최고위원 후보는 "비판보다 무관심이 더 무섭다. 당원이 당을 버리고 전당대회를 외면하는 현실이 부끄럽고 두렵다"며 자성의 목소리도 내기도 했다.

오승용 킹핀정책리서치 대표도 "(지역에서) 민주당에 대한 기대감이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광주·전남지역 경선 권리당원 투표에서 이재명 당대표 후보는 광주 78.58%, 전남 79.02%를 얻어 독주를 이어나갔다. 이날까지 누적 득표율 이 후보 78.35%, 박 후보 21.65%다.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호남 단일 후보인 송갑석 후보가 누적 득표율 9.09%를 기록해, 5위인 박찬대 후보의 9.47%에 바짝 따라붙으며 당선권인 5위 진입 가능성을 높였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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