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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尹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시작은 반도체특화단지

입력 2022.08.17. 20:07 댓글 0개
박석호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취재1본부장
박석호 취재1본부장

'말은 태어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이 태어나면 서울로 보내라'라는 속담이 있다. '자신의 경쟁력을 키우고 더 큰 세상을 보라'는 의미를 담고 있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지방 탈출과 수도권 밀집'을 부추기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지방의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학생들은 많은 비용을 들여서라도 한사코 수도권 대학에 진학하려 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방에는 없는 대형복합쇼핑몰과 수도권 병원으로 '원정 쇼핑·진료'를 떠난다.

지방사람들이 수도권에 몰리고 지역자금 역외 유출까지 확대되면서 지방은 살기 나쁜 곳이 됐다.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정치와 문화, 복지, 체육 등 전 분야에서 수도권 집중은 심화되고 역으로 지방소멸은 현실화되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내놓은 '2021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는 이런 현상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우리나라 총인구는 5천173만8천명으로 1년 전보다 9만1천명(0.2%) 줄었다.

지난해 수도권 인구는 전년 대비 0.1% 늘었지만 중부권·호남권·영남권 등 나머지 권역은 전부 줄었다. 수도권 인구 비율은 2019년 처음으로 50% 선을 넘어선 뒤 계속 올라가고 있는 반면 저출산과 고령화로 지방은 '노인의 도시'로 변해가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 인구 감소도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인구를 빨아들일 지방이 소멸하면 수도권 붕괴도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지방 소멸은 우리 미래와 관련해 가장 심각한 문제다. 그럼에도 그에 맞는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역대 정권마다 수도권 집중을 분산해 지방을 살리겠다고 외쳤지만 현실은 변한 것이 전혀 없다. 윤석열 정부도 '지역 발전이 국가 발전'이라며 "지방시대라는 모토를 가지고 새 정부를 운영하겠다"고 천명했지만 지방홀대와 차별은 그대로다. 오히려 윤 정부는 수도권 규제를 풀어주려 한다. 국정 목표인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는 요원해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수도권에 사는 우리나라 지도층들이 지방에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수도권이 곧 국가'라는 지독한 수도권 중심주의가 고정관념처럼 박혀있다.

이러다 보니 지방정부들은 '메가시티'를 통해 수도권 집중화에 맞서려 한다. 중앙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지방 위기를 타파하는 최선의 방법은 '지방 연대'라고 보기 있기 때문이다. 부산·울산·경남 3개 지자체처럼 광주·전남도 '생존을 위한 연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윤 정부가 추진 중인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수도권 집중화를 막고 지방을 살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있어서다. 광주·전남도 젊은이들의 수도권 이탈을 막고 지역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반도체산업 육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사실 광주가 'AI 중심도시'를 표방하면서 몇몇 수도권의 작은 기업들이 광주에 둥지를 틀었지만 지역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반도체 특화단지와 반도체 대기업 유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21세기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반도체산업 육성은 강기정 광주시장의 최대 역점사업이자 전남과의 초광역협력사업이다. 강 시장은 광복 77주년을 맞아 "국내 최대 항일 독립운동 전진기지였던 광주를 수도권 집중으로부터 해방하는 '균형발전 기회도시 광주'로 세우겠다"고 선언했다.

그 시작은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다. 국회 반도체특별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김준하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는 광주·전남은 물·전기·환경·부지·시스템 등 반도체 필수요소를 완벽히 갖춘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지역균형발전과 지방 중 가장 열악한 광주·전남의 상생발전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윤 정부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때다.

지역균형발전의 답은 어쩌면 간단하다. 집중화된 수도권의 지방 분산화가 해법이다. 반도체특화단지는 지역균형발전의 출발점이자, 광주·전남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 지방이 없는 수도권은 존재할 수 없다. 지역균형발전은 우리 모두가 함께 사는 길이다. 지방소멸의 시간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어쩌면 이번이 망국적인 수도권 일극체제를 뒤흔들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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