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홍범도 흉상과 소설 '하얼빈'

입력 2022.08.16. 17:54 수정 2022.08.17. 19:00 댓글 0개
최민석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문화스포츠에디터

1910년 한일합방은 우리 역사의 가장 암흑기인 일제강점기의 서막이었다. 영토는 줄었어도 주권은 잃지 않았던 우리 민족은 5천년 역사 이래 가장 어두운 터널로 들어섰다. 일제의 군대해산으로 총칼을 빼앗긴 병사들은 전국 각지에서 농민과 일반 백성들과 힘을 모아 의병투쟁에 나섰고 일부 지배층과 유생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국권회복 투쟁에 합류했다.

나라를 잃은 현실 앞에서는 반상도 계급도 체면도 가리지 않았다. 오직 나라를 되찾겠다는 일념 뿐이었다.

그러나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국내에서의 한계에 봉착한 지식층과 엘리트, 농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국외로 발길을 돌렸다.

압록강을 건너 만주와 중국으로, 두만강을 건너 러시아령 연해주로 기약 없는 발길을 재촉했다. 평양에서 태어난 홍범도 장군(1868~1943)도 그 대열에 합류한 사람 중 한명이었다. '명사수'로 이름을 알렸던 그는 1895년 을미의병을 계기로 짐승이 아닌 일본을 사냥하겠다는 다짐으로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는 1911년 러시아 연해주로 망명해 무장독립투쟁을 펼쳤다. 대한북로군 소속으로 1920년 6월 봉오동 전투, 같은 해 10월 청산리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정부는 지난해 홍 장균 유해를 봉환해 건국훈장 최고등급인 대한민국장을 추서하고 대전 국립현충원 독립유공자 묘역에 안장했다. 광복 77주년인 지난 15일 유해 봉환 1주년을 맞아 광주 광산구 월곡동 다모아어린이공원에 그의 흉상이 제막됐다.

이를 계기로 '홍범도공원'도 들어설 예정이다. 홍범도 장군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안중근 의사다.

김훈 작가의 신작 '하얼빈'은 안중근이 하얼빈역에서 일제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사건을 중심으로 쓰인 소설이다.

작가는 "안중근을 그의 시대 안에 가두어놓을 수 는 없다"며 청년 안중근에 초점을 두고 작품을 썼다. 홍범도와 안중근은 조국을 잃은 분노와 절실함, 자유의지로 불꽃같은 삶을 살다간 선구자들이다. 영면했던 그들의 삶과 정신이 흉상과 소설로 부활했다. 광복이 찾아왔음에도 분단의 비극이 이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들을 시대 안에 가둘 수 없다는 김훈 작가의 외침은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그들을 잊지 말아야 할 이유다.

최민석 문화스포츠에디터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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