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대전 성심당·군산 이성당…광주는?

입력 2022.08.08. 13:43 수정 2022.08.09. 01:58 댓글 0개
김현수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서울취재본부

"광주는 뭐가 유명하죠?"

수도권 의원실에서 근무하다 21대 국회 들어 광주 의원실로 옮긴 다른 지역 출신 한 보좌관이 기자에게 했던 질문이다.

업무차 광주에 갔다가 서울로 올라오면서 가족 또는 지인들에게 줄 선물, 즉 '광주 특산물'을 사려고 했던 것 같다.

국회 경력이 짱짱했던 이 보좌관은 지자체 공무원들이 의원실을 방문할 때 양손 가득 들고 온 지역 특산품을 떠오른 것이다.

기자는 이 질문에 "글쎄…뭘까"라는 답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딱히 떠오르는 광주 특산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난달 8일 'KTX 단상'이란 제목으로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보고 이 질문의 정답(?)을 짐작하게 됐다.

다음은 강 시장이 올린 글의 전문이다.

"주말을 앞두고, 대통령-시도지사 간담회가 있습니다. 그리고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예산 협의도 예정되어 있어, 제 오른손에는 '무거운 정책 가방'이 들려있습니다.

이제 문득 왼손을 보니, 또 다른 생각이 스쳐 지나갑니다.

국회와 청와대에서 근무할 때, 직원들이 대전에 다녀올 때는 성심당빵, 군산을 다녀 올 때는 이성당빵을 사 오곤 했었죠. 기차에 오른 지금, 제 왼손에는 무엇이 들려있어야 할까?

큰 산업을 키우는 것 못지않게, 광주를 대표하는 '로컬브랜드'를 세우는 것이 정말 중요한 과제라는 생각을 하며 눈을 감습니다."

기자에게 광주 특산물을 물어봤던 보좌관에게 이 글에 대해 이야기 했더니 "맞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라고 했다.

이 보좌관도 대전 성심당, 군산 이성당 빵맛을 그 지역 인사들이 가져오면서 알게 됐다고 했다.

기자도 문재인 정부 때 청와대를 출입하면서 대전 성심당빵 맛을 봤다.

대전 지역 기자가 성심당의 대표 메뉴인 튀김소보르를 사와 동료 기자들에게 건넸다.

튀김소보르를 주던 그 기자의 얼굴에서 '대전에는 전국적으로 알려진 브랜드가 있다'는 자부심이 읽혀졌다.

반도체, 자동차, AI(인공지능) 등 지역의 큰 산업 육성은 중요하다.

하지만 큰 산업 못지 않게 전국민이 광주 하면 떠오르는 로컬브랜드 하나 정도 키우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장 인지하고 있으니 '광주 OOO'이란 로컬브랜드가 탄생하길 기대해본다.

김현수 서울취재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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