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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찜통더위', 광주 여름습도 증가 이유는?

입력 2022.08.08. 15:37 수정 2022.08.08. 17:13 댓글 1개
최근 폭염특보 주원인 '높은 습도'
2016년 기점으로 급격히 상승해
아열대고기압·기후범위 확장 중

광주·전남지역에서 올여름 찜통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원인으로 80%에 달하는 습도가 꼽히고 있다. 특히 남부지방의 여름철 습도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인데 이는 기후변화와 아열대성 기단의 패턴 변화가 주원인으로 보인다.

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광주·전남 전역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다. 폭염특보는 최고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일 때 내려진다.

광주에 연일 내려지고 있는 폭염특보의 주요 원인은 높은 습도라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이번 폭염특보 기간에도 광주의 낮 최고기온는 30~33도 수준이지만 최고습도가 85~95%에 달해 체감온도와 불쾌지수가 함께 솟구치고 있다.

특히 광주는 올여름 내내 무더운 날씨와 함께 평년 대비 높은 습도를 보이며 '광프리카(광주+아프리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올해 광주의 6월 평균 상대습도는 82.5%로 지난 20년 평균인 71.7%보다 무려 10.8%p 높았다. 7월 평균 상대습도도 87.3%로 20년 평균(80.8%)보다 6.5%p 높다.

광주의 여름 습도는 지난 2016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2015년까지 광주의 여름 평균 습도는 73%~78% 사이를 기록해왔지만 2016년에 81%의 평균 습도를 기록해 처음으로 80%대에 진입한 이후 꾸준히 77~88% 사이를 맴돌고 있다.

이렇듯 광주에서 고온다습한 여름 날씨가 이어지는 것은 대기순환 패턴이 변화해 북서태평양 아열대 고기압의 영향반경이 넓어졌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APEC기후센터와 부산대학교는 북서태평양 아열대 고기압의 위치가 동아시아 방면인 남서쪽으로 이동해 한반도 남부지역의 여름 기온과 습도가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해 발표했다. 북서태평양 아열대 고기압은 고온다습한 성격을 띄는 전형적인 아열대 고기압 중 하나다. 이 고기압의 영향을 받으면 광주에는 태평양의 수증기와 뜨거운 공기가 밀려오게 된다.

아열대기후 기준선이 북상하는 것도 '찜통더위'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오르면서 아열대기후 범위가 북쪽으로 확장하고 있다. 1990년대에는 한반도 남해안 일부만 아열대기후 범위에 포함됐으나 최근에는 목포와 함평 등 전남지역까지 고온다습한 아열대기후를 보이고 있다.

광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지난 1일부터 오늘까지 8월 평균 습도도 무려 93.6%로 평년보다 높았다"며 "광주는 당분간 90%대의 하루최고습도를 유지하다가 소나기가 내리는 11일에는 최고습도가 100%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습도가 높으면 온열질환 위험성이 더욱 커지는 만큼 건강관리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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