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누리호의 사람들]③<끝>"첨단 우주발사체 누리호에 나무도 쓰였다"

입력 2022.07.11. 06:00 댓글 0개

기사내용 요약

전영두 체계종합팀장, 선병찬 비행성능팀장, 박종연 엔진팀 선임연구원

호기심 깨워주고 긴 안목으로 지켜보면 우주과학자 꿈 이룰 것

경쟁국 제치려면 연구환경 개선에 정부 노력 더 필요

유연한 예산제도·장비도입시스템 마련돼야

[대전=뉴시스] 최동준 기자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선병찬(가운데) 발사체비행성능팀장, 전영두(왼쪽) 발사체체계종합팀장, 박종연 발사체엔진팀 선임연구원이 1일 대전 유성구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07.01. photocdj@newsis.com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누리호 주역 인터뷰 마지막 편으로 국민들이 제시한 질문에 대한 답을 들어봤다.

-아이가 우주과학에 관심이 많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대전 중구청 직원)

선병찬 팀장: "관심과 호기심이 있으면 언젠가는 같이 일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 우리 팀에 한 연구원이 고등학교 때 나로호 발사를 지켜보면서 꿈을 키웠다고 한다. 지금 발사통제센터에서 같이 일하고 있다. 내가 자라나는 아이들에 호기심 불러일으키고 관심을 자극하는 역할을 하고있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특히 과학은 관심과 호기심이 중요하다. 항공과 우주 관련 동아리 활동도 하면서 다양하게 접해보고 지식도 쌓고 스스로 공부하다 보면 뜻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호기심을 가진 아이가 합류하면 우리나라 우주기술의 발전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다."

박종연 선임: "우주분야는 매우 넓다. 위성도 필요하고 엔진도 필요하고 통제시설도 요구되는게 우주발사체다. 기계와 전기, 전자, 유체, 컴퓨터 같은 공학분야의 집합체기 때문에 시야을 넓게 가지고 관심분야에 집중하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부모의 입장에선 아이가 많은 것을 접하고 느끼면서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해주고 긴 안목으로 지켜보는게 필요한 것 같다."

-첨단소재가 주를 이루겠지만 우주발사체 부품에 나무가 활용되기도 하나.(산림청 직원)

전영두 팀장: "쓰였다. 단열재 중 코르크가 있다. 코르크가 단열효과가 매우 좋다. 기술적 분야는 민감한 사항이라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수 없지만 나무가 사용됐다."

-우주 선진국과 비교해 우리나라 연구원의 대우는 어떤가.(세종시 거주 회사원)

박 선임: "우주 선진국, 특히 경쟁국과의 대결구도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면 연구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차원의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일반기업보다 정부출연연구원들의 대우가 뒤처지는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비슷한 상황의 기업체 근무 동료들과 비교한다면 정부출연연구기관에 몸 담는게 어려운 선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린 각자의 업무에 자부심이 대단하다. 개인이 아닌 나라와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을 한다는 프라이드가 강하다. 국가연구기관에서 일하는 장점도 분명 있다. 젊은 연구원들의 초심이, 열정이 지속될 수 있길 바란다.

항우연의 구성원을 보면 '우주 덕후', '로켓 덕후'가 참 많다. 덕후들의 특징은 현실감각이 떨어진다. 실은 그분들이 실력을 발휘하려면 현실 걱정하지 않고 덕후질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누리호 발사를 보면서 꿈을 키우는 아이들이 현실적 문제로 그 꿈을 접는 일은 없어야 되지 않을까."

[대전=뉴시스] 최동준 기자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선병찬(가운데) 발사체비행성능팀장, 전영두(왼쪽) 발사체체계종합팀장, 박종연 발사체엔진팀 선임연구원이 1일 대전 유성구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07.01. photocdj@newsis.com

선 팀장: "난 외환위기 시절에 입사해 아무 고민 없었다(웃음). 충만한 열정이 분명 필요하지만 열정페이만을 요구해선 안된다고 본다."

-누리호 개발을 추진하면서 장비나 인력조달에서 어려움은 없었는지…또 정부차원의 지원을 청한다면.(조달청 직원)

선 팀장: "장비를 구축하는데 10년이란 긴 시간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예산도 많이 들어간다. 비용이 크다 보니 사업예산으로 한정해 장비조성 또는 개선을 추진하는게 쉽지 않다. 노후 부품을 갈고 크고 향상된 성능의 장비로 교체하려면 아예 신규 사업에 반영시켜야 한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해 그 예산으로 개선하는 방식이 사용되는 이유다. 이는 노후 장비를 이용 중인 기존 사업이 끝나지 않는다면 다음 사업으로 전환되기 전엔 장비교체나 유지보수가 어렵다는 의미다. 노후 장비를 적기에 개선할 수 있는 유연한 예산제도와 장비조달 방안이 필요하다."

-누리호 한번 발사 때 소요되는 비용은.(관세청 직원)

전 팀장: "누리호 2차 발사까지 약 1조 9000억원 가량이 소요됐다. 이는 발사체를 만들기 위한 기반설비부터 발사체, 시험장 및 지상설비 등 누리호 구축에 필요한 모든 예산이다. 이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갖췄으니 대폭 줄어들게 됐다."

-항공우주연구원을 보고 싶다. 홍보관이 있는지, 방문은 가능한지 궁금하다.(대전 거주 회사원)

홍보실 오요한 연구원: "대전 본원에 청소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홍보전시관, 위성시험동, 위성운영동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운영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나로우주센터에서도 우주과학기술을 전시하는 우주과학관이 있고 이곳은 현재도 운영 중이다. 누구나 방문해 관람 가능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kys0505@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관련키워드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