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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개편' 노동계 반발···"무제한 노동 허용하는 것"

입력 2022.06.23. 12:15 댓글 0개

기사내용 요약

"노동시간 단축은 말뿐, 대책은 거꾸로…주 52시간제 무력화"

직무성과급제 확대엔 "장기근속자 임금 깎아…초임 높여야"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2022.06.23. ppkjm@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노동계가 23일 고용노동부의 노동시장 개혁 방안을 두고 "사용자단체 요구에 따른 편파적 법·제도 개악 방안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실노동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뿐 대책은 거꾸로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임금체계라 하고 있지만 장기근속자의 임금을 깎겠다는 내용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발표한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향'에서 ▲연장근로 단위 확대 ▲선택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도입을 통해 주 52시간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연공성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로 개편하기 위해 직무별 임금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업 컨설팅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한국노총은 먼저 연장근로 단위 확대와 관련, "아무런 제한없이 초장시간 노동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라며 "실근로시간 단축을 위해서는 연장노동시간의 월 단위 확대가 아니라 1일 단위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선택적 근로시간제 확대 방침에 대해선 "정부가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를 남용한 결과 유연근로제 활용률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도입과 관련해선 "연차휴가조차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할 때 불가능에 가깝다"고 선을 그었다.

고용부가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한 연공형 임금체계를 두고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리에 부합하지 않고 기업내부 격차 확대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에 일부 공감한다"면서도 "아직까지는 현실적으로 가장 한국적 특성을 담은 임금체계"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부모가 성인이 된 자녀의 주거·교육비를 책임지고 노인 부양 의무까지 지는 사회구조를 감안할 때 "직무성과급제 확대를 추진하는 것은 결국 중장년층 노동자들의 임금을 깎겠다는 말"이라고 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2022.06.23. ppkjm@newsis.com

아울러 "지금의 중장년층은 노동시장 진입 당시에 낮은 임금을 받았기 때문에 생애 총임금을 고려해야한다. 단지 지금의 임금만 가지고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며 "높은 연공성을 해결하는 방법은 30년 이상 근속 노동자의 임금을 깎는 것이 아닌 초임을 높이는 방법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고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고용부 장관은 대통령과 기획재정부 장관의 앵무새를 자임하고 나서는가'라는 논평을 내고, 한국노총 출신의 이정식 고용부 장관을 겨냥해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노총은 "이 장관이 주52시간제를 무력화하고 노동시간을 무한대로 늘릴 수 있도록 하는 노동시간 유연화 확대, 사용자의 성과평가권한과 임금저하를 위한 직무성과급제의 확대를 골자로 한 노동시장 개혁 추진 방향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했다"며 "노동담당 부처 장관으로서 소신과 전문성은 찾아볼 수 없고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 제출된 내용을 재탕한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장관 스스로 우리나라의 노동시간이 작년 기준 1928시간으로 OECD평균 1500시간대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하면서 노동시간을 줄이기 위한 정책은 전혀 없이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스타트업·전문직의 노동시간 규제 예외적용 등 초과노동시간에 대한 편법적인 노동시간 연장을 위한 정책만을 내놨다"고 했다.

또 "임금정책도 연공급 임금체계로 장기근속 노동자의 임금이 과도하게 높다며 이를 낮춰야 하고, 정년연장과 연계해 임금피크제 도입을 확대하겠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장관이 대통령의 관심사인 시대착오적 장시간 노동방안과 사용자의 일방적 임금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만을 내놓은 것에 대해 깊은 실망과 분노를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용부 장관이라면 물가폭등 시기에 노동자의 생활안정을 보장할 임금인상과 복지확대, 노동시장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한 비정규직 대책, 산업환경의 변화로 플랫폼노동의 확산에 따른 노동자 권리 보호 방안 등의 문제에 대한 정책 방향을 내놔야 했다"며 "고용부와 장관은 대통령과 정부의 입안의 사탕처럼 굴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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